아메리카, 천 개의 자유를 만나다 - 스케치북, 카메라, 친구와 함께한 미국 횡단 스토리
이장희 지음 / 위캔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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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메리카는 자유라는 단어와 무척 잘 어울린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광활한 땅덩어리만큼의 여유와 낭만 그리고 때로는 각박함 또한 자유라고 칭송할 수 있을 정도이니까. 난 분명 그 땅에 사는 이들을 부러워하는게 틀림없다. 그래서 아메리카에 환호하고 동경하고 꼭 가고 싶은 곳 1위로 점찍어두었다.

미국에 대한 소개를 곁들인 여행기를 기대한다면 이 책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철저히 저자의 여정에서의 그림과 사진 그리고 사색의 기록으로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환상적인 그림 속의 아메리카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고독해보였다. 이 책을 계기로 '고독' 또한 자유 카테고리에 첨가해야겠다. 정말 그야말로 천 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아메리카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을 정도다.

이 책은 후다닥 빨리 그리고 대충 읽을 수도 있겠지만 커피 한 잔과 함께 그림을 감상하며 저자의 낭만적인 사색을 공감하며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미국을 여행했던 독자라면 자기만의 기억 속 아메리카를 떠올리면 쌉쌀한 커피조차 달콤해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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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
이재열 지음 / 지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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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의 역사는 질병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인간의 진보 역시 질병을 퇴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수한 질병의 위험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얼마나 나약해지는가. 어쩌면 이런 위험 속에서 우리는 무사히 살아가고 있는게 아닌 살아남는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균,바이러스, 그리고 요즘에 이르러 인간 질병의 원인으로 밝혀지고 연구중인 프리온까지. 결국 세균,바이러스라는 미생물과 아직 그 정체를 알지 못하는 프리온이 질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 중에서도 바이러스에 대해서 소개해주고 있다. 세균과는 현저한 차이를 내포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비롯해서 행복바이러스 따위의 비유적인 표현까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용어이지만 그것의 끔찍함을 안다면 결코 쉽게 쓰일 수 없는 용어이다. 물론 바이러스가 무조건 해만 끼치는 존재가 아닌 박테리오파지와 같이 박테리아를 제거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등 잘만 활용하면 인간에게 이득을 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저자가 기고한 글을 엮어서 만든 책이기 때문에, 간혹 문맥상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조금 더 성의를 보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드는 점이다. 그럼에도 바이러스와 관련된 총체적인 지식을 가능한 쉽게 소개해 준 점에 대해서는 높이 사고 싶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싸워 백번 이긴다는 말이 있듯, 바이러스를 잘 알게 됨으로써 바이러스라는 적과의 예방과 싸움에 대해 잘 대처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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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단백질 이야기 - 식인풍습과 광우병, 영원히 잠들지 못하는 저주받은 가족
D. T. 맥스 지음,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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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류에 편승하여 출간된 번역본으로서의 상업적 목적이 무척 속보이는데다 광우병의 '광'자만 들어도 분노가 치솟는 이 민감한 시기에 이 책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리라 생각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게되고 그 입증되지 못한 안정성의 파문이 극에 달했지만 사실 광우병이라는 병 자체에 연구를 시도한 것이 무척 최근의 일이고, 아직까지도 많은 정보를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괜찮다거나 혹은 무조건적으로 위험하다고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CJD가 확률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도 사망률이 100%에 달하는 끔찍한 병이니만큼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보는 나의 견해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시사적인 문제에 비추어 이 책을 읽는 것은 오히려 더 분노만 살 뿐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제 전 국민이 다 아는 CJD가 언제,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찬찬히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흥미롭게도 저자가 신체 단백질의 변형으로 인한 병으로 다리에 보조기구를 착용하고 있는 환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병에 대한 지식을 파헤친다는 심정으로 조사했을 것임은 틀림없는 듯 보였다. 그 결과 놀랍게도 그저 표면적으로 알고 있는 프리온 질병인 CJD는 처음으로 생겨난 프리온 질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양에게서 나타나는 스크래피나 사슴에게서 나타나는 만성소모성질환(CWD)등을 비롯해서 전혀 알고 있지 못했던 이탈리아 한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프리온질병인 FFI의 소개와 함께 직접 그 가족들을 만나고 대화해봄으로써 책은 프리온 질병의 연대기적인 부분과 발병될 당시의 사회적 환경 및 상황까지도 조목조목 알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역사를 차근차근 되짚어가면서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아직도 프리온 질병이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비록 프리온 연구로 인해 노벨상을 받은 학자들도 있고, 또 그들 밑에서 끝없는 인내를 가져야함에도 학문적으로 무척 매력적인 이 영역을 탐험할 또 다른 많이 학자들이 점점 뛰어들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직도 프리온에 관해서는 활발히 연구중이고 불행히도 이 수수께끼는 지금 당장 밝혀질 정도로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점만 피력할 뿐이었다. 그저 바이러스도 세균도 아닌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존재가 어떻게 인간과 동물을 끊임없이 처참하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인지 가히 공포스러움 그 자체였던 것이다.

30개월이상 소를 수입하겠다는 한국 정부는 미친소가 늘어가고 vCJD 환자가 존재함에도 국가적 이득 혹은 지극히 소수의 사람에게만 나타남으로써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였던 영국과 당시에 그저 다른 나라 이야기로만 멀찍이서 보고 있었던 미국의 광우병과 vCJD 환자에 대한 태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의 한국사회를 거울 삼아 읽지 말자고 했지만  그 노력이 쉽지 않을 정도로 한국은 그 두 나라에 이어 세 번째 실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영국,미국과 다른 점이라면 시간이 경과함으로써 프리온 질병에 대한 베일이 아주 조금 벗겨진 시기에 실수를 하고 있는 것 뿐이다. 아주 조금 벗겨진 지금 마치 모든 것이 밝혀진 것 마냥 30개월 소를 국내에 수입하겠다는 것은 책에 언급된 일본의 신중함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유전자의 이종접합이 아닌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가설을 다소나마 입증한 동종접합의 사람이 많은 일본과 한국에서의 이 태도의 차이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르포 형식으로 다룬 이 끔찍한 이야기는 슬프게도 현재진행형이다. 아직도 프리온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고, 끔찍한 질병에 걸릴까봐 한 나라의 국민 또한 고군분투하고 있다. CJD와 스크래피,만성소모성질환 모두 인간이 저질러놓은 자연에 위배되는 만행의 벌이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이탈리아의 한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프리온질병인 치명적가족성불면증(FFI)은 어떤 이유로 발병하게 되었는지 아직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저 끔찍한 질병의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는 불안함으로 살아가는 지구 한 곳에 그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책을 읽기 전 예상했던 것보다 막상 읽으니 더 끔찍했다. 다소나마 사회적태만에 빠진 나 또한 끔찍한 악마의 손아귀에 잡힐까봐 연신 한숨을 쉬며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요컨대 한국 정부 최대의 실수를 부각하는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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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2009-12-20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슴다.

국내 상황은 여전히...

http://community.snu.ac.kr/blog/blog.log.view.screen.do?blogId=1669&logId=9331
참조해 봅니다.
 
꼬리가 개를 흔든다
유석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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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간쯤 읽었을 때, 이 책이 더 이상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읽을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부한 이야기 그 자체이다. 상상의 힘에 대한 책은 부족함 없이 시중에 나와있고,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그렇다고 획기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도 아닌, 이미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그저 길게 풀어쓴 것에 불과하다. 물론 스물세살의 대학생인 내가 독자로서 읽었을 때와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중소기업의 임원이나 직원으로서 회사에 보탬이 되고자하는 마음에서 읽는 경우와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런 절실한 독자가 아니라면 안타깝게도 저자가 은근히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원하는 바람과 책의 내용의 질은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고밖에는 할 수 없다.

방송국의 간부로 일하고 계시는 아버지께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인해 권위 있는 상을 받으셨을 때, 난 충분히 상상의 힘의 위대함을 느끼고 있었고, 아버지에게도 역시 창의력의 중요함을 많이 배웠었다. 요즘처럼 취업이 힘든 때에 결국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묻혀가는 인재가 아닌 스스로 상상하고 생각하고 정말 회사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충성심있는 인재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는 기업 사장의 위치에 있는 저자가 쓴 책의 내용과 맥락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여러가지로 저자가 책 속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의 90%정도는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다.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든 기업의 지나친 홍보에 대한 사과의글이 담겨있는 부분을 어쩌면 독자는 당혹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저자도 이 점에 대해서 민망하게 느꼈는지 실컷 홍보하고 사과의 글을 올리긴 했지만, 그런 변명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위한 기부를 최종의 목표로 돈만 보고 달려오고 지금도 달려가고 있는 저자의 목표 성취와 나름대로의 성공으로 인한 자만의 결과물로 이 책이 나왔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이런 결과물이니만큼 상상이라는 단어 속에서의 모든 내용을 기업의 홍보와 연관지어 풀어쓰고 나름의 성공담까지 부족함없이 곁들어주었으니 아마 이 책은 저자의 성공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들이나 읽기에 좋을 것 같다. 잡지인터뷰 대용으로 말이다.

인간의 잠재성은 무한하다. 즉 누구나 기발한 상상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상상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느냐 없느냐의 선택과 용기이다. 충분히 그런 잠재성이 있음에도 사업가의 기질이 없거나 자본이 없거나 실패가 두려워 사업을 하지 않고 그저 고정된 수입 대신 안정적인 직장인으로 살아가느냐 혹은 하고 싶은 다른 길을 찾느냐의 차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본과 용기가 겸비되어있으면서 상상을 돈으로 바꾼 저자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론 따위를 감탄을 하며 바라볼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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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 맞은 영혼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 궁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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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마음의 상처는 거의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그래서 사람이란 선할 때는 한 없이 선하지만 악할 때는 또 한 없이 악한 모순적이고도 간사한 존재이자 무서운 존재이다. '사람'을 떠올렸을 때 이 무서움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 안타깝게도 당신의 영혼은 너무 많은 따귀를 맞은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쉽게 회복할 수 없는 강력한 펀치를 맞았다던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때로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며 활기차고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일수도 있으나 이런 상처가 장애물이 되어 우리에게 쉴새없이 다가오기 때문에 우린 허들을 넘듯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하거나 장애물을 미처 피하지 못해 부딪치기도 한다. 사람이 무서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 장애물을 맞닥뜨린 경험이 너무 많아서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장애물을 피하거나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부제가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법'이라고 떡 하니 나와 있으니 혹 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더군다나 인정에 메마른 현대인들은 조금만 달리면 바로 장애물이 툭툭 튀어나오는 상황이니 말이다. 이런 장애물을 현명하게 피하는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한 치료법은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이용하고 있지만 독일에서 더 유명한 '게슈탈트 치료법'이다. 이는 더 이상 내담자가 자기의 고민과 속상함을 훌훌 털어버리고 그걸로 끝인 허무맹랑한 치료법이 아니라(실제로 내가 경험했던많은 상담소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심리치료를 했었다. 절대 상담자가 내담자보다 더 많은 말을 해서는 안 되며 상담시간은 철저히 지켜야 된다는 상담자 위주의 신념하에.)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마음 상함의 경우 내담자가 어떻게 대처해 가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해결책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많은 독자들이 지적하듯 이 해결책은 신선한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 관련 책에서는 수없이 보아왔을법한 것들을 치료법이라고 제시했으니 게슈탈트 치료법이 이름만 그럴듯하지 새로울 것도 없다는 실망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나도 잔뜩 기대했던 한 사람으로서 다소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수많은 책에서 언급할 만한 치료법이라면 하나의 진리로 굳어진 방법이라고 다르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결국 마음 상함의 치료법은 특별한 게 없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 치료법이 특별한 건데 너무 많이 인용이 되어서 희소가치가 떨어진 이유인지도.

더 이상 마음 상함으로 혼자 스스로를 괴롭히고 싶지 않다. 정말 쿨하게 넘겨버릴 수 있는 멋진 내가 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씩 행동으로 옮겨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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