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개를 흔든다
유석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중간쯤 읽었을 때, 이 책이 더 이상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읽을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부한 이야기 그 자체이다. 상상의 힘에 대한 책은 부족함 없이 시중에 나와있고,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그렇다고 획기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도 아닌, 이미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그저 길게 풀어쓴 것에 불과하다. 물론 스물세살의 대학생인 내가 독자로서 읽었을 때와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중소기업의 임원이나 직원으로서 회사에 보탬이 되고자하는 마음에서 읽는 경우와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런 절실한 독자가 아니라면 안타깝게도 저자가 은근히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원하는 바람과 책의 내용의 질은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고밖에는 할 수 없다.

방송국의 간부로 일하고 계시는 아버지께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인해 권위 있는 상을 받으셨을 때, 난 충분히 상상의 힘의 위대함을 느끼고 있었고, 아버지에게도 역시 창의력의 중요함을 많이 배웠었다. 요즘처럼 취업이 힘든 때에 결국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묻혀가는 인재가 아닌 스스로 상상하고 생각하고 정말 회사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충성심있는 인재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는 기업 사장의 위치에 있는 저자가 쓴 책의 내용과 맥락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여러가지로 저자가 책 속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의 90%정도는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다.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든 기업의 지나친 홍보에 대한 사과의글이 담겨있는 부분을 어쩌면 독자는 당혹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저자도 이 점에 대해서 민망하게 느꼈는지 실컷 홍보하고 사과의 글을 올리긴 했지만, 그런 변명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위한 기부를 최종의 목표로 돈만 보고 달려오고 지금도 달려가고 있는 저자의 목표 성취와 나름대로의 성공으로 인한 자만의 결과물로 이 책이 나왔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이런 결과물이니만큼 상상이라는 단어 속에서의 모든 내용을 기업의 홍보와 연관지어 풀어쓰고 나름의 성공담까지 부족함없이 곁들어주었으니 아마 이 책은 저자의 성공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들이나 읽기에 좋을 것 같다. 잡지인터뷰 대용으로 말이다.

인간의 잠재성은 무한하다. 즉 누구나 기발한 상상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상상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느냐 없느냐의 선택과 용기이다. 충분히 그런 잠재성이 있음에도 사업가의 기질이 없거나 자본이 없거나 실패가 두려워 사업을 하지 않고 그저 고정된 수입 대신 안정적인 직장인으로 살아가느냐 혹은 하고 싶은 다른 길을 찾느냐의 차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본과 용기가 겸비되어있으면서 상상을 돈으로 바꾼 저자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론 따위를 감탄을 하며 바라볼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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