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뉴욕, 나를 사랑한 뉴욕 - 어느 장기여행자의 마이너리티 뉴욕론
김정은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뉴욕 관련 책을 탐독하고 있는 중인데 어쩜 같은 곳을 그리도 제각각 다른 시선으로 표현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이 책은 박준의 <네 멋대로 행복하라>와 비슷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뉴욕이라는 곳에 대한 소개와 뉴요커에 대한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는데 박준이 뉴욕의 아트에 비중을 두었다면 이 책은 철저히 저자가 느낀 뉴욕이라는 도시와 그 속에서 느낀 소소한 것들 및 사람에 대해 충실히 느낀 바를 써내려가고 있다. 또 얼마전에 읽었던 제환정의 <뉴욕 다이어리>에서는 모든 젊은이들의 로망인 뉴욕을 조금은 현실적으로 시크하게 썼다면 이 책은 비교적 같은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제목 그대로 저자도 뉴욕을 사랑하고 뉴욕 또한 저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기에 이 정도면 더 이상 할 말이 필요없을 것이다.

나는 그 유명한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며 뉴욕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도 않았고, 뉴욕에 관한 책을 읽으며 뉴욕을 꿈꿔온 것도 아니지만 내게 있어 뉴욕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아마도 다원성의 존중이 아닐까. 생각보다 미국이라는 곳도 보수적이고 또 전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의 잘못된 패권주의로 하여금 미국을 도저히 좋아할 수 없지만, 각각의 인종이 모여서 살고 있고 자연스레 서로를 존중해주는 뉴욕의 문화만큼은 획일화에 길들여져온 내가 목말라했던 바로 그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서로서의 이 책은 별다른 특징은 없다. 그저 기본적인 여행서에 충실했다고 평하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 조목조목 쓴 글 속에서도 정말 저자의 뉴욕 사랑이 묻어나오는 것을 그대로 느낄 정도이니, 뉴욕에 대한 추억이 있거나 뉴욕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타산지석 1
이식.전원경 지음 / 리수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생각보다 영국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룬 책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거의 여행기나 가이드북으로 나온게 전부이다보니 이 책을 옛날부터 찜해두고 있었다. 읽고 나서 나의 영국사랑병은 더 심해진 것 같아 심히 우려되지만 말이다. 부부가 영국에 유학가서 살았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니만큼 단지 잠깐 동안 영국을 여행했을 때의 단편적인 모습이 아닌 정말 영국이라는 곳과 영국인들의 삶 속에서 경험해 본 그들의 삶 자체를 세밀하게 알려주고 있다. 

보통 영국하면 변덕스럽고 음울한 날씨와 살인적인 물가를 생각하는데 역시나 그 통념에는 위배되지 않지만 그만큼  볼거리도 많고 처음에는 무뚝뚝해보이는 영국인이지만 신사의 나라 답게 알고보면 무척 친절한 사람들 또한 영국인이다. 무엇보다도 영국의 전통을 중시하고 꽤나 보수적인 부분에 심히 놀랐다. 몇 백 년전의 캠브리지와 지금의 캠브리지가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것을 보면 알 듯이 말이다.

개인마다의 느낌은 다르겠지만 저자가 영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깊어 그 콩깍지로 하여금 모든 것을 좋게 보고 거의 칭찬하고 있으니, 사실 이 책에서 아주 객관적인 영국 평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 책은 어디까지나 영국에서 몇 년을 살아 본 이들이 그들의 삶에 깃든 영국에 대해 느낀 점을 쓴 것이기 때문에 영국이라는 나라와 영국인에 대한 느낌 또한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몇몇 영국인이 불친절하다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며 또한 몇몇 영국인이 친절하다고 또 모두 그런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우리나라가 떠올랐다. 마치 해외여행을 가서 우리나라 사람으로서의 스스로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애국심이 느껴지듯,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나라의 역사도 영국 못지 않게 오래되었고, 삶의 질 또한 어느 정도 향상되었지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임을 새삼 깨달았다. 무엇보다도 영국과 가장 비교가 되는 것은 '문화'가 아닐까. 영국은 얼마든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 있고 자연스레 국민들이 문화적인 조예가 깊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영국에서 성공한 뮤지컬이 전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다. 또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학벌주의'가 영국에서는 절대 통할 수 없다는 것 또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정말 대학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만 대학에 진학을 하는 점을 보면 알듯이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충실하고 효율적인 제도와 문화가 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이라고 무시받거나 천대받지 않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부분들이 사실 한 나라가 부강해질 수 있는 중요한 요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가 이런 부분을 배워야 겠지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영국이 좋아서 무조건 영국인이 될 수 없다면 내가 살고 있는 나의 정체성의 기반인 모국을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바로 이 책의 시리즈명인 타산지석이 의미하듯이 말이다.

이 책이 개정판이지만 사실 개정판 또한 나온지가 꽤 되었다. 영국이 아무리 전통을 중시하고 보수적인 나라라고 해도 시간이 지난 만큼 변화된 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지금의 영국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어떤 모습이든 나의 영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변함없겠지만 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alph 2010-01-31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처구니 없군요. 영국이 행복한 나라라니!!! 행목한 나라에 사는 국민들이 왜 축구에 광적(훌리건)으로 열광하겠어요 ? 전에 제법 괜찮았고, 그런 부분이 지금도 조금남아있겠지만..이젠 다지난 얘기죠..

미미달 2010-02-12 02:24   좋아요 0 | URL
모든 영국인들이 훌리건은 아니지요.
 
우리 몸 기생생물에 대한 관찰노트
로버트 버크만 지음, 이은주 옮김 / 휘슬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사실 내가 좀 대단한 위생관념을 가진터라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주위에서 결벽증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기생생물에 대한 지식이 개인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나처럼 약간의 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얼마나 많은 박테리아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기에 얼마나 방심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깨닫게 될테니 말이다.  

그러나 위생관념의 공고화에 앞서 한가지 깨달은 것은 너무 깨끗한 환경도 생각만큼 인간에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 인체 내에서는 적응된 박테리아와 그렇지 못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있는데 문제는 후자이고, 아직 인간에게 질병의 지식과 예방 및 치료법이 조금씩 진보되고 있지만 완벽해지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가 후자의 박테리아에 노출되지 않는 방법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의 최대한 최적의 방법을 사용하여 좀 더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한가지의 문제는 지구상의 빈부격차인데, 이 또한 가장 큰 핵심은 위생상태의 빈부격차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위생이 철저한 환경에 살아갈 수 없으니 여전히 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비해 어느 정도 살 만한 나라에서는 그래도 조금이나마 위생에 신경을 쓰는데다 선진국에서 무심코 쓰이는 돈만 가난한 나라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조금씩이라도 투자하면 좀 더 위생적인 환경이 제대로 갖추어져서 모두가 잘 살 수 있을텐데 아직도 이런 점은 미미하게 남아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에게 무해하기도 하고 유해하기도 한 온갖 기생생물에 대해 다루었다. 인간이 기생생물에 대한 베일을 벗기기 전에는 그 기생생물로 하여금 공포적인 질병에 자연스레 노출될 수 밖에 없었지만, 베일을 벗기고나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런 메커니즘이 바로 박테리아와 질병의 역사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많이 알수록 스스로 피곤할 수도 있지만 모르는 것 보다는 더 좋지 않을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 중의 하나일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적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그냥 추적자도 아닌 '리차일드의 추적자'라니.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모두 번역이 되어 있지 않지만,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꽤나 인지도 있는 작가라고 추앙받는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이 두께만큼이나 하드보일드한 액션이 군더더기 없이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명료하게 밋밋하지도 그렇다고 화려하지도 않은 솔직함과 담백함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스타일이 잭 리처라는 독특하면서도 꽤나 매력적인 주인공의 성격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어쩌면 이런 문체가 주인공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가 방송국에서 근무하다가 정리해고를 당한 후 펜을 잡고 쓴 소설이니만큼 책을 쭉 읽어가다보면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봐오던 장면들이 떠오르기 쉽다. 역시 방송 관련 일에 몸을 담아왔기 때문에 소설 역시 한 편의 영화같은 시나리오로 만들어질 수 있을테지만 담담한 문체만큼이나 어쩌면 약간은 뻔한 줄거리에 무언가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으리라.

그럼에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꽤나 독창적인 문체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다. 평소 하드보일드 책을 많이 보지 않아서 그 매력이 더욱 절실히 다가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다른 작가와 다른 특징을 가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학스릴러계의 몇몇 주요 작가들이 실상 별로 특징 없이 비슷한 작품을 계속 출간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꽤 많이 나와 있는 리차일드의 영화같은 소설이 실제로 영화로도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그의 첫 작품 추적자만큼은 소설 그 하나만으로 끝내야 빛이 날 법하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다른 작품은 독창적이고 멋진 주인공만큼이나 매력적인 줄거리로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 추적자에서의 훌륭한 번역과 함께 앞으로도 한국에 리차일드의 번역본이 계속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 직딩 틈나는 대로 떠나라
유상은 지음 / 미르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 관련 책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저자가 직접 여행을 다니며 겪은 경험을 담은 책과 여행을 가기 위한 이들을 위한 가이드북이 그것이다. 이 책은 이 두 가지를 절충했다고 할 수 있는데, 역시 직장인인 저자는 시간 없고 업무에 쫓겨 휴일도 대충 넘겨버리는 직장인들에게 틈나는대로 떠나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 역시 한 해가 시작될 무렵 캘린더를 보며 휴일을 체크하고 여행 계획을 세우니 역시 시간은 누구나 자기가 관리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장인 여행의 특징은 단기간에 여행을 하는 것인데, 경제적인 여유가 있더라도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실속 있게 여행을 할 수 있게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정말 알짜배기 정보만 가득 담아놓았다. 그 중에서도 저자가 기억에 남거나 혹은 추천할만한 여행 장소를 짧게 소개해주고 있는데 아시아의 오사카, 홍콩, 방콕 그리고 유럽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이렇게 총 여섯 곳을 소개해주고 있다. 아시아 여행이 단기간에 가볼 수 있다는데 비해 유럽은 좀 더 시간적인 투자를 많이 해야 하지만 역시나 나는 같은 대륙보다도 다른 대륙이 더욱 문화적 차이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아직 대학생인 내게 직장인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이런 실속 정보가 당장은 필요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매우 유익하고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도 여행 장소에서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러가지 팁이 특히 매우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여행을 준비하는 직장인이라면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08-08-3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때는 아무래도 시간적인 여유는 많은데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고, 직장 다닐때 시간없지만 짧은 여행 다녀오면 재충전의 기회 되죠.
아 저만의 오롯한 여행가고 싶어요~~~

미미달 2008-09-0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그렇죠. 그래도 대학 때 가는 여행이 가장 부담이 덜 되고 좋은 것 같아요.
비록 이번 방학때도 역시 방콕이었지만....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