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배낭 속의 영국 남자
노시은 지음 / 안그라픽스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 떠오른다. 인터넷에서 만난 영국남자를 만나러 정말 영국으로 가다니. 가까운 나라도 아닌 여덟시간이나 차이가 나는 그 섬나라를 그저 신상만 조금 아는 전혀 만나본 적이 없는 영국남자를 만나러 떠난 것이다. 이 책은 이 한국여자와 영국남자의 여행기를 담고 있다. 런던 외곽의 브릴이라는 곳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와 함께 런던 곳곳과 스코틀랜드 및 아주 간략히 일본,우리나라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나처럼 영국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여행기를 기대했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이 책은 여행기보다도 이 둘의 사랑 아닌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빈약한 서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무모한 한국여자에게 있어 영국남자가 생각보다 신사적인것이 아닌 것을 보고 모든 영국남자가 신사는 아니구나라는 엉뚱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영국 여행책에서 하나같이 언급하는 스코틀랜드가 같은 영국임에도 언어가 달라서 알아듣기 힘들 정도이고, 문화적인 부분도 많이 다르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 속에서의 스코틀랜드 여행기가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실상 이 책에서 그린 여행다운 여행은 스코틀랜드 여행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참으로 씁쓸하면서도 찬란할만큼 슬픈 러브스토리이다. 그 배경이 영국이라니, 저자에게 영국은 이제 좋은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떤 기억이든 함께 한 사람이 자기에게 어떤 존재인가에 따라 추억 속 배경에 대한 느낌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무모하게 영국까지 간 저자의 젊음과 용기가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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