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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1- 애장판
나예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8월
5,500원 → 4,950원(10%할인) / 마일리지 270원(5% 적립)
2005년 12월 1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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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2- 애장판
나예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9월
5,500원 → 4,950원(10%할인) / 마일리지 270원(5% 적립)
2005년 12월 17일에 저장
품절
네 멋대로 해라 3- 애장판
나예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0월
5,500원 → 4,950원(10%할인) / 마일리지 2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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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네 멋대로 해라 4- 애장판
나예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1월
5,500원 → 4,950원(10%할인) / 마일리지 2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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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11월의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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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NANA 13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0월
3,500원 → 3,150원(10%할인) / 마일리지 170원(5% 적립)
2005년 11월 19일에 저장
구판절판
뭐랄까. 9권의 압박 이후로 그닥 재미를 못느끼고 있다.
새로 나왔으니 사오긴 했지만, 뭐 그닥.....
러브리스 Loveless 1
코우가 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3월
4,200원 → 3,780원(10%할인) / 마일리지 21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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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러브리스가 예전보다 더 예쁜 표지로 나왔길래,
사려고 담아놨다.흐흐...
친구한테 살짝 빌려봤는데, 이 고양이 귀 설정은 뭔가 있는줄 알았더니,
그냥 고양이 귀란다.....................................
메리 고드윈 1
박설아.유진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0월
3,800원 → 3,42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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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산다 산다 해놓고 이제서야 사왔다.
연재분으로 꽤 봐서, 보는데 그닥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조용한 미스테리. 괜찮은 책.
라이프 Life 10
스에노부 게이코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10월
3,500원 → 3,150원(10%할인) / 마일리지 170원(5% 적립)
2005년 11월 19일에 저장
절판
9,10권을 한꺼번에 사왔는데,
작가가 한껏 흥분해서 이제는 너무 오버한다.
아..그럼에도 그냥 사게되는 나는 뭐란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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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은 아니나, 음울한 소녀들의 로망과도 같은 우울한 로맨틱이 가미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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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앤 라이스 지음, 이극동 옮김 / 큰나무 / 1994년 12월
6,800원 → 6,120원(10%할인) / 마일리지 3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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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루이스와 클라우디아의 사랑.
아이 좋아라.
망량의 상자 - 상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6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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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교고쿠 나츠히코의 소설에 나오는 여자들은 어째서 하나같이 이렇게
꿈에나 나올법한 몽환적인 이미지들일까.
비밀스럽고 신비한데다가 어딘지 가련한 여자의 이미지.
레베카
뒤 모리에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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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어의 또다른 버전. 샬롯 브론테의 오마쥬.
하지만 제인에어를 따라오지는 못할껄?
도둑신부 1
마가렛 애트우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3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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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멜리 노통의 앙테크리스타처럼, 여자들사이의 이야기를하고 있지만,
이 버전은 아줌마들 버전이다.
한 악녀를 둘러싼 세 여자의 아주 길고 긴 얘기.
주위에서 어젠가는 있었을 법도 한 현실감과 마가렛 애트우드의 멋들어진 문장력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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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크네 2006-02-20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론테 자매들과 앤드류스의 소설들, 제 소녀 시절을 사로잡았던 목록들이죠. 폭풍의 언덕이나 제인에어야 워낙 고전문학의 리스트에 언제나 들어가는 책들이니 별로 반갑진 않은데, 다락방의 핀 꽃들과 오드리나 보고 반가운 마음에 글 남기고 갑니다.^^ 그땐 감탄하면서 꽤나 흥미진진하게 읽었었는데, 지금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네요.
 
암보스 문도스 밀리언셀러 클럽 6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으로 발간된 기리노 나쓰오의 단편집 "암보스 문도스".
암보스 문도스는 쿠바에 있는 호텔 이름이라고 한다. 양쪽의 세계. 새롭고 낡은 두개의 세계를 뜻한다고.
무슨 호텔 이름을 이렇게 거창하게 지었나 싶지만, 꽤 멋진 이름 아닌가.
꼭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새로운 다른 세상을 만날 것처럼.
"식림"부터 표제인 :암보스 문도스"까지 기리노 나쓰오의 7개의 단편을 모아놓은 단편집.
기리노 나쓰오의 단편은 처음보는데, 장편못지 않은 긴장감을 유지하는 멋진 단편들이다.
 
 
*식림
전형적인 기리노 나쓰오식의 젊은 여자가 등장한다.
뚱뚱하고, 못생긴- 자신의 외모를 폄하하는데 그치지 않고 세상으로부터 따돌림 받은 듯한 분노를
마음속에 가득채웠지만, 실은 질투하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스물네살의 아르바이트생.
자기자신에게 자신이 없기 때문에, 남자들이 자주 오가는 곳은 아르바이트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화장품 판매점.
아줌마도 오가지만 예쁜 아가씨들도 오가고
화장을 전혀하지 않아도 나이 자체로 빛나는 10대 소녀들도 오가는 곳.
 
주인공은 늘 불만에 차있다.
기가 약해서 겨우 여고생일뿐인 동료 알바생들에게도 무시당하고,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얕보는 것 같고,
결혼한 오빠 내외가 경제적인 이유로 집으로 들어오면서 자기 집에서도 눈치를 봐야한다.
그리던 어느날 발견한 것이다. 보잘것없이 초라한 자신에게 일어났던 드라마틱한 어린 시절의 사건을.
그 기억을 떠올리고, 주인공은 세상의 엑스트라이기만 하던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
대책없이 자신만만해 지는데...
 
전형적인 기리노나쓰오 타입의 단편이다.
세상을 향해 마음속으로 혼자 내지르는 소심하고 집요한 분노.
피해자와 가해자가 맞물리고 세상에 더 거대하고 영구적인 복수를 꿈꾸며 악연의 꼬리를 물고 무는 단편.
멋지다. 그리고 무척 어둡다.
 
*루비
한때 직장인이었다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30대의 노숙자가 공원 벤치에서 아무렇게나 자고 있는 여자를 줍는다.
오랜만에 섹스를 할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는 남자, 그런데 왠일인가.
루비를 다른 아저씨들에게 빼앗겨 버렸다.
필리핀 여배우 이름을 따서 여자에게 루비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들은 루비를 공유하기로 한다.
공원에 떠도는 고양이처럼.
 
노숙자들의 성적인 문제와 여자를 공유한다는 개념이 등장해 낯선 불편함을 주는 단편인데,
묘하게도 전체 단편들중에서 무게감이 가장 가벼운 편이라
불편하면서도 가볍게 읽었던 것같다.(?)
 
*괴물들의 야회
오랫동안 유부남과 관계를 맺고 있는 중년의 여자.
사랑하는 것은 자신뿐이며, 아내와 이혼하고 함께 살자던 남자는 도무지 가정을 버릴 생각을 하지 않고,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불안한 미래를 비관한 여자는
남자를 집에 가두고, 남자의 집으로 처들어간다.
 
<사랑과 전쟁>을 보는듯한 단편인데, 속도감과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다.
앞뒤로 꽉 막혀있는 갑갑한 상황 설정과 속도감으로 숨이 막히도록 달려나가는 단편.
비극적인 결말에서는 마구 달리다 한순간 멈춰버린 듯한 기분마저든다.
불륜 얘기처럼 속물적이고 호기심 동하는 얘기도 세상에 없나보다.
불륜 드라마에 열광하는 아줌마들에게 뭐라고 할게 아니다. 이 단편을 보는 나도 피가 끓었다.
 
*사랑의 섬
전혀 친할것같지 않은 직장동료 여자셋이 여행을 떠난다.
여행중에 기이한 에스테틱 체험을 받고나서, 그날밤 세 여자는 자신의 첫경험에 대해서 털어놓는다.
 
여자들의 수다가 전부인 소설인데, 7편의 단편들중에 가장 충격적이고 노골적인 단편이다.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충격적인 경험 얘기들을 꺼내놓을수가...
언젠가 나도 친구들에게 이런 걸 물어볼까...생각해보기도 했지만, 그만두는 편이 낫겠다.
모르는 게 약이다. 아이고.....이 아줌마들이 정말....
 
*부도의 숲
천재적인 소설가인 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어머니, 어머니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동료 소설가.
세 어른들사이에서 복잡다난한 가정사를 겪으며 커온 여자가 어느 날 친아버지 회고록을 부탁받는다.
여자는 단칼에 거절을 해버리고, 그녀의 현재 이야기와 두 소설가와 어머니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는
이 단편집 중 드라마성이 가장 짙은 단편이다.
다른 소설들과는 느낌을 좀 달리해서 날카롭거나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겉에서 보여지는 사람의 모습과 인간의 본성의 차이를 생각하게 한다.
살다보면 그럴때가 있지 않나.
어느 누가 보아도 더없이 친절하고 다정하고 착한 사람인데,
어느 순간 그 무딘 친절이 독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고 느끼는 순간.
 
*독동
유일하게 기리노 나쓰오답지 않은 단편인데, 이 이야기는 꼭 괴담같은 느낌이 든다.
독 독(毒)자에 아이 동(童)자. 독을 가진 아이가 독동.
절에 사는 한 가족이 등장한다. 주지인 새아버지와 어머니, 어머니와 새 아버지 사이에서 낳은 남동생,
그리고 절에 눌러붙어 새아버지와 남동생을 증오하면서 살아온 여자.
어느날 노숙자로 보이는 아저씨가 여자에게 다가와 10만엔을 주면 자신의 아들 독동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우는 순간 사람을 죽여버리는 아이.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리노 나쓰오의 그간의 소설들과 비교해 새롭긴 하지만,
어딘지 좀 어설퍼서 그다지 마음에 드는 단편은 아니었다.
 
 
*암보스 문도스
양쪽의 세계. 암보스 문도스.
순진하고 어리버리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자신보다 스무살이나 많은 교감과 사랑에 빠진다.
여름방학을 맞아 둘이 몰래 쿠바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는데,
여행을 다녀와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보니 이상한 상황이 두사람을 반긴다.
여자가 담임으로 맡고 있던 반 아이가 강변에서 추락해 죽은 것.
함께 있던 네 친구들은 어쩔줄 모른 채 밤새 아이를 위로해주었고, 다음날 아침 발견되었을 때는
아이는 이미 싸늘한 시신이었다.
담임과 교감으로써의 책임을 묻는 부모들을 볼 면목이 없어졌음은 물론,
불륜 사실이 세상에 밝혀져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고, 더이상 만날수도 없게 되어버렸고,
사랑하던 교감 선생님은 자살까지 해버리는데....
 
정말이지 무시무시한 단편이다.
어른의 악의에 비해 어린아이들의 악의가 훨씬 더 잔혹하고 섬뜩해서 일까.
미스테리한 전개, 악의를 품은 아이들의 리얼한 세계가 더해져 기리노 나쓰오다운 차갑고 음울한 단편이 완성되었다.
읽으면서 <라이프>라는 일본 만화를 떠올리게 되었다.
여자아이들의 이지매의 무시무시함이 그 만화에서 너무 공포스럽게 그려졌기 때문일까.
아아, 이런 세상은 좀 없어졌으면.....
 
 
인간의 독기와 악, 음모와 비밀, 욕망들이 잘 파해쳐진 그야말로 기리노 나쓰오다운 단편들로 꽉꽉 차있다.
가장 재밌었던 것은 <괴물들의 야회>와 <사랑의 섬>, <암보스 문도스>이지만, 사실은 다 재밌었다.
비릿한 피맛이 느껴질 것 같은 섬뜩한 초리얼 하드보일드-.
가끔씩 기리노 나쓰오의 살아온 인생과 인생관, 사람을 관찰하는 모습이 대체 어떨까 상상해보곤 하는데,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인간 심리를 파해치면 과연 인간을 좋아할수 있을까...하는 상상이 들곤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멀쩡한 가정생활을 하는 어머니 아닌가.)
기리노 나쓰오는 주인공들을 호감을 가질수 없을 정도로 적나라하게 파해치고
인간심리의 악취미성을 메스로 찢어 눈앞에 들이민다.(왠지 찢어발긴다는 격렬한 표현을 쓰고 싶어진다.)
또 그 모습이 발가벗은 자신을 바라보는 것처럼 민망하기 그지 없다는 것 또한 부인하지 않겠다.
무섭고도 멋진 사람. 참 독특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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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2007-05-2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니 읽고 싶어지네요. 보관함에 담아요.. 참, 추천마이리뷰에 오르신거 축하해요^^*

Apple 2007-05-2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마이리뷰...그런것도 있나요?-_-;;
즐거운 독서되기를 바랍니다.
 
잔학기 밀리언셀러 클럽 63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거짓말쟁이를 싫어한다.
어쩌면 사실은 믿고 있던 누군가가 자신의 믿음을 져버렸다는 실망과 배신감보다
거짓말에 현혹되어 잠시나마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이 분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은 그렇게 철썩같이 100% 누군가를 믿고 있지도 않았으면서.
나는 거짓말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남의 거짓말을 의연히 바라보고 있지도 않는다.
나 역시 속는 기분, 내가 지고 들어가는 기분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거짓말 자체보다 거짓말을 들키는 멍청함이 싫은 것이다.
들키는 순간부터 거짓말은 정말 "거짓"말이 되어버리니까.
영원히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나름대로 멋진 일일지도 모른다.
 
모두들 거짓말을 증오한다면서, 우리는 수많은 거짓말을 사랑하고 있지 않은가.
TV속의 달콤한 드라마의 거짓말, 소설속의 진실처럼 보이는 거짓말,
그림속에 영화속에 만화속에 존재하는 진실을 은폐해버리는 거짓말들.
인간이 만든 이야기와 상징물, 예술작품은 사실은 모두가 거짓말이다.
꼭 진실처럼 보이는 정말 멋들어진 거짓말.
 
현실을 토대로 만들어낸 아주 소름끼치지만 근사한 거짓말-기리노 나쓰오의 작품들은 종종 그렇게 출발한다.
<그로테스크>가 그랬고, 이 소설 <잔학기>가 그렇다.
2000년 가을, 일본에서 일어난 "니가타 소녀 감금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잔학기>는
고작 열살때, 공장노동자에게 유괴당하고, 1년간 감금되어 살아왔던 여류 소설가 고미 나루미가
남편을 통해 출판사에 <잔학기>라는 소설을 넘기면서 시작된다.
어린 소녀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온세상은 발칵 뒤집혔는데도,
유괴되어 감금된 열살짜리 아이의 세상은, 귀청을 뚫을 정도로 시끄럽게  들려오는 공장 소음과
더럽고 불결한 냄새들, 그리고 두려움에 가득찬 망상만이 덩그라니 놓인 좁은 방처럼 협소하다.
 
1년후 기적적으로 아이는 돌아오지만, 이로써 끝일까.
방안에 갖혀 유괴범에게 살해당하는 상상을 했던 악몽같은 시간을 이제 다시 겪지 않아도 되어도,
사실은 1년간 유괴범에게 무슨 일을 당했는지 궁금할 뿐인 사람들의 저속한 호기심에 노출된 현실 역시
악몽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아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오래도록 시달리고, 진실을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입을 닫아버린다.
그리고 왜 일까.
이제 다 지나왔는데, 주위에는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들뿐인데,
자꾸 그 시간들을 돌이켜 보게 되는 것은.
낮에는 착한 아이를 가장하고, 밤에 몰래 침대속에 숨어 점점 더 어두워지는 망상을 끼워맞추고
스스로 악몽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어릴 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몹시 무서운 일이다.
누구나에게나 그렇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그래서 가끔 어린 시절을 꽤나 따뜻한 정경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해진다.
무섭지도 않을까. 내가 완전히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게.
시간이 너무 오래지나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라 믿고 있는 것이,
정확한 기억인지 아니면 시간을 지나오면서 내가 키워온 망상인지 알수 없다는 것이 무섭지도 않을까.
소설속의 말처럼, 오래된 과거의 시간은 그림자속에 있는데 말이다.
미래를 알수 없는 것처럼, 지나온 시간 역시 어스름한 암흑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나는 참 무섭다.
내 기억의 온전함을 객관적으로 믿을수가 없기 때문에, 가끔은 만들어졌을지도 모르는 기억을 떠올리는
내 뇌를 믿고싶지 않아지기도 한다.
 
이 소설은 지나온 시간을 두려워하는 나를 건드렸고, 피하고 싶은 이야기를 여과없이 들려준다.
내가 주인공과 똑같은 과정을 겪으며 살아와서가 아니다.
다만, 주인공이 진실을 떠올리려는 과정, 너무나 두려운데도 자꾸만 상상해서 온전한 그림을
맞추어보려는 노력- 그것이 너무 아프고 무서웠다.
한때, 어느 순간 떠오른 몹시 이상한 어린 시절의 기억에 내가 무척 혼란스럽고 두려웠던 것처럼.
없다가 있던 기억이라 낯설고 생경한 느낌에 공포에 떨었던 것처럼.
그래서 나는 차라리 거짓으로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르는 사실에 기대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게이코는 상상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점점 더 암흑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그리고 그것 역시 진실은 아니라는 것 역시 본인도 알고 있다.
어쩌면 그 상상 역시 유괴당했다 돌아온 게이코를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호기심처럼
게이코 나름대로 현실을 견뎌내기 위한 저속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거짓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는 내내 무엇이 진실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믿는 것은 사실이지 진실은 아니지 않나.
어쩌면 진실은 타인의 거짓말을 알아버리는 것 이상으로 더 불쾌하고 상상하는 것보다 더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뚜렷한 진실을 바라보는 것만큼 낯설고 두려운 것은 없다.
내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 역시 게이코의 망상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나는 울고 있었다.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중에 굳이 연계해보자면 "부드러운 볼"과 가장 흡사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작품은 맹새코 그보다 훨씬 더 대단한 작품이다.
(물론 내가 "부드러운 볼"도 몹시 좋아한다는 것을 밝혀둔다.)
무섭고 슬프다. 아마도 기리노 나쓰오 소설중에 가장 슬픈 것같다.
기리노 나쓰오 소설중에 <그로테스크>가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무섭기로는 이쪽이 더 하고,
토할 것처럼 울렁거리는데다가, 게다가 슬프기까지 하다.
무섭고 슬퍼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대단한 작가이다. 어떻게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이런 상상까지 해낼수 있을까.
상상하는 것 이상의 최악의 결론을 내버리고,
그 결론이 다소 쌩뚱맞고 낯선 다른 소설들(그로테스크나 아웃같은-)과 달리
이 소설은 납득이 되기 때문에 더 슬프고 괴로워진다.
가장 최근 소설이라 그런지, 글쓰는 분위기도 많이 달라진 느낌도 든다.
외면의 독기는 조금 빠졌지만, 고독한 내면의 독기는 더 심해진,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굉장히 솔직한 글쓰기라 느껴지는 것은 나뿐일까.
다른 소설에 비해 유독 주인공이 많이 울고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냥 기분탓일까.
기리노 나쓰오가 <잔학기>에서 집어든 칼은 세상이나 타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숨죽여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은 서글프고 바보같은 망상으로
자신을 그어버리는 우리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자신을 베어버리는 것, 그 아픈 작업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시길...
 
후폭풍도 쎄지만, 읽는 내내 이 불쾌함과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슬픔과 잔학함에 괴로워지는 <잔학기>.
두렵고 괴롭지만 직시해야하는 일들. 혼자 마음속으로 털어놓는 추악하고 슬픈 욕망들.
기리노 나쓰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명작중의 명작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불합리한 경험을 겪었던 아이는 반드시 뭔가로 정신의 결함이나 마음의 상처를 메우려는 일을 시도하지.
아닌가?
그래서 결함은 오히려 멋진 거야.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아 어른이 된다는 건 불가능해.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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