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이벤트를 하길래 참여해보기로 했다. 책을 내맘대로 골라넣을수 있다는 건 얼마나 기분좋은 상상인지.
물론 여기에 책값이 5만원에서 5만 2천원 사이라는 전제가 붙어있긴 하지만,
이렇게 골라 보기만 하는거라도 얼마나 좋은가?
상상은 좋은 것이야.
이벤트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들을 구경하면서 뭘 담을까?하고 고민하던 동안,
이걸 빼고, 저걸 넣고 그러면서 가격에서 절대 넘어서면 안된다는 아슬아슬한 재미를 느꼈다. (하긴 가끔 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할때에도, 5만원에서 몇천원 모자르면 뭔가 꾸역꾸역 더 찾아보기도 했지...ㅎ)

나는 이번에 문학동네 세계문학 전집에서 모두 골라보았다. (이것이 일명 깔맞춤스타일?!!!)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모으고 있는 전집이기도 하고, '
그리고 이 전집은 왠지 반양장보다는 양장판이 훨씬 고급스럽다고 느껴서, 모두 양장판으로 골라놓았다.
책을 고르다보니, 나도 모르게 테마가 생겨버렸는데, 테마는 <외톨이>와 <외로움>이었던 것 같다.
가을이라 그런 책이 땡기는건지....

얼추 책을 고르다보니 가격이 다 차버렸다. 앗싸, 신난다!!!!
 

 

 

 

 

 

 

 


난 이렇게 다섯개 찜!!!!보고만 있어도 아름답구나!!!!
자자, 장바구니 합산 들어갑니다~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양장) 10800
외로운 남자 (양장)8550
에피 브리스트 (양장) 11700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양장) 9900
가면의 고백 (양장) 9450
Total : 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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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서의 우리 中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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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교고쿠 나츠히코의 교고쿠도 시리즈 <철서의 우리>를 이제서야 다 읽었다.
간간히, 교고쿠 나츠히코의 다른 책들 (교고쿠도 시리즈 외전이라고 할수 있는 백기도연대 시리즈라던가 항설백물어)같은 책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교고쿠 나츠히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역시 교고쿠도 시리즈이다.
냉정하기 짝이 없는 얼굴에,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한 음양사가 초연히 나타날 때면 뭔지 모를 희열 비슷한 것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 나뿐만이 아니리라.
오랜만에 그 냉정한 음양사를 만났다.
이번에는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에서-.

갑자기 고서적이 발견되었다는 말에 교고쿠도는 아내와 세키구치 내외를 대동하고 하코네로 떠난다.
그리고 하코네 산속에 깊이 묻혀 알려지지 않은 절 명혜사에 취재를 온 교고쿠도의 동생 아츠코와 그녀의 동료 도리구치는 별안간 승려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좌선하는 자세로 굳은 채 죽어있는 스님.
경찰이 등장하고, 너무나 단순무식하게 이 살인사건을 목격한 모든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한편, 어딘지 비밀스러운 명혜사의 스님들이 하나둘씩 기묘한 모습으로 살해당한다.
늘 그렇듯 어쩌다보면 사건에 휘말려 있는 세키구치와는 다르게, 교고쿠도는 깊이 들어서지 말라는 차가운 말만 남기고 자신의 일을 하러 사라져버리고, 그야말로 이상한 탐정 에노키즈까지 호출당해 사건은 알수 없는 모습으로 증폭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번 시리즈 <철서의 우리>에서 장광설을 하는 것은 교고쿠도 뿐만이 아니다. 명혜사의 스님들, 각기 다른 종파를 가진 스님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얘기해서 장광설은 다른 책들에 비해 더 증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온갖 주인공들의 장광설과 이번 시리즈에 특히 많이 등장하는 말을 흐릿하게 흐려버리는 사람들의 답답한 말투와, 그래서 뭐 어쩌라고?하는 알수 없는 사건들의 연속에 나가 떨어질랑 말랑 할때에, 비로소 교고쿠도의 해설을 들을수가 있다! 이 비싼 남자 같으니라고!!!!
오랜만에 교고쿠도 시리즈를 읽어서인지, 교고쿠도의 해설에서 약간 당혹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아, 교고쿠도 시리즈가 이렇게 축축하고 불쾌한 소설이었던가?
맞다. 교고쿠도 시리즈는 원래 그랬다.
후에 밝혀지는 이야기들을 이 리뷰에서 다 읊어놓을 수는 없겠지만, 참으로 불쾌한 사건의 연속이다.
아니, 뭐랄까. 오랜만에 느껴보는 참 불쾌할정도로 나른하고도 기묘한 사건이다.
이게 현실적인 이야기와 결국은 이어져 있다는 것 또한 무척 기묘하다.

이런 소설을 읽다보면 일본사람들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어김없이 든다.
결벽증적일 정도로 깔끔하고 예의를 중시하는 그 이면에는, 뭐라 말할수 없는 야성, 또는 짐승의 본능같은 것이 섞여있다.
가장 불쾌한 것은 그것이다.
이성적인 척 하면서, 한순간에 짐승으로 돌변하는 것.
이 소설이 주었던 가장 불쾌한 느낌은 거기서 오는 것인데, 이전 시리즈들에서 주구장창 나왔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미묘하게 다르다는 느낌이 드는데, 아마도 죄책감이나 책임감 같은 것이 매우 희박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 떄문에 더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결국에 가장 많은 것을 잃은 사람은, 가장 불쌍한 사람은 결국 여자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이, 그리고 한 여자의 인생을 남자에게 순종하다 망쳐버린 느낌이 든다는 사실이나, 막상 그 장본인은 그닥 큰 죄책감까지는 없다는 사실, 더 기가 막히게도 그런 여자를 또다른 여자가 질투하고 힐책한다는 사실이 여자로써는 여간 불쾌한 것이 아니다.
이건 어쩌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참 기묘한 감성이 아닐까 싶다.
스님들이 주구장창 등장해 한자를 읊어대고, 낭비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간결한 움직임으로 움직이고 자시고 해도, 결국 인간은 거기서 거기.
우리를 벗어날수 없는 쥐의 꼴을 하고, 그들은 그 긴긴 시간동안 각자 무엇을 품고 있었을까.
고인 물은 썩는다더니, 그 말이 딱 알맞는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뭐에 씌인 것 뿐이다. 그 "씌인 것"은 언제나 욕망과 집착으로 귀결되게 되어있다.
집착의 정서에서 멀어져야할 스님들이 가지고 있던 욕망들은 인간이라 추했고, 인간이라 인간답기도 했다.

비교를 안할래야 안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우부메의 여름>이나 <망량의 상자>가 가장 좋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실망했던 <광골의 꿈>만큼은 아니지만, 확실히 그 이전작에 비해서 박력이 조금 약해진 것도 사실이고, 이야기의 유기성도 조금 떨어진다는 생각을 받기는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반가운 시리즈이고, 여전히 재밌었다.
가끔 교고쿠도 시리즈의 장광설을 읽다보면 고문당하는 기분이 들때가 많은데, (이번에는 또 스님들이 그렇게 장광설을 늘어놔서 더 그런 느낌이었다.) 이건 마치 한시간 무릎꿇고 벌서다가 선생님이 이제 일어나라고 했을 때 느껴지는 감사함이나 구원같은 느낌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응? 나 교고쿠도에게 조련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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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쁜일이 많아 책을 많이 사지 않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시간이 생겨서 신간코너를 둘러보다보니
오잉? 신간이 너무 많이 나와버렸다.ㅠ ㅠ ㅠ ㅠ ㅠ ㅠ ㅠ
언제 다 사볼지, 언제 다 볼지도 모르는 애매모호한 9월의 관심서적들!!! 

리오우 

제109회 나오키 상 수상작 <마크스의 산>의 작가 다카무라 가오루가 선사하는 청춘 장편소설. 소설은 15년 동안 서로 다른 시공 속에서 호흡하지만 서로의 약속이자 공통의 미래인 '대륙의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두 청년의 기록이다. 격변의 아시아를 무대로, 두 청년의 평생을 바친 우정과 대륙을 향한 꿈 이야기가 펼쳐진다.

운송창고와 클럽 '나이트게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섯 살 때 자신을 외조부모에 맡기고 사라진 어머니의 흔적을 찾는 것 외에는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보내던 대학생 가즈아키는, 4월의 어느 날 밤, 클럽의 뒷문에서 의문의 청년과 마주친다. 그 만남은, 인생에 대한 뚜렷한 목표도 의지도 없는, 그저 평범하고 나른하기만 하던 가즈아키의 일상과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다.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소설인데 절판되는 바람에 아직도 보지 못했다. 오랜만에 리오우 개정판이 나왔다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핛핛!!!! 왠지 모르게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고 서로의 인생을 살고 다시 만나고...이런 소설들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왠지 아련하더라.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화학의 변명’ 시리즈의 저자 존 엠슬리의 신작. 떼러야 뗄 수 없는 독약과 화학자의 관계, 애증에 가까운 미묘한 관계를 보여주는 책을 냈다. 마냥 딱딱한 화학식 이야기가 아니다. 수천 년 전 연금술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최근까지의 독약의 역사를 추적하는데 인체나 환경에 포함된 원소 형태나 반응 속도, 검출법 등이 실제 사례와 더불어 다채롭게 등장한다. 

독약이라던지, 살인이라던지- 이런 건 참 끔찍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이렇게 매번 끌리는지 모르겠다.-_-; 내 취향이 너무 삐뚤어진걸까?  

2권이 함께 나왔고 세트로도 나왔는데, 세트는 좀 할인해주면 안되려나?ㅠ ㅠ이러면 세트로 파는 의미도 없잖아...ㅠ ㅠ 

 

 

이웃집 사이코패스 

범죄관련 도서를 집필해온 저자가 FBI 프로파일러들을 인터뷰하고 프로파일링 자료를 수집 발굴해서 엮은 책이다. 이를 통해 연쇄살인범들의 수법과 프로파일링 기법들을 독자들이 읽기 쉽게 재구성했다. 또 사건부 기자 및 데스크를 거친 역자가 유영철, 강호순 등의 국내 범죄 프로파일링 사례를 모아 우리나라 독자들도 관심있게 읽을 수 있도록 편역하였다.

범죄의 해부학  

‘범죄 심리학의 아인슈타인’이라 불리는 마이클 스톤 박사가 범죄와 악에 관한 정수만을 모아 집대성한 “범죄 심리학의 바이블”. 저자는 무려 600건의 살인 사건을 파헤치면서 단순 살인범부터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까지 내면을 악의 심리 22단계에 따라 분석하고 이것을 ‘충동 살인, 계획적 살인, 사이코패스 살인, 연쇄살인, 대량 살인, 가족 살인’의 항목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펼쳐 놓는다.

악의 심리 22단계를 구분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악성 자기애와 공격성, 그리고 사이코패시 여부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한없이 선해 보이는 사람의 가면 뒤에 숨겨진 ‘살인의 심리’를 포착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의미로 관심가는 두 신간. 특히 범죄의 심리학 쪽이 더 끌린다.
그나저나 난 이런 종류의 책을 이미 많이 읽지 않았던가?
그래도 책마다 비슷비슷하긴 하지만 정보가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라고!
 

 

 

 

기다리고 있었던 신간들, 또는 그냥 읽어보고 싶었던 신간들, 또는 관심서적이 된지 몇달지났으나 아직도 못읽어보고 있는 소설들. 다 언제 읽을수 있을까?ㅠ ㅠ 

장바구니는 살쪄가고, 내 지갑은 빈곤해져만 간다......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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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슷한 소재를 가진 두 영화가 개봉했다.
비슷한 소재라고 해봤자 납치, 복수, 비밀을 가지고 있는 남자 이정도가 되겠지만....
<악마를 보았다>를 본 것이 8월 초, 그리고 <아저씨>를 본 것이 방금.
<아저씨>를 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면서 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비슷한 소재들이 등장하니 비교해서 보게되더라.
네이버 영화평을 보고 있노라면, <아저씨>의 평이 훨씬 높은 편이고, 흥행률도 <아저씨>가 더 높은 편.
영화를 보면서 이런 결과를 어느 정도는 납득하게 되는데, 이는 영화를 찍는 사람이 더 집중했던 것, 관객에게 보이고자 어필했던 것이 <아저씨>쪽이 훨씬 대중적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자면-.

두 영화의 주인공 다 신분에 비밀을 가지고 있다.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초중반까지 직업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주인공의 정체를 극히 제한하는가 하면, <아저씨>에서는 주인공의 정체를 전당포 주인이라 한정시켜놓았지만, 누구도 이 "아저씨"가 그저 전당포 주인일거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초반부의 원빈의 모습은 레옹을 닮기도 했는데, 아마도 어린 소녀와의 조우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두 인물 다 보통사람이 행하기는 어려운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그것을 표현해나가는 방식부터가 두 영화가 달랐다.

이토록 냉정한 두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또는 납치)"라는 (영화로써는) 다소 진부한 발단으로 끓어오르게 된다.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과 그녀를 죽인 연쇄살인범의 정체로 인해 모든 것을 버리고 복수에 집중하게 되는가 하면, <아저씨>의 주인공은 단지 자신에게 정을 주었던 소녀의 실종과 그녀의 실종으로 어쩔수 없이 알게되는 범죄의 뒷모습을 추잡함 모든 것에 복수심과 분노를 불사르게 된다.
이처럼 <악마를 보았다>의 주인공이 무척 개인적인 복수심으로 똘똘 뭉쳐있고, 관객 역시 그것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과 달리,
<아저씨>의 복수심은 처음에는 소녀의 납치로 시작되었다가 점점 더 큰 분노, 사회 시스템의 분노로까지 번지는 것이 다르다.
또한 똑같은 복수극을 그리면서도,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인간의 악마성에 초점을 맞추는 가 하면, <아저씨>는 더 감성적이고 드라마틱하다.

이런 점 부터가 대중성의 차이이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틱한 <아저씨>와는 달리, 좀더 난폭한 <악마를 보았다>는 표현 수위부터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똑같은 범죄스릴러라고는 해도, 살인하는 장면을 직접 보여주기 보다는 살해당해 있는 사람을 보여주는 쪽을 택하는 <아저씨>쪽이 훨씬 보기 부드러울지 모른다.
또한 특별한 목적없이 무작정 잔인하고 악마적인 <악마를 보았다>의 연쇄살인범의 모습보다는, 돈과 욕망으로 똘똘 뭉친 나쁜놈들이 등장하는 <아저씨>쪽이 조금은 더 낯익고 이성적으로 이해할수 있는 모습일런지도 모르고.
(물론 두 영화에 나오는 악한들은 현실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짐승같은 놈들인 것은 마찬가지이나, 잔학한 행위에 이유가 있고 없음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공포심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 같다.)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여자의 죽음부터가 발단이고, 영화속의 많은 여자들이 별 특별한 이유없이 난도질당하며 도구처럼 다뤄지는가 하면, <아저씨>에서 여자(이 경우에는 주인공인 소녀)는 마치 말탄 기사가 결국 구해야할 공주님이나 보물같은 존재로 등장하기 때문에, <악마를 보았다>쪽이 훨씬 바라보고 있기 불편하기도 하다.
공주님 구하기같은 <아저씨>와는 달리, 악마를 벌주려다보니 어느새 자기자신이 악마가 되어가는 <악마를 보았다>가 훨씬 잔혹하긴 하니까.
결국, 두 영화 다 주인공의 목적을 이루고 끝이 나긴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죽고 나서 해결이 되는 <아저씨>와는 달리, 수많은 사람이 죽었으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악마를 보았다>같은 경우는 관객의 스트레스와 분노가 해소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진다.
완전히 해결되는 것과 분노가 해소되지 못하고 불편하게 마음에 남는 것의 차이가 이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결국 대중성과 그렇지 않음은 보고 있는 사람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것이 아닐까.
나 개인적으로는 <악마를 보았다>쪽에 더 많은 가치와 감성을 느꼈지만, 이것 역시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
복수 후, 홀로 길을 걸어가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를 오열을 쏟아내는 <악마를 보았다>의 이병헌의 엔딩,
지키고 싶었던 소녀를 지켜내고 평소 해주고 싶었던 것을 하고 사과를 하며 포옹을 하고 끝내는 <아저씨> 원빈의 엔딩.
엔딩만 보더라도 두 영화의 감상 초점은 무척 다른 것 같다.
남겨진 자의 죄책감과 무력감의 유무.
<악마...>의 원초적일 정도로 응축된 에너지와 끊어질듯한 팽팽한 불안감, 반대로 <아저씨>의 큰 틀을 짜고 있는 드라마의 유무.
살이 베일 듯한 냉혹함을 바라느냐, 그래도 희망이 남아있는 달큰한 드라마를 원하느냐,
어떤 쪽이 더 흥미로운 가는 보는 사람이 택하는 것.
취향이란 그런거니까.



p.s 아무리 그래도 이병헌의 액션과 원빈의 액션은 에너지의 응축부터가 다른 느낌이다.
그래도 원빈의 연기가 참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이병헌같은 절제된 느낌은 받기 힘들었다.
어쩌면 원빈의 아직 젊고 아름다운 외향때문에 조금 더 마이너스 되긴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병헌의 굳은 결의가 비장해보이는 한편, 원빈의 굳은 결의는 그냥 화보 내지는 광고 스틸컷처럼 변해버리는 느낌이랄까.
잘생겨서 손해보는 남자가 있다면 원빈이리라. (좀더 평범하게 생겼더라면 왠지 연기에 현실성이 더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_-;)
<아저씨>의 원빈의 호연이 돋보이긴 했지만, 확실히 최민식+이병헌의 폭풍 내공에는 역시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민식은 연기를 너무 잘한 나머지, 진짜 그런 사람으로 보인다...;;;
어쩌다 길에서 최민식씨를 마주치면 흠칫 하게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

p.s 2. 몰입감은 두 영화 다 훌륭한 편이나 <악마를 보았다>가 더 악마적으로 끌어들이는 몰입감이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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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보았던 것들은 여러번 보지 않는 이상 제대로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제목부터 내용까지 모든 것이 헷갈리거나, 뒤죽박죽 되거나, 잊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더더욱 아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열심히 찾았던 적은 없지만, 문득문득 궁금해졌던 애니메이션을 오늘에서야 정확히 찾게 되었다.
희한하게도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데, 중간 중간 어떤 씬들이 머릿속에 꽤 강렬히 남아있고,
어쩐지 굉장히 오랫동안 그 장면들이 맴돌았다.
아마도 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에 TV를 통해 보게 되었던 것 같은데, 중세풍에 굉장히 몽환적인 느낌이었고,
(나란 냔은 어쩜 그리 어릴 때부터 뽕맞은 느낌을사랑했던지....-_-;;;;)
유니콘이 예뻤던 것과 그걸 보면서 내가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애니메이션 자체도 아련했지만, 추억의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더 아련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고....
(우연히 TV에서 딱 한번 봤기 때문에 더 그렇기도 하고....)
1982년작, 영국+일본 합작 애니라고 하고(찾아보니 애니메이션 스텝이 전부 일본인이었던듯.)
우리나라에 방영한 게 1987년이란다.
내가 초등학생일때 봤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시기를 보니 딱 맞는 것 같다.

지금보니 목소리 캐스팅에 제프 브리지스와 미아 패로이름이 보이는데, 나름 빠방한 캐스팅이었구나.ㅋ
그때는 분명 왕자와 사람이 된 유니콘의 사랑이야기...같은 식으로 봤던 것 같은데, 지금보니 내용도 나름 심도깊다.
그러고보니 그 시절 보았던 다른 애니보다 다소 조용하고 서정적이었던 느낌이 든다.

내가 가지고 있던 근거도 없는 유니콘에 대한 환상과 그리움같은 게 아마도 이 애니메이션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싶다.
오늘 이 애니메이션을 찾고나니 뭔가 후련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다시 보고싶은데 볼 방법은 없겠지?ㅠ ㅠ
 

 

감독 : 쥴스 바스(Jules Bass), 아서 란킨 쥬니어(Arthur Rankin , Jr.)

주연 목소리 : 알란 아킨(Alan Arkin/Schmendrick 역), 제프 브리지스(Jeff Bridges), 미아 패로우(Mia Farrow/Amalthea 역), 타미 그림스(Tammy Grimes/Molly 역), 안젤라 란스베리(Angela Lansbury), 로버트 클레인(Robert Klein), 크리스토퍼 리(Christopher Lee)

내용 : 홀로 있던 유니콘이 다른 동료들을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

광대한 숲에서 혼자 사는데 지친 유니콘 아말시아(Amalthea)는 다른 유니콘들도 과연 있는가에 대해서 궁금해하게 된다. 소문을 듣고, 그녀는 실력이 좀 떨어지는 마법사 쉬멘드릭(Schmendrick)과 고집센 술집 여종업원 몰리(Molly)와 함께 유니콘들을 사냥해 가둔다는 생물체인 신비스러운 붉은 황소를 찾아나선다. 인간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해 쉬멘드릭은 아말시아에게 마법을 걸어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시킨다. 이들 세명은 붉은 황소를 통제한다는 소문이 있는 해가아드(Haggard)왕의 어둠의 땅을 향해 모험 가득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원작 : 피터 S. 비글(Peter S. Beagle)의 동명소설


 

지금봐도 유니콘이 너무 우아하고 아름답다. 이 유연한 움직임하며, 여성스러운 긴 속눈썹하며...아.....ㅠ ㅠ
유니콘에서 사람으로 변하던 변신 장면이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데,
이 영상을 발견하고 대체 몇번을 돌려본건지..........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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