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어머니께 질문을 하나 던진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전쟁나면 나도 나가 싸워야 겠죠' 였고 어머니의 답변은 `그래야지' 였었다.
새월이 흘러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 어머니께 똑같은 질문을 던졌었다.
그때 어머니의 답변은 ` 절대 안돼..!!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였었다...
어머니는 이북 분이시고 아주 어린 나이에 1.4후퇴를 경험하셨었다. 그 어린 나이에
아직도 뇌리에 스치는 기억은 솜이불을 뒤집어 쓰고 부랴부랴 가는 피난길에 길거리에
널려있던 사람 시체들 이였다고 한다.
점심시간 때 이사님이 하신 말씀이 있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때와 고등학교때
어머니께 던진 질문이 설문조사의 내용이였고 그 결과치는 20%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였고 나머지 %는 튄다.! 였다고 한다. 그 반면에 옆나라 일본의 경우 나라를 지킨다가 60%가
나왔다고 한다.
참담한 수치 20%가 여러가지 생각을 해주게 한다.
휴전상태라는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우리나라는 국민의 의무 중 국방의 의무로써 신체건강한
남자는 나이가 차면 병역의 의무가 주어진다. 그러나 뉴스를 통해 몇해동안 계속해서 터져나왔던
병역비리는 소위 가진 자의 작태를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었다.
잘나가는 정치인과 경제인의 아들들에게 병역의 의무는 치외법권의 존재가 되어버렸고,
스크린 혹은 TV에서 외모와 연기로 폼을 내면서 부를 취하던 연예인들 역시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오죽하면 군미필 남자 연예인들의 가십거리 기사가 인터넷에 뜨면 당연히 따라 왔던 악플 중에
하나가 `군대나 가라' 일 정도였으니.......
하긴 625때도 수도 서울을 끝까지 사수하라던 그 당시 대통령은 누구보다 먼저 기차로 도망을 쳤고,
뒤늦게 피난가는 국민들에게는 한강다리를 폭파시키는 만행까지 저질렀던 위대한 대선배들의 싸가지가
여태 고쳐지지 않았으니까..
이런 부조리한 현실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비교적 현명(?)하고 약삭빠른 우리의 중, 고등학생들이
가지는 생각은 뻔할 뻔자 아닌가.. 누구는 가고 누구는 안가고..전쟁 터져 전선에 나가봤자 불을 보듯
뻔한 개.죽.음. 이라는 사실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지 않을까?
세월이 흐른 후, 나 역시 어머니가 받았을 법한 질문에 대면하게 될텐데...그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