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 허리케인이 뉴올리언즈를 강타하여 무정부상태로 방관되다시피 했을 때.....
TV화면에서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사람이 그 수해와 무법의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
면서 구호물자를 나르고 인명을 구하고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서양사람들의 생김새가
다 비슷비슷하다지만 그 남자의 인상은 결코 잊어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개성이 듬뿍 묻어
나는 사람이였다.
큼지막한 코..뾰족한 턱...그리고 반쯤 감긴 듯한 눈...쉽게 말해 녹녹하게 보이지 않는 인상...
젊은 시절 사람 꽤나 패고 살고 더불어 맞고 살았었을 듯한 모습...
이마에 반항~! 이란 글자 큼지막하게 써놔도 제대로 어울릴 것 같은 남자 `숀 펜'

왜이리 담배 물고 있는 모습이 멋있다냐...??
사실 이배우를 처음 접한 이미지는 결코 좋은 이미지가 아니였다.
마돈나의 전남편이기도 한 이 배우는 툭하면 마돈나를 두들겨 패버리는 행위를 함으로써
여자를 패는 남자라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악의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사람이 살다보면 철이 드는 건지, 아니면 이러한 악습들이 일반 매체에 노출이 안되는
것뿐인지는 모르겠으나, 배우로써의 `숀 펜'은 변화무쌍한 연기의 소유자로써 그 첨병에 서
있었다고 생각되어지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을 때...

왼쪽은 착한놈...오른쪽은 모오뙨 놈....
이 배우를 처음 만난 영화는 `전쟁의 사상자들'이라는 심각한 베트남 영화에서 였다.
주인공은 백 투더 퓨쳐 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J 폭스가 주연을 했던 영화로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민간인(여성)을 상대로 행해진 미군들의 강간 납치 살인사건을
고발하고 파헤치고 있었다. 그 고발자의 입장에서 마이클 J 폭스가 연기를 했었다면 숀펜의 경우
그 상대적인 위치에 있는 악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었다. 4대 베트남 전쟁 영화로 칭송이
되어지기도 하는 영화에서 그는 `악' 이라는 이미지로써 나에게 다가왔었던 기억이 난다.


이가 갈리도록 모오뙨 놈으로 나온다...
그후 칼리토에서 갱들보다 다 악독하고 비열하고 교활한...그 어떤 나쁜 수식어를 붙여도 모자람이
없는 저질 변호사를 연기하면서 그의 절대적인 악의 연기는 물이 오르지 않았나 싶었다. 이런 그가
심하게 뒤통수를 때려주는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그가 출연한 영화 중 최고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는 이 영화에서 악이라는 개념으로써 완벽하게 무장된 사형수를 연기했으며, 비굴하
면서도 동정을 자아내게 하는 최후(약물처형)를 연기함으로써 그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점점 희석되
어가고 있는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게 되었다.

금발의 아줌마 파마로 변신..
긍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올 때..

숀펜뿐만이 아니라 수잔 서랜든에 감독은 그녀의 남편 팀 로빈슨 황금의 삼각 트라이앵글..

마지막 사형장면에서 그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데드맨 워킹이라는 영화 한편으로 그를 생각하는 이미지는 180도 돌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면
연기 잘하고 스크린을 향한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에 또다른 모양의 쐐기를 박아준 영화가 있었다.
언제나 독이 올라있고 표독스럽기까지 하며 툭 건들면 가시가 파파팍 나올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시켰던 이 배우는`바보'라는 이미지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영화 `아이엠 샘'

개인적으로는 매력적인 여배우 미셀 파이퍼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영화
혹자는 어린 아역 스타 배우 `다코타 페닝'의 모습을 먼저 떠올리기도 하겠지만, 이 영화에서 단연
압권은 자신의 딸과 같은 나이의 정신지능을 가진 샘을 연기한 `숀펜'의 모습이였다.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비틀즈의 음악까지도 마치 이 배우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착각이 들을 정도로 그는 이 영화
에서 완벽한 바보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당신은 참 멋진 놈입니다'라는
각인을 심어준 계기가 되었다. 짙은 어둠속에서 한줄기의 빛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듯이 그는 대부분의
영화에서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에서 단한번의 변신으로 강렬한 빛줄기로 다시 한번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늙어버린(?) 다코타 페닝...드류 베리모어의 어린시절처럼만 되지 않기를 바랄 뿐....
그 후 그는 미스틱 리버에서는 착각과 오해속에 친구를 죽이는 비열한 인물로 다시 한번 어둠의 캐릭터로
마주치게 된다. 어린시절 상처를 입고 성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처를 간직한 친구들.. 오해가
오해를 불러 일으켜 결국 상처 투성이 친구에게 방아쇠를 당기고 돌이킬 수 없는 후회스런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경찰로 성장한 또다른 친구( 케빈 베이컨)에게 의미심장한 대사를 날리는 장면..
어둠의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면서도 90%의 악의적인 이미지에서도 나머지 10%의 선의적 이미지를
가지고도 밝게 빛을 내는 배우인 숀펜.아직까지 그가 나온 대부분 주요 영화를 모두 섭렵을 하진 못했으나 (더홀, 21그램) 그의 이미와 얼굴에 새겨지는 하나하나의 주름살이 그의 관록으로 평가되듯이, 그가 앞으로
출연을 하게 될 영화에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마도 나뿐만은 아닐꺼라 생각되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