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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틴 블럭 (2disc) - 할인행사
리차드 도너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누가 봐도 퇴물로 보이는 경찰이 한명 있다.
배도 불룩 나오고, 피로한 기색이 역력한데다가 다리까지 절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상습적인 알콜 의존증의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누가 봐도 터프해 보이는 경찰이 한명 있다.
탄탄한 몸매에 유머스러운 말주변, 그리고 과격하게까지 느껴지는 범죄의 응징..
17대 1로 싸워도 17명 다 쓸어버리고 더 채워서 덤벼~! 하는 그런 경찰...
전자의 경찰은 2006년 영화 식스틴 블럭의 `잭 모슬리' 라는 경찰이고
후자는 1988년 영화 다이하드의 ` 존 맥클레인' 이라는 경찰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두 상반된 성격을 가진 경찰의 역활을 `브루스 윌리스'라는
배우가 맡았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명료 그 자체이다.
앞서 말한 퇴물경찰이 어영부영 맡은 증인을 법원에 호송시키면서 뜻하지
않는 사건에 휘말리는 것이다. 호송하는 증인이 부패경찰을 고발하는데 결정적인
증인이라는 것이 실제 시간과 맞어떨어지는 영화시간을 제공해주는 이 영화의
기둥줄거리이다. 경찰서에서 법원까지의 거리가 16블럭....그리하여 지어진 영화
제목또한 `식스틴 블럭'이란다.
2시간의 시간여유를 가지고 이동하는 16블럭의 거리는 참으로 가까운 거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들이 휘둘리게 되는 표면적인 음모로 인해 물질적인 거리감은
점점 멀어지게 되버리는 상황에서 주인공 `잭 모슬리'는 흑인 증인 `에디'와의 대화
를 통해 심리적인 16블럭은 길조차 없는 오리무중 암흑천지에 빠지게 되면서 갈등이
표면화 되지 않았나 싶다.
한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 라는 아집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잭의 눈앞에 보호
해야 될 증인은 그가 가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잡범'의 부류에서 결국엔
모든 속박에서 그를 구원해주는 정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그가 가진 고정관념이란 결국 자기 자신도 결코 깨끗하지 않는 경찰이며 돌이킬 수
없는 위치에 왔다는 걸 인지한 `잭'은 아이러니하게도 나약하고 수다스럽고 경박하기
그지없는 `에디'를 통해 구원을 받고 스스로 회계하면서 모든 갈등이 일단락된다.
조직의 포괄적인 부패에 맞서 16블럭을 이동하는 동안 동료의 총알을 피해 생사의
고비를 넘긴 주인공은 비로서 마지막 장면에서 처절하지만 아름다운 `내부 고발자'의
모습으로 또다른 생을 살아가게 된다.
전혀 무기력하지 않으며, 또한 무능해 보이지도 않는 모습으로.....
영화에서 보여주는 16블럭의 의미는 복합적이라고 보고 싶다.
주인공 `잭'이 거듭나는 과정을 지저분한 뉴욕의 뒷골목을 이동하는 동안 점점 더
깨끗한 심리상태로 표백되어지는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형사물의 명감독 `리처드 도너'(리셀웨폰시리즈)와 역시 이런류의 영화에 잘맞는
`브루스 윌리스'라는 배우가 출연했다고 하지만 뭔가의 그 2%는 못내 아쉬웠던 간만에
본 브루스 윌리스가 형사로 나오는 영화가 아니였나 싶다.

뱀꼬리 : 호송중일때 에디가 잭에게 던진 질문이 있다.
`빗속을 뚫고 차를 몰고 가는데 길가에 3명의 사람이 서있다.
한명은 몸이 아픈 할머니, 또 명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친구, 또다른 한명은 자신의
완벽한 이상형인 이성.....그러나 차는 2인승이므로 한명만을 태울 수 있다.
이런 상황이면 누굴 태울 것인가...??
영화에서는 마지막 부분에서 잭이 가장 현명한 대답을 남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