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야 유흥가쪽에서 걸쭉하게 술을 마실일이 전무하다 보니 삐끼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지만
한때 전국구였던 시절에는 길가다 마주치는 것이 삐끼였었다.
오죽하면 술집을 가다가 끈질기게 붙은 삐끼를 물리치고 술먹고 나와서 집으로 오다가 다시 만
날 정도로 그때는 발에 채이는 것이 삐끼였었다. 그들의 사탕발림은 대단하다.
구체적으로 얼마의 금액에 사장님은 오늘 홍콩에 다녀 오십니다 라는 다소 원색적인 표현까지
서슴치 않고 구사하면서 호객을 하는 부류들이다 보니 이런 것으로 인해 오히려 의심만 증폭이
되는 결과로 인해 절대 이 사람들이 말하는 말빨에 걸려든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대단한 고수를 만난 적이 있었다.
나로 하여금 그 술집에 꼭 가고 말리라 하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던 삐끼....
내용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그날도 강남역부근에서 친구들을 만나 알딸딸하게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타기 위해
전철역으로 향하고 있었었다.
그때 내앞을 가로막는 삐끼 하나가 있었으니... 그 놈은 내가 가는 길을 막더니 말은 안하고
팔짱을 끼고 위 아래로 기분나쁘게 눈탐색을 하더니만 툭 던지듯이 나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형씨.. 음..... 보아하니...아직 우리 술집에 출입할 정도의 레벨은 안되는 듯 하니...
자리가 좀 잡히고 성공 좀 하시면 그때 잊지 말고 한번 찾아오슈....내가 극진하게 대접해
드리리다...'
그러더니 멍하니 그놈을 쳐다보는 내 손에 지 명함하나를 꾹 쥐어주고는 지 본업으로 돌아서는
것이였다. 아니 뭐 이런 등려군 야래향 같은 경우가 다있나...!!
그놈이 준 명함을 일주일정도 보관하면서 이런 4가지 없는 삐끼의 오만방자한 태도로 홧김에
몇명이 몰려가 그 술집을 도륙을 낼까 하는 무모한 생각도 했었으나, 이성과 냉정을 되찾고
그 명함을 찢어 버렸던 경험이 있다.
살다 보니 별 오만가지 방법으로 호객을 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내가 생각했던 최고
고수는 앞에 말한 그놈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적어도....내가 알라딘에서 서재질을 하기 전까지
는 말이다.
그런데 난 여기서 앞에 말한 인물보다 더 내공이 출중하고 고강한 고수들을 만나게 되었다.
앞에 말한 인물과는 레벨부터가 다르다. 그 강남역의 삐끼는 당하는 동안 기분나쁘고 불쾌한
충격요법을 동원하여 일순간에 오기를 발동시키는 방법으로 호객을 했다고 하지만 내가 이곳에서
만난 삐끼들은 불쾌한 충격요법과는 상반되는 방법을 사용한다.
무덤덤..솔직함.. 화려한 글빨...
이로인해 나도 모르게 보관함에 넣어버리게 된 물건이 몇개인지 모르겠고 주문의 단계까지 간
물건들도 꽤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왜 이런지...이유야 간단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들이 느낀 감동이 샘이 나고 부러워서 나도 한번 느껴 보기 위해서..
이렇게 야속하기 그지없는 삐끼들의 만행(?)에 속절없이 당하기만 하고 있지만..
알게모르게 행복하다고 하면 나는 은근한 메져키스트가 아닐까 생각된다..
뱀꼬리 : 그렇다면 알라딘 고수 삐끼들은 세디스트...??? =3=3=3=3=3
여왕님이라고 불러드려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