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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dts] (3disc)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 / 대원DVD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김새가 90%는 잘록한 허리, 풍만한 가슴에 해부를 하면 테니스공만한 동공이 나올법한 눈동자를 가진 미소녀이거나 롱다리에 잘빠진 몸에 형형색색의 헤어칼라를 자랑하는 꽃미남들이 대부분이다.
오토모 가쓰히로의 아키라의 경우는 전통(?)적인 큰눈알 캐릭터의 틀을 벗어나 막 생겨먹은 등장인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리얼한 작화를 보여주는 애니라고 생각된다. 생긴 것도 심각한 것들이 하는 짓도 심각하기 이를데 없고, 더군다나 2시간이라는 런닝타임동안 내내 심각한 상황과 내용이 전개되는 보고 나면 많은 생각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찝찝하기까지 한 애니메이션이 1988년작 `아키라'라고 생각된다.
설정상 3차세계대전 이후 붕괴한 도쿄를 30년의 시간이 흘러 네오도쿄라는 최신식 도시로 탈바꿈되었으나 그안에 사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대립한다. 정치인과 군인이라는 대립구도와 정부와 무정부주의자들의 대립구도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대치상황에서 결국 어떠한 단체도 정점에 서지 못하고 제 2의 붕괴로 인해 도시와 그안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괴멸하면서 끝을 맺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코믹(만화책)에서 보여줬던 인물들의 갈등이나 상황설정 및 이야기의 전개구도가 짜임새있고 빈틈없이 들어간 거의 완벽에 가까운 편인데 비해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2시간이라는 시간적인 족쇄 때문인지 이러한 코믹에서의 장점을 100% 살려내지 못했다는 헛점을 가지고 있다.
그 예로 애니에 나오는 아키라를 신으로 믿고 이를 종교로 삼은 이교도의 교주는 한번 잠깐 비추고 막판 데츠오의 폭주로 인해 별 대사도 없이 다리에서 떨어지면서 자동차에 깔려 죽지만, 코믹에서는 비중있는 역활로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나왔던 애니메이션들을 능가하는 기법과 짜임새있고 정밀한 작화로 인해 스토리상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보고 싶다.(요즘 애니들과 비교는 하지 말자. 1988년 무려 18년전의 애니이다.)
여러차례 보아 왔지만 제대로 자막이 들어간 상태의 애니를 보고 있자면, 작가(오토모 가쓰히로)가 보여주고 싶었던 생각과 메시지가 무엇인지 자막이 없는 원판을 봤을 때와는 틀리게 상당부분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코믹만큼은 못하다는 것이 다시한번 아키라를 감상하고 내린 결론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잘 만들어진 애니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듯 하다.
뱀꼬리: 초반 무정부 주의자들의 데모와 이를 저지하는 경찰집단의 충돌은 이 애니가 만들어진 그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을 벤치마킹을 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위대를 구타하는 경찰.최류탄을 시위대에 직접 발사하는 모습..무작위 체포..집단 구타..그리고 도로를 질주하는 탱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