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이야기 #1

친하게 지내는 선배가 있었다. 같은 남자가 봐도 정말 이쁘장하게 생겼고 선도 고왔다.
아 말로만 듣던 꽃미남이 이런 것이였구나..를 가르쳐 준 선배..
그러나. 이 선배는 곱상한 외모와는 반대되는 아주 상극을 이루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인류가 아닌 견과 종류의 인간이였다. 술이 들어가면 더욱 더 그 증상이 심해진다.
선배는 졸업 후 나와는 방향이 다른 현장쪽으로 취직자리를 구했다. 그의 현장 첫 출근
부터 그는 전설이 되어 버린 것이였다.

곱상한 외모와는 상반되는 개같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건 겪어보지 못하고는 알 수가 없
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선배는 현장에 처음 발을 딛고 거칠기로 소문난 현장인부들과의
부대낌은 피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초전에 박살, 한방에 모든 걸 평정했다.
사건은 이러하다.

출근한 첫날 새벽부터 움직이는 현장은 바쁘기 그지 없었고 새로운 관리직이 오는 이유로
현장에 관련된 모든 인원들이 소집이 되어서 인사가 있었단다.(잡부, 목수, 굴착기기사..
등등등) 곱상한 외모를 본 현장인부들은 선배를 손바닥 위에 놓고 지들맘대로 놀려고 하는
속셈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아무래도 관리직이 만만하면 자제 뒤로 빼서 술값 챙기고 일
할때 농땡이 피우기 좋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건 그들이 가진 철저한 선입견이였다.

현장소장의 주선으로 인사가 끝나고 현장 사무실로 돌아가려는 이 선배의 머리 위로 포
크레인 기사는 겁을 준답시고 선배의 안전모 10Cm정도의 간격으로 포크래인의 끝에 달린
그 무지막지한 삽을 좌우로 휘둘렀다고 한다. 겁을 주고 기선을 제압을 하려고 했던 행동
이였으리라. 하지만 그 포크래인 기사는 단단히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씨익 웃음을 흘리던 선배는 그 길로 현장에 굴러다니는 손에 잘 맞는 짱돌을 들고 포크래인
으로 달려가 그대로 포크래인 기사의 머리를 짱돌로 깨버린 것이다.

일순간 현장에 흐르는 정적.. 비명을 지르는 포크레인 기사 튄 피가 묻었음에도 불구하고 여
전히 미소를 잃지 않는 선배.. 현장소장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 선배의 멱살을 잡고
현장 사무실로 끌고 갔다고 한다. 현장사무실 문을 소리나게 닫은 후 현장소장이 선배에게
던진 말은...

 ` 좋았어.!! 애들은 저렇게 잡는 거야 앞으로도 확실하게 잡아나가야 한다..'

였단다.

그 후 그 현장은 건물이 완성되기까지 자제의 유실도 없었으면서 거칠기로 둘째라면 서러운
현장직원들은 순하디 순한 어린양으로 돌변했다고 한다.

선배 이야기 #2

이번엔 여자선배 이야기이다. 사실 과가 과이다 보니 여자는 극히 드물다.(요즘은 안그렇지만
그래도 90년대 초반에만 해도 과에 여대생은 찾기 힘들었다.)
이 선배 역시 출중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170을 육박하는 키에 완벽한 S라인. 누가 봐도
홀딱 넘어갈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아 역시 미남의 곁에는 용모가 수려한 선배들이 있기 마련
인가.? (쓰고 보니 돌맞을 소리였다..인정한다.)

이 선배도 역시 졸업 후 현장쪽으로 갔다. 당시만 해도 현장에선 여자가 있으면 사고난다고 재
수 없다는 지배적인 시선이 있었다.(웃기고 자빠졌네..) 아마 이런 선입견을 당당히 깨고 현장
에서도 여자도 일할 수 있다를 당당하게 보여 준 선구자적인 인물이였다.

그런데 이 여선배는 출중한 외모와는 다르게 남자가 오래 붙어 있질 못했다. 혼기도 꽉차고 주
위에서 결혼등살에 시달려 여러 남자들과 맞선을 봤지만 이상하게 죄다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였
다. 궁금한 참에 술자리에서 물어 봤다. 선배 남자 없어요.? 참 묘하네...그러자 선배는 재미있
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였다.

괜찮은 남자를 만났단다. 내숭은 체질에 안맞지만 약간의 내숭을 보이면서 어떻게든 잘해볼려고
했다고. 그런데 데이트날 아침에 현장에서 사고가 터졌단다. 열 받은 선배는 습관대로 낮술을
불고 남자를 만났단다. 얼굴이 붉어요 어디 아파요 하는 남자의 걱정에 현장에서의 분이 안풀렸
는지 `아 XX 열받아서 낮술 먹었더니 얼굴에 불받았나 봐요..!!' 라고 지금까지 자기가 쌓아온
내숭의 금자탑을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트려 놓고 그남자와 빠이빠이 했단다.

또 다른 이야기는 이러하다. 두번째로 좋은 남자 만나서 등산을 하면 사이가 좋아진다고 하길래
노는 날 당일치기로 설악산에 등산을 갔단다. 둘이서 가볍게 비선대 코스로 등산을 하면서 선배
는 일부러 힘든 척 숨이 가쁜 척 여러 연기를 했었단다. 마침내 도착한 비선대에서 선배는 큰
실수를 했단다.

(비선대에 있는 휴게실 건물을 보면서) 아~~ 어떤 XX인진 몰라도 공구리치느라 X뺑이 쳤겠다..!!

본능적으로 현장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나와버린 후 수습이 안되었고 조용히 말도 없이 하산해서
그날 이후 연락두절 되었단다.

지금까지 두명의 선배의 무용담(?)이였다. 그러나 이런 선배들과 친하게 지냈던 나또한 순탄치
않은 사회생활을 했었으니 현장직은 거칠고 설계직은 얌전하다는 고정관념을 일순간에 뒤집어
버렸던 적이 몇번은 있었던 기억이 난다. 역시..사람들은 끼리끼리 뭉치나 보다... 왈왈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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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0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날개 2006-03-0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너무 재밌어요..^^
메피님의 무용담도 들려주세요!

Mephistopheles 2006-03-0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도 동족이셨습니까...에이 설마..~~

Mephistopheles 2006-03-06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다쳐요...키득키득..

mong 2006-03-06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paviana 2006-03-0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야기를 시작하셨음 끝을 내셔야지 이게 모에요.
메피님 것도 들려주세요.들려주세요...

Mephistopheles 2006-03-06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음음...님도 혹시 아는 사람들이랍니까..??
파비님// 투 비 콘티뉴...
(참고로 반지의 제왕과 메트릭스는 1년에 한편씩 나왔답니다..아 해리포터도요)

mong 2006-03-0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단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참아야 할것 같은....ㅋㅋ
=3=3=3

하이드 2006-03-0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닉이 왜 하이드일까아아요~~~? ^^:

Mephistopheles 2006-03-0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봇물이..터지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면...믿어주실랑가요...ㅋㅋㅋㅋ
하이드님// 고백할게 있습니다 사실 밑에 페이퍼 유토피아편에 불량리뷰어 솎아내는
인원배치의 수장은 하이드님 생각했습니다. 칼처럼 처리하실 것 같아서요..^^

mong 2006-03-06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전 이제 차카게 살꺼에요 ㅋㄷㅋㄷ

Mephistopheles 2006-03-0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망록 하나 정도는 남겨주시고 차카게 살아주세요~~!!

물만두 2006-03-0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제 친구도 인테리어쪽인데 거칠어서 힘들다고 하더군요. 성격이 맞아야죠.^^

Mephistopheles 2006-03-0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우에..따라선 조폭을 끼고 공사해야 하는 곳도 있답니다..물만두님...

아영엄마 2006-03-0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남인 메피님의 무용담도 들려주세요~ ^^

Mephistopheles 2006-03-06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아영엄마님..미남이라도 당치도 않은...
(책상 밑으로 조신하게 V자 그리고 있습니다.)

비로그인 2006-03-06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폭을 끼고 공사해야 하는 곳도 '

메피스토님
전 저런 곳에서 활약하는 조폭을 알고 있다지요..하.하.하

비로그인 2006-03-06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무서운 선배님들이시군요.. 유유상종이라면 설마 메피스토님도..??
에이.. 설마..^^ ..............설마............?????

Mephistopheles 2006-03-07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앗 혹시 사야님도...
누렁이님/ 왈왈왈..!!!.입니다.

비로그인 2006-03-07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