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생활백서 #4
- 고래고래고래 빽빽..(가끔 게기는 마당쇠 효과음)-
2006년 2월 26일 18시 40분..
마당쇠의 심장은 벌렁벌렁 거리고 식은 땀까지 나고 있다.
어디 그 뿐이랴 가늘게 떨리는 양손과 애써 참아내려고 하는
다리의 후둘거림은 책상속에 숨겨져 있기에 어느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담배불을 붙이고 깊게 니코틴을 들이 마시면서 후회와 자괴감이
뭉개뭉개 피어오른다..
`내가 왜 그랬을까...요놈의 주둥이....'
2006년 2월 26일 18시 10분
왜에에에에엥~~~~
(주: 싸이렌 소리-마당쇠의 핸드폰에 지정되어 있는 마님의 지정벨은 비상상황이다.)
사무실 분위기는 패닉 상태.. 어제 전화 걸은 H모 업체의 팀장은
전화통화를 끝내며 앞으로 절대 변경은 없을 것이라 떠들어 놓고
24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변경 전화를 했다. H모 업체를 쳐들어가
뺀치로 혀를 뽑고 싶은 맘이 간절했으나 신문에 1면도 아닌 구탱이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런 곳에 기사가 나고 싶진 않았다.
패닉상태에서 얼굴에 가로줄이 좍좍 그어진 상태에서 마님의 전화를 받은게 화근이였다.
마 님 : 언제 데리러 올껀데....!!
마님은 운전면허가 없다. 오늘 결국 무리를 해서 처가집에 가버렸고 아침 9시에
모셔다 드리고 사무실에 들어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일이 아직 안끝났다 설명을 드렸지만 마님의 태도는 요지 부동이였다.
마님 : 고놈의 사무실 에이구 아주 징하구만..징해.....!!
순간 돌았나 보다. 마님의 비아냥에 넘어간 나는 전화기에다 대고 게기기 시작한 것이였다.
마당쇠 : 고래고래고래 빽 빽...!! 어쩌구 저쩌구....
가쁜 숨을 몰아 쉬고 반응을 살펴보는 의외로 조용한 것이다..(이게 더 불안하다.)
마님 : (차분하게..) 호호호 그렇단 말이지...이따 봐...응...!!
2006년 2월 26일 19시 00분
조용히 여기에 글을 남기고 있다...
과연 난 살아서 여기에다 흔적을 다시 남길 수 있을까..
잠시 후 차를 몰고 처가집으로 달려가야 한다.. 최대한 이쁘고 귀여운 얼굴을 하고 마님을
맞이해야 한다.
마당쇠 : 여보~~ 내가 좀 늦었지~~~ 허허허.. 얼마나 쟈갸가 보고 싶었는데~~~
씨알이나 먹힐지 두려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