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보약이다. 란 말이 있다고 한다. 좋은 재료로 맛나게 만든 음식을 섭취하면 그게 바로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말. 요즘처럼 쌍곡선 패스트푸드점이 24시간 배달을 하는 시대엔 이 말이 더더욱 와 닿는다. 그만큼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음식 찾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
더불어 고물가 시대에 좀 있어 보이는 재료로 만드는 음식들은 덩달아 가격이 오르시니 나 같은 서민은 그냥 침만 꿀꺽 거릴 뿐. 그나마 마님이 정성들여 차려주는 집밥도 그동안 일이 바쁘다 보니 섭취하기도 힘들기도 했다. 하루하루 만만하다는 중국집과 사무실 앞에 위치한 고기 집에서 갈비탕만 들이키다가 입맛까지 잃어버렸었다.
좀 한가해진 요즘 봄 햇살도 따뜻을 넘어서 뜨뜻하게 내리쬐다 보니 하루하루 약 먹은 장닭마냥 정신도 몽롱하고 온몸이 찌부둥하다. 그리하여 요즘 저녁은 원기회복을 부르짖으며 사무실 사람들과 이런저런 음식을 먹고 다니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전 페이퍼에서 언급했던 개고기는 사용안한 보신탕. 다시 말해 붕어빵에 붕어 안 들었고 국화빵에 국화 안 들었고 빈대떡이 빈대 안 들었다는 사실을 몸소 실천한 음식이다. 일반 뚝배기에 비주얼은 딱 보신탕이지만 고기는 소고기를 쓴단다. 이 집 주인이 꽤나 연구를 하여 소고기 엉덩이 살 부위를 개고기처럼 찰지게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개고기가 아니니 일단 거부감이 없다. 잡냄새 또한 없다. 먹고 나서 보양이 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뭔가 좀 아쉽다. 그리하여 다시 찾은 그 집의 또 다른 메뉴 ‘해물 갈비찜’을 어제 저녁 먹으러 갔다.
제목 그대로 커다란 냄비에 소갈비와 해물을 같이 넣고 매콤한 양념에 재워 자작하게 끓여 먹는 음식이다. 가격은 3인이 먹을 수 있는 양이 삼만 냥에 육박한다지만, 나름 재료는 신선해 보인다. (그런데 사실 콩나물과 감자, 통마늘 등등 각종 야채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자글자글 끓기 시작하는데 서빙 하시는 아주머니가 오셔서 먹는 순서를 알려주신다. 일단 낙지부터 드시고요. 그다음에 야채와 전복(두 마리!) 그리고 갈비를 먹으란다. 이렇게 세 명이 게걸스럽게 먹다보니 땀이 비 오듯 흐른다. 매운 음식을 먹어서 그럴지도 그동안 몸이 축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지만 일단 깨끗하게 비워 먹고 남은 양념에 밥까지 볶아 먹어버렸더니 속은 든든하다. 소화도 시킬 겸 열심히 걸어서 집까지 왔더니 왠지 모르게 몸에서 기운이 조금씩 오르는 느낌이다.
역시 사람은 좋은 것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좀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
뱀꼬리 : 서비스라고 콩국수를 조금씩 주셨는데. 콩국이 거의 크림스프 수준으로 걸쭉. 이런 행사도 오늘 했다지만 가진 못했고..
또 배꼬리 : 더불어 골골거리는 요즘 일상을 아셨는지 알라딘에선 수면제 DVD를 선물로 주셨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