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양화법 : 그것은 공서양속을 낳으며 인권을 침해하는 표현도 감독하는 법률이다. 검열은 미디어 양화위원회에 의해 집행된다. 그 권한은 강제적으로 확대해석 되어 집행에 저항하는 자에게는 무력행사도 허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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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편(번외1편)으로 완결이 된 이 애니메이션은 앞에 말한 미디어 양화법이라는 제법 묵직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다. 그러니까 위정자의 잣대에 따라 특정도서는 읽혀서도 안 되고 만들어져도 안 되는 도서로 분류가 가능하며 격리, 분서까지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악법에 대처해 도서관 연합체가 연맹을 만들게 된다. 일명 도서대라 불리며 무력행사도 서슴지 않은 양화위원회의 폭력과 무력에 맞서기 위해 무장과 대응도 가능한 일종의 무력단체로 발전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알라딘에서 활동하시는 알라디너 중 사서이신 세실님이 책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다. 로 설명 가능하겠다.)
이런 묵직하며 정치적인 주제를 가졌지만 사실 이 애니는 로맨스 물이다. 덜렁대고 왈짜패인 소녀 카사하라가 고등학교 시절 미디어 양화대의 반 강압적인 도서검열로 10년 만에 완결되는 도서로 인해 서점에서 강제 연행되는 위기의 순간에 관동 도서대의 도서사관에 의해 구원을 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꿈 많은 여고생에겐 마음 속 왕자님이 생겼고 그 왕자님이 계실 도서대에 지원하면서 로맨스의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언제나 이런 부류의 이야기가 그렇듯 자기를 갈구고 못 잡아먹어 안달하는 교관 (자기보다 키가 작다.)이 실은 자신이 꿈에 그리던 왕자님 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로맨스를 완성해간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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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양화대의 강압적인 도서검열의 일환으로 카사하라가 읽고 싶어하는 10년만에 완결되는 도서는 검열의 대상으로 서점에서 압수된다. 미디어양화대와의 실랑이 속에 자신은 차라리 도서절도범으로 현행범으로 사법처리되어도 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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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나타난 백마 탄 왕자의 일갈 "나는 관동 도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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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가셨습니다 고딩 카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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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디너들이라면 아실 껍니다. 그토록 원하던 책이 자기 소유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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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그렇게 가지고 싶었냐는 다정한 왕자님의 말씀에 카사하라 결심합니다. 나도 도서대에 들어갈 것이다.
이야기는 질리지도 않고 무난하게 끌고 간다. 그렇지만 강압적인 도서검열이라는 묵직한 배경 또한 카사하라와 도조의 로맨스를 보조해주는 역할로 보기엔 내가 경험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허락하진 않을 것 같다. 얼마 전 어느 출판사의 편집장이 올린 이야기가 떠오른다. 정권이 바뀐 후 강도 높은 도서관련 검열에 의해 전집으로 출간 준비 중이던 책이 결국 만신창이 걸레짝이 돼 버려 출간을 포기하게 되었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보는 교과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도 한숨만 나온다.
도서대의 상징 카모마일 꽃밭에서 이질적인 흉물인 총을 들고 있는 카사하라. 그가 이런 무력을 행사하면서까지 지켜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무엇을 상상하던 그 최악의 보게 될 거란 우스갯소리가 무섭게 현실을 짓누르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 이젠 도서에까지 손을 대며 모든 표현의 자유를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규제하고 강화하는 모습에서 나는 벤자민 버튼처럼 시간을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소유한 도서가 불온도서, 불량도서로 낙인찍혀 강제적인 무력과 공권력을 행사하며 압수하려 한다면 난 순순히 그들의 요구에 응해야 할까. 아니면 이 애니메이션처럼 강력하게 저항해야 할까. 아마도 난 이 애니의 상징처럼 보여주는 카모마일의 꽃말처럼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을 택하고 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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