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들과의 첫 만남의 기억은 아마도 작년 여름의 끝자락쯤 이였을까. 앳된 목소리로 냐옹거리는 것이 전부였는데 다행히 이번 겨울을 무사히 버틴 것 같다.
처음에 봤을 땐 그렇게도 경계하던 녀석들이 어느 집 반 지하 창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실눈을 뜨고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더랬다. 아마도 그 집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이 때맞춰 녀석들의 하루 한 끼를 챙겨주시기 때문일 것이다. 사무실 여직원도 가끔씩 출근 퇴근길에 고양이들이 먹을 만한 음식들을 주곤 했었다. 녀석들도 몇 달째 자기 밥 챙겨주는 사람을 아는지 이젠 제법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음식을 들고 다가가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사람 옆에 바싹 붙어 갸르릉 거린다.
아침 출근길에 마주쳐도 제법 눈도 마주쳐 주며 어 자네 출근하는가? 란 느낌이 들 정도로 실실 눈웃음을 친다. 이렇게 가깝게 접근하여 사진을 찍어도 쳐다만 볼 뿐 도망가거나 자릴 슬쩍 피하지도 않는다.
이런 길냥이들이 그래도 자신의 생존본능보단 주위 사람들의 일종의 관심과 배려로 주택가 골목길에서 나름 안락하게 사람들과 섞여 사는 모습을 보면 짠한 느낌이 든다. 이 땅에 사는 모든 것들이 한정된 수명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이기심에 의해 좌우돼지 않고 편안하게 살다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