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다세대, 다가구(원래 다 단독주택 이였다.)가 모여 살고 있는 내가 사는 동네는 눈이라도 한번 모질게 와서 쌓이기라도 하면 꽤나 골치 아픈 동네가 된다.

등판각도 30도를 자랑 하는 산동네이다 보니, 내려가다 꽈당 이고 올라오다 꽈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하거니와 실행하기도 한다. 나 역시 과거 된통 넘어졌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현장을 목격한 증인에 따르면 무슨 황비홍 무영각 날리는 것 마냥 내 몸이 1미터 이상 붕 떠버렸다고 한다. 물론 그 다음 효과음은 철푸턱이였지만...

그러다 보니 얼마 전처럼 쌓이는 눈이라도 오게 되면 알게 모르게 동네 비상이 걸린다. 눈이 한참 ING로 오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빗자루 들고 쓸기 바쁜 동네 이웃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하며 출근길을 서둘렀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모든 동네사람들이 부지런하다는 확률적 계산이 나오지 않는 관계로 자기 집 앞 눈을 쓸지 않아 결국엔 해 떨어지고 봅슬레이 경기장 마냥 빙판화 되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주택 붐이라고 단독주택 까부수고 원룸 식으로 만든 집 앞에는 어김없이 스케이트장이 되곤 하는데. 주인은 그 집에 살지 않고 반지하부터 꼭대기 층까지 세입자들만 득시글거리니 그 이유가 첫째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집 주인 양반이 엄청 게으를 수도 있겠고... 한번은 언제였던가. 세입자 하나가 아침 출근길에 차를 끌고 나가겠다며 빙판길에서 발악을 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사필귀정이리라. 그러기에 아무리 세입자의 위치라고 하지만 다음날 출근 생각했으면 눈이라도 좀 치웠으면 아침에 그 고생을 하진 않았을 텐데...

자기 집 앞 눈을 안 쓸어 그 눈으로 인해 자빠져 상해를 입었다면 집주인이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례도 있고 법도 있다고 하니, 이젠 깽값 안 물려면 열심히들 쓸어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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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8-01-15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비가 덜 오는 지방에 살다보니, 눈 치워본 지도 참 오래되었습니다. 3년전하고 5년전에 기록적 폭설로 등교시간을 늦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말고는...어릴 때 인천 살 때는 참 펑펑 함박눈이 많이도 왔었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2008-01-15 13: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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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1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자기 집 앞 눈 치우는 게 당연했는데, 요즘은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입니다.
그저 하얀 눈만 보일 뿐... 우리 동네는 이제 다 녹았네요. 눈 녹고 나니 웬 쓰레기가 그리 많은지~쩝!, 오기로 아직도 안 치웠는데 에휴~ 어쩌겠어요. 결국 내 차진데...ㅠㅠ

보석 2008-01-15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는...눈이 거의 안 와서...아직도 눈 오면 신기해요.^^:

무스탕 2008-01-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결혼 초에 서울 대표하는 언덕길을 끼고 살았더랬죠.
정말 겨울에 눈이라도 내린다하면 동네 어르신들 얼마나 부지런을 떨어 주시던지..
저는 늘 그 출근시간에 나서는데 눈이오면 어느새 연탄재 뿌려져 있고 (90년대 중반까지도 서울도 연탄 많이들 땠어요. 특히나 산동네니..) 눈은 한 곁으로 치워져 있어서 다니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파트 9층에 산다는 핑계가 아직까지 나가서 눈 치워본 기억이 몇 번 없네요.. --;

비로그인 2008-01-1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저녁에 개랑 산책하러 가는 길 도중에, 어떤 가게 앞이 눈이 하나도 녹지
않고 천연산 미끄럼틀을 만들고 있더군요. ㅡ.,ㅡ

바람돌이 2008-01-1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아까운 눈을 왜 치운대요. 꽁꽁 얼어붙을때까지 두고 두고 보면서 아껴야지....(이상 올해 눈구경 한 번도 못해본 동네 사람의 한탄입니다. ㅎㅎ)

산사춘 2008-01-1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급격한 경사님이 계셔서 눈이 오면 대량 지각사태가 벌어졌어요.
미끄러워서 올라가지 못하고 줄줄 미끄러져 내려와서요. 심할 땐 줄타고도 올라가고.
그 땐 재밌고 좋았는데... 저 태그 중학교 학생들도 좋아할... (퍽!)

2008-01-16 1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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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8-01-16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XX 중학교 앞 연립주택 아저씨가 이걸 보셔야 할 텐데;;; 빙판길 조심하세요, 메피님. 저는 빙판에서 얼마나 긴장을 하는지, 그런 길 한 번 걸으면 1.엉덩방아를 찧는다. 2. (하도 힘을 주고 걸어서) 집에 오면 다리가 아프다. 둘 중 하나랍니다. -_-

2008-01-16 2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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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9 1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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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6 2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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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7 0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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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7 09: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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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7 0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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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7 0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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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7 0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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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행복 2008-01-18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여긴 눈 무지 많이 오는데 아파트앞은 아파트 관리인이 다 치우고, 큰 길은 시에서 다 치우더라고요. 아파트 주차장도 아파트 관리인이 다 치워주고요. 개인주택은 집 주인이 치우는 모습은 한번도 못 봤는데, 항상 깨끗하게 치워져있어요. 그건 집 주인이 제가 항상 못보는 틈에 치우는건지, 시에서 치우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서 제 신랑은 다른 도시도 눈을 다 치워주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의 소도시에서는 안 치워주더래요. 여기만 치워주나봐요. 규모가 큰 도시여서인가? 으음...

2008-01-18 17: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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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브라운 2008-01-1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책 잘 받았습니다 ^^ 어제 한밤에 집에 들어왔는데 떡하니 자리를 차지한 덩치커단 책 두 권에 깜짝 놀라고 반가왔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Mephistopheles 2008-01-1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 // 전 옛날부터 속이 늙었는지 눈이 그리 좋지 않았어요..특히 녹으면서 지저분해지는 모습이 이율배반적이라고나 할까요.^^
순오기님 // 서울도 마찬가지에요...겨울이라 예전만큼 춥지도 않고..점점 종말로 다가가는 듯하는 환경의 모습은 저런 사소한 것(눈)들로도 충분히 느껴집니다.^^
보석님 // 그게.내릴때 운치는 한순간..부작용은 왠종일..이라는 좀 짜증나는 녀석입니다.^^
무스탕님 // 서울은 이제 눈이 와도 예전만큼 쌓이지도 않고 깨끗해보이지도 않아요...그만큼 골병이 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엘신님 // 혹시 그 가게이름이 "접골원"이나 "정형외과"아니였나요?
바람돌이님 // 으흐...쌓이면 그것만큼 골치아픈 것도 없어요. 전 마님과 결혼 전 데이트할때 영화보고 나와 눈오는걸 알고 그 눈 쌓인 길바닥에서 차에다 스노우체인을 낑낑거리면서 끼웠던 기억이 아직도 나요..^^
산사춘님 // 으흐..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도 그 만만치 않았던 등판각도를 자랑했는데...더군다나 주변에 꽤 큰 재래시장까지 있었다죠...눈 녹으면..아주아주 지X맞은 환경이 되버리곤 했다죠..^^
정아무개님 // 그 눈을 맞으며 "나자바바라"하실려고 그러시죠..???
또 엘신님 // 저기 중부지방보단 강원도쪽이 어떨까요?
네꼬님 // 그래서 제가 눈이라도 많이 오면 등산할때 쓰는 아이젠을 끼고 오르고 내리고 했어요. 남들 다 벌벌 기는데 혼자서 마구 달려봐요..그거 생각보다 통쾌합니다.^^
미즈행복님 // 그 나라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집주인의 성향때문에 쓸고 안쓸고로 갈린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