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오기님의 페이퍼 "태그 주제가 예쁜 우리말로 되는 게 내 로망이야!"라는 페이퍼가 올라온 후 바로 위를 차지하는 페이퍼는 순오기님의 페이퍼를 심히 뻘쭘하게 만들 수도 있는 "징크스"라는 마을지기님의 태그공지 페이퍼였다.
 
난감하다.

남들 흔히들 가지고 있는 징크스는 나에겐 없다. 그렇다고 내가 조자룡 쌍창 휘두르는 용맹함 따위나 주사위 이미 던져버렸어 라며 운명을 개척해나간 카이사르 같은 결단력 따위가 존재하는 강력한 인간형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자아의 강인함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일수도 있는 개념인 이래도 흥, 저래도 흥 같은 어찌 보면 심히 무사태평 안일한 사고방식 때문일지도 모른다. (낙천적은 성격이 결코 아닌데 말이다.) 다시 말해 그때그때 다른 징크스 상황 때문에 아예 이런 쪽 사항에 대해 내깔겨뒀다라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면, 아침 출근길에 온몸에서 빛이 나는 절세미녀를 봤다고 그날 종일 운수가 언제나 끝발나는 하루였냐면 그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고의 차이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언제나 돌변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알아도 이미 예전에 알아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30이 넘어가는 시점에 로망은 내 속에서 꿈틀꿈틀 살아 숨쉬는 걸 느끼면서도 인생 곁가지 같이 생각하면 엄청 신경써야할 징크스의 징조들을 열심히도 가지치기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렇게 몇 개의 문단과 단어들로 장황하게 표현할 필요도 없다.

"그런 거 신경 쓰는 거 귀찮아!"

이렇게 한 줄로 써버리면 그만인 것이겠지만, 그래도 알라딘에서 주최한 회심의 이벤트에 열심히 일수도장을 찍는 유저의 입장으로써 성의정도는 보여야 하기에 장황하게 늘어놓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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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1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별 생각나는 징크스가 없는 사건 ㅋ

비로그인 2007-12-14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출할 때, 왠지 가기 싫다거나 기분이 다운되거나 하면 -
반드시 그 날 안좋은 일이 생기거나 즐겁지 못한 날이 되어 돌아옵니다.ㅡ.,ㅡ
그냥, 예감이 발동한 것 같은데.

그리고 흰 옷을 입으면 꼭 음식이나 볼펜같은 것을 잘 묻히게 되는.
평소 다른 옷 입을 때는 그렇게 조심스러우면서, 흰 옷 입을 때 더 덤벙대다니.(긁적)

보석 2007-12-1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거 신경 쓰기 귀찮아!"에 올인합니다. 그거 아니라도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요.;

춤추는인생. 2007-12-14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침에 머리를 안감으면 학교에 가서 무슨 문제가 발생하곤 했답니다.. 지각하는 일이 있더라도 머리만은 꼭 감고 등교했다는. 혹시모르지만 지금도 그게 그럴까봐. 머리를안감으면 불안해져요 ㅎㅎ

조선인 2007-12-1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징크스는 신발 산 다음날 비온다는 거. 새신발을 자랑하고 싶은데 말이죠. 흑흑.

다락방 2007-12-1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대신 성의를 보여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훗 :)

순오기 2007-12-1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나도 징크스 같은 거 읎슈!
내일은 태그 주제가 예쁜 우리말로 올라올거라 믿어유~~~~^^

토트 2007-12-14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맞아요. 그런거 신경쓰기 귀찮죠.
그래서 저도 징크스가 없어요. ^^;;

Mephistopheles 2007-12-15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 시간이 무려 토요일 일요일까지 존재하기에 찬찬히 생각하면 나올껍니다.^^
엘신님 // 그게 다 지구인의 습성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과정인거 다압니다..ㅋㅋ
보석님 // 그러니까요 징크스는 신경을 썼을 때 발생하는게 아닐까요 그냥 흘려버리면 징크스꺼리도 안나올텐데말입니다.
춤추는인생님 // 어쩐지 사진에서 보여지는 길고 윤기있는 생머리의 비결이 징크스와 깊은 관계가 있었군요..ㅋㅋ
조선인님 // 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신신고 바닥에 고인물 자박자박 튀기면서 다니셨을 조선인님 같습니다.^^
다락방님 // 어허..그러지 마시고 남길껀 남기세욧..(나는야 바람잡이)
순오기님 // 내일이 아니라 아마도 월요일날 새로운 태그가 올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토트님 // 그니까요. 이것저것 징크스 걱정하며 행동하면 무지 귀찮아지잖아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