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과 함께 아카리의 전학으로 이별을 경험한 타카키...
리틀 로망스라고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이들의 풋풋한 사랑은 편지로 이어진다. 곧이어 타카키의 이어진 전학은 지금까지의 거리감보다도 몇 배나 멀어지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전학 며칠 전 작심을 하고 아카리를 찾아가는 타카키의 무모한 여정이 시작된다. 타카키의 여정은 결국 폭설이라는 장애를 맞이해 약속된 시간보다 무려 4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그 좁은 대합실 작은 난로앞에서 기다려주는 아카키와 해후하게 된다. 수줍은 첫 키스와 하룻밤을 꼬박 지샌 그들은 또 다른 이별을 맞이한다.
신카이 마코토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신작 역시 남녀간의 이별과 사랑의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별의 목소리”에서 측정조차 불가능한 공간을 사이에 두고 초장거리 통신을 하는 두 남녀의 애절한 모습과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처럼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는 친구들의 모습보다는 분명 가까운 거리를 사이에 두고 이별하는 주인공들이지만 전작에 비해 감성적인 포인트는 몇 배나 진해진 느낌이다.
지나치게 감성적인 영화를 보고 나면 단맛이 강한 사탕 같은 느낌이 종종 들곤 한다. 단맛이 강한 만큼 다른 미각은 얼얼해지고 남겨진 그 끝 맛에 떨떠름한 표정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가급적이면 다시 입에 가져갈 엄두가 나지 않는 그런 느낌.
이 애니 역시 다분히 그런면에 의존하고 있다. 복잡한 이야기 구성과 격렬한 움직임은 배제되어 있으며, 의미 있는 대사와 풍경 하나하나는 계속해서 곱씹게 만들어준다. 단지 지나친 단맛임에도 불구하고 그 맛이 너무 강하기에 거부하는 반응까지 무력하게 만들어버린다.
1/3로 단단히 중독되었으니, 자연스럽게 나머지를 찾아 맛보게 될 듯싶다.
뱀꼬리1:
세상의 모든 움직이는 사물의 속도를 측정해보면.....
굉음을 내며 마하의 벽을 넘어가는 전투기가 있을 것이고, 그와 반대로 느리게 기어가는 애벌레도 존재할 것이다. 조금 더 범위를 확대해 보자. 능동적인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사물들에 대하여 속도를 측정해 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물체에 대해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자면 눈이나 비가 내리는 속도, 꽃잎이 떨어지는 속도 혹은 강이 얼어붙는 속도 혹은 녹는 속도.. 측정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사항 역시 속도를 측정해 보면 재미있어 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속도 그리고 이별하는 속도까지...
뱀꼬리2:
총 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신카이 마코토의 이번 작품 중 1화 “櫻花草(벚꽃초)”를 인터넷 공개 편을 보게 되었다. 예고편이라는 의미보다는 중독성 강한 맏배기를 보게 되버린 것이다. 여지없이 걸려들었고 에피소드 1화 마지막에 나온 2화, 3화의 간단한 요약 또한 감질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