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분명 빨간날임에도 불구하고 특근수당 전무한 출근도장 찍고 일해
주시고 저녁 6시쯤 되니 다들 술이 땡겼나 보다. 7시 반까지만 일을 하고
가볍게 한 잔 하고 집으로 가자고 의기투합하여 (물론 XX님이야 6시 땡 칼퇴근)
최근에 사무실 부근에서 발굴한 꽤 맛깔난 음식점으로 향했다.

강릉집이라는 체인점 형식의 식당이였고 주력 메뉴는 "우럭회무침"
코스로 나온다고 볼 수 있는데 들깨를 잔뜩 넣은 미역국을 시작으로 메인
디쉬인 우럭+야채 회무침을 날치알과 양념장이 올려진 깻잎에 싸먹는 맛이
제법인 곳이다. 메인디쉬 다 비워갈 때쯤엔 다시마로 반죽한 조금은 끈적
끈적한 국수무침과 우럭뼈로 만든 개운한 메운탕으로 코스를 끝마친다.

주종은 소주였고 실장님과 메피스토만 연신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순식
간에 3병을 비웠다. 살짝 취기가 돌 때쯤 우연스러운 것인지 계획적인 것
인지 살짜기 사무실 모 인물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왔다. 취기를 빌려서
였을까. "왜 자꾸 사무실에서 책상 위에 맨발로 다리 올리고, 휘파람 부냐고
아주 귀와 눈에 거슬려~!"란 메피스토의 흔히 말하는 뒷담화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얼마 전 신입사원의 등장으로 인해 막내딱지를 벗어난 J가 깔깔깔
웃기 시작한다. 자신 역시도 몹시 거슬렸는데 나이가 많으시고 경력도 많으
셔서 차마 표현은 못했다는 것...실장님은 앞에 놓은 소주를 털어 넣으시면서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고쳐지지 않더라.."라는 고백까지 나와버린 상황.

내 자신의 지랄맞은 성격 때문에 눈에 거슬렸다는 판단으로 입밖에 내지 않았던
내용이 결국은 공공의 불쾌거리였다는 사실에 다소 안심이 되는 순간이며, 사람들
생각하는게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까지 들었을 정도.

하지막 막판 원펀치는 입사한지 석달 된 막내에게서 터져 나왔다.

이주일 전쯤 지금 하는 급박한 프로젝트 건으로 실장님과 나는 인상 구기고
발주처에 협의를 하러 간 적이 있었다. 언젠가 페이퍼에 언급했던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그 시간엔 사무실에 소장마마도 안계셨고 서열 상 위치 상
XX님이 우두머리인 상황이였다고 한다.

아직 일을 잘 모르는 막내는 도면 작업을 하는 와중에 궁금한 사항이 발생하였고
이를 아무생각없이 모모님께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질문하나로 평소
전화 한 번 받으면 평균 30분의 수다를 떠시는 퀵엔 롱 마우스의 마수에 걸려
들었다는 것. 이것으로 끝난다면 모를까. 고루한 노인네들이 표현 잘하는 "넌
몇살인데 아직 이런 것도 몰라..?"부터 "경력이 몇 년이야?" 까지 그동안 실장님
과 메피스토의 그늘(?)에 눌린 원래 기질을 막내에게 있는 그대로 퍼부었다는 것..

협의 갔던 두사람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고 J는 그때 현장에 있었기에 고개를 끄떡
거리며 그때 상황을 회상하는 듯 했다. 결국 막내는 그 설움에 화장실에 들어가
혼자서 훌쩍거렸다고 한다. 자기 자신이 너무 못나 보였다는 이유 때문에....

이쯤에서 실장님과 메피스토 한 병 더 시킨 소주를 일시불로 마시는 기염을 토한다.
알게 모르게 보였던 모모님의 그 나잇살과 경력살로 밀어 붙일려는 언행 하나하나가
점점 지나치다 싶었는데 마치 막내를 통해 워밍업을 했다는 판단까지 들게 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분명 이분이 입사한 이유는 다분히 소장마마와의 친분
때문이였다. 설계를 하다 감리로 빠진 후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동안 일을
안하고 놀았다는 사연과 컴퓨터 설계나 배워보자고 무급으로 밥값만 받고 출근하시
던 양반이 갑자기 정식직원이 되버렸고 가격대 성능비는 지나치리만큼 형편없는
현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까지 떠올랐다. 그리고 이젠 조금 익숙해졌다 싶으니
직원들 위에 군림하고 싶은 기질까지 보이는 모습....( 약간은 오버스럽게 추측해
버린다.) 소장마마의 증언에 따르면 고집의 정도를 넘어선 상당한 곤조가 있는 양반
이며 그나마 나이가 좀 들어서 그 기질이 약간 누그러졌다고 한다. 약간....

이 사무실에서도 참았던 말 몇마디로 3명을 실직자로 만든 전과를 4범으로 만들고
싶진 않은데 왜 자꾸 나에게 4번째 별을 달게 부추키는지 모르겠다.

난 조용히 살고 싶단 말이다.

뱀꼬리 : 어느 때인가부터 이곳에서의 생활이 특정인물에게 노출되는게 아닌가 싶다.
그러던지 말던지다..내가 주절거린 이 악담스런 페이퍼에는 추호의 거짓말도 없다.
내용을 보고 불쾌하여 하루종일 조용하다면 그것만으로 이 페이퍼는 성과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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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6-0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뱀꼬리 보고 잠시 망설이다 씁니다.
"거기 숨어서 이 글 보시는 분, 반성하세요."
그치만 반성은 아무나 하나요, 그쵸, 메피님? 반성할 그릇이라도 되어야 하죠... ^^;

chika 2007-06-07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만 하고 갈꺼야, 하면서 추천을 클릭했는데... 이넘의 해적때문에 댓글을;;;;;

해적오리 2007-06-0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언니 반성할 일 있수? ^^ 도둑이 제 발 저린건가? ㅋㅋㅋ...

춤추는인생. 2007-06-08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의의 수호자 메피님.
단체로 그분 잡으러 간다고 하면 이페이퍼를 몰래 몰래 읽으시는 그분께서는 내일부터 안나오실 조짐도 보이겠군요 ㅎㅎ 일석 이조 아니 삼조는 되겠는데요?ㅎ(흑 이거 보시고 그분이 저 테러하시면 어쩌죠;;)


마태우스 2007-06-08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직장엔 님같은 분이 한분씩 있었음 좋겠어요. 근데...저 자르심 안되요!

마태우스 2007-06-08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소주 잘드시나봐요 언제 함 붙어보죠...^

네꼬 2007-06-0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리고 오세요. 제가 물어드릴게요.

비로그인 2007-06-0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네...메차장님,
내 이상형 ㅋㅋ
3=3=3=3=3=3

향기로운 2007-06-0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인기가 많으셔요^^*

Mephistopheles 2007-06-10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거론 피하신다고 속삭이신 분 // 예 저도 여간해선 실명 안쓰고 이니셜 혹은 암호화(?)로 대체합니디만...워낙에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생각보단 바닥이 좁다보니...어느정도의 노출은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해적님 // 말씀대로 반성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에요...반성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행위인데....사람들.... 인정은 해도 뉘우치는 건 어렵다고 봅니다..^^
치카님// 뭔가 심하게 찔리는....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겁니까..?? ㅋㅋ
또 해적님 // 음....조사하면 다 나올텐데...한번 취조해볼까요..ㅋㅋ
춤추는 인생님 // 하핫....전 정의하고는 좀 거리가 멀어요..그냥 까칠하다 보니 눈에 거슬리는 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속에다 품는 거라죠..^^
마태우스님 // 아...별로 추천해드리고 싶진 않습니다...어찌되었던 저같은 사람은 특정인물들에게는 "독"으로 간주될수도 있으니까요..^^
또 마태우스님 // 윽...꼭 바쁠때만.......시간 꼭 내보도록 할께요.(저보다 마태님이 바쁘신 거 아시죠..? ^^)
네꼬님 // 어라....할퀴셔야죠.....무는 것 보단 할퀴는게 더 치명적입니다..네꼬님은..^^
체셔님 // 푸핫.....미중년의 여파가 아직도 존재하는군요...ㅋㅋ
향기로운님 // 인기와 저는 별로 상관없는 단어인걸요 향기로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