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를 24개의 편수로 쪼개어 만드는 드라마가 있다.
그래서 드라마 제목도 "24"라고 한다. 내용은 꽤 심각한 편이다. 911테러 이후 자국내에 테러위협을 방지하고자 만들어진 기구 "CTU"라는 조직체계에 속해있는 인물들이 자국내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기둥 줄거리 되겠다. 그러나 그 해결 방법이 상당히 과격하면서 심각하다.
911테러 이후 아랍사람들은 드라마에서 90%이상 테러리스트로 묘사가 되었으며 이 드라마의 걸출한 주인공 "잭 바우어"는 테러진압이라는 목적아래 어찌보면 테러리스트보다도 살벌한 폭력을 선사해주니 말이다.
팍스 아메라카적이라고는 표현하고 싶지 않다. 물론 현재 시즌 5까지의 상황으로 봐서 언제나 결말에는 테러의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끝맺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피해는 지나치게 심각하니까.
생화학 무기 유출부터 시작해서 핵발전소에서의 방사능 누출까지......에어포스 원의 격추...조직내의 배신과 음모....그리고 백안관 쪼다대통령의 뻘짓...생각만해도 섬찟하고 살벌한 분위기를 직,간접적으로 묘사해주고 있으나까 말이다.
거기다가 주인공 "잭 바우어"의 모습에서는 멋 혹은 카리스마 라기 보다는 오히려 동정을 불러일으키게 해준다.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여태까지 영화 드라마로 봐왔던 캐릭터 중에 가장 무지비하면서도
체력최고인 캐릭터..(아마 터미네이터를 소대로 보내도 죄다 박살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
테러진압이라는 목적 아래 자신의 아내를 잃었고 하나뿐인 친딸과도 의절한 상태...그리고 어제까지만 해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눈 동료들은 하나같이 다음날 사살되고 실종되는 현실...믿었던 동료의 배신도 수십번...테러진압으로 국가를 위기에서 구했다고는 하지만 정치적인 모략으로 암살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생화확 무기의 폭발을 막기 위해 친한 동료의 손목을 도끼로 자르질 않나...대통령의 죽음으로 직위 승계된 쪼대스런 부통령의 미움을 듬뿍 받아 죽음 직전까지 가게 되고....
사람이 겪어야 할 최대치의 스트레스란 스트레스는 시즌을 거듭할때마다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아버리는 불쌍 그 자체인 캐릭터이다.
그뿐인가...그의 손에 죽어나간 테러리스트를 비롯 여러 인간들은 시즌 5까지 200명에 육박할 정도... 이러니 살인마 잭이라고 불리우는 농담도 그냥 웃어넘길 수는 없게 된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잭의 뇌구조" 마냥 웃기에는 빈칸에 채워진 글씨들은 죄다 심각하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잭 바우어라는 주인공의 인생무정과 동정심만이 나날히 증폭되어져버렸다.
"이봐요 잭... 뭐든지 적당한게 좋지 않겠어요...당신이 평안하게 사는 방법은 CTU쪽으로는 오줌도 싸지 말아야 한다니까요.. 그리고 손에 피를 묻힌 자...그 삶 또한 평탄하지 않다고 하잖아요...작작 좀 죽여요..!!"
시즌 5 마지막.. 중국측에 납치되어 대양을 누비는 컨테이너선에 갇혀버린 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뱀꼬리1 : CSIDAY때는 그나마 봤었던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에피소드마다의 연관성이 없다보니 체력의 소비가 덜했는데....24의 경우는 한편도 못놓치게 하는 극의 구성때문에 엄청난 피로가 쌓여 버렸다는...24개의 편수중 12편을 봐버렸으니...헉헉...
뱀꼬리2 : 내 성격은 광속처럼 급하다..!! 라는 분은 절대..시청금지...한편보고 다음편 어찌 될지 궁금하기에
결국 24편 후다닥 보고 나선 남는 건 눈밑의 다크써클과 엄청난 체력고갈..그리고 환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