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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빠빠 - 어린 딸을 가슴에 묻은 한 아버지의 기록
저우궈핑 지음, 문현선 옮김 / 아고라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아빠 빠빠’
이 책은 저에게 또 하나의 어려운 책이 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한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사랑에 대한 것인데, 제가 이 책을 읽으려고 했던 이유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부성父性’을 주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쉽지 않은 것이 읽고 나면 저의 머리에 떠오른 감정이 ‘부성’이라는 주제보다는 주의 사건에 대한 해석만 있고 동감同感이 잘 일지 않았습니다. 이는 책의 내용이 적절하지 못했기 보다는 저의 경험이 아버지로서의 잔정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의 첫 번째 떠오르는 느낌은 자녀가 아픈 상황 - 이 책의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렀지만 - 부모에게 주는 영향입니다. 우리나라의 특수하다고 할 만한 문화 때문에 가족 중에 장애인을 비롯하여 아픈 사람이 부끄럽게 여깁니다. 뿐만 아니라 부모로서 죄책감을 갖기도 합니다. 아마 다른 나라 사람도 같으리라 보지만 저의 견해로는 한국은 더욱 심하게 죄책감을 갖습니다. 특히 아이의 질병에서는.
죄책감에 지치다 보면 잘못을 남의 탓을 돌리기도 하는데 (투사 projection), 과도하면 사회 병리 현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뉴뉴의 질병이 어머니가 임신 때에 X-ray를 찍어서 발생했을까요. 그리고 X-ray를 찍게 된 일련의 과정, 즉 사촌 여동생이 감기를 옮긴 것, 아내와 싸운 것, 응급실에 가게 된 것, 그리고 X-ray를 찍게 된 과정 과정에 뉴뉴의 질병에 책임이 있는 것일까요.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하면 군대 복무 당시 부대장님에게 뇌성 마비 자녀를 두었는데, 이 분은 아이가 질병을 갖게 된 이유는 어렸을 때 아팠을 때 의사가 적절하게 처치를 못 했고 확신을 갖고 있었고, 비행기 여행 중 만난 70세 어느 할아버지의 40세 딸이 지능저하가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당신의 딸이 지능저하가 된 이유를 분만 당시의 의사의 잘못이 그 이유라고 믿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 믿음이 틀렸다는 증명할 수 없고 개연성도 있지만 언급된 사실과 비교하면 그 믿음은 믿은 자체였습니다.
뉴뉴가 미간을 찡그리는 것을 무엇을 표현한다고 생각했고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화를 내고 있는 거야.’ 아버지는 생각했지만 이는 아버지의 생각입니다. 세상에 불공평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는가? 가난한 나라에 태어난 것이 불공평이며 가난한 부모를 만난 것이 불공평이며 총명하게 태어나지 않은 것이 불공평이다. 질병을 갖고 태어난 것 역시 불공평이다. 제가 평등(공평)을 언급하여 기계적 평등의 의미를 언급하니 한 분은 기회의 균등을 이야기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뉴뉴에게 기회의 평등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아버지로서의 감정에 대한 기술이 할애되었습니다. 세상의 불공평이나 X ray가 질병을 유발했느냐, 수술을 하느냐 마느냐 이 책 사소한 부분입니다. 핵심은 수술에 대한 결정에서 조차 ‘그 결과 둘 다 잃었다. 분명 현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부모된 자가 그 상황에서 보일 수 있는 유일한 태도임을 알아주기를.’
책을 읽으면서도 그리고 이 서평을 쓰면서도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가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은 다른 느낌을 갖겠지만... 제가 경험 것의 제한점을 알지만... 무엇인가 나의 감정을 흔들기는 부족한 듯.
잡담 1 ; 학생 때 옛 가요 이야기가 나왔고, 버들피리의 ‘눈이 큰 아이’를 이야기 하던 중 제가 ‘그거 선천성 녹내장(congenital glaucoma) 아니야.’라고 했다가 눈총 받은 적이 있었다는...
잡담 2 ; 제목이 생각나지 않지만 영화에서 나쁜(?) 사람이 한 어머니에게 그녀의 두 아이 중 처형할 한 아이를 선택하라는 강요한 영화가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