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70117

 

양자 101가지 질문과 답변

 

p208 우리 주변의 세계에서 정적인 것은 없는 것 같다. 구름도 흘러가고, 나뭇잎도 흔들리고, 우리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다닌다. 기원전 5세기에 에우리피데스가 지적했듯이, “모든 것이 변한다. All is change.” 그런 주장을 부정하기 어렵다.

 

p208 그러나 모든 변화에서 어떤 것은 실제로 일정하게 유지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보존량 conserved quantity이다. 오늘날 우리는 거시세계( 고전적 세계)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은 양자 세계에서도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p209 ... 보존 법칙이 가장 낮은 수준의 시공간에서도 성립하고, 모든 규모에서 그런 법칙이 (우주에서 어떤 것이 완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하다고 믿는다.

 

어떤 것은 변하고 어떤 것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을 플라톤-노자주의라 (나는) 칭하고, 변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을 디오게네스-양주주의라 칭한다.

 

나의 관심은 어떻게 변하는가?’ 또는 왜 변하지 않았는가?’에도 있지만, 사실 더 많은 관심은 무엇이 변하는 것이고, 무엇이 변하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다. 이 중심된 관심은 (내가 선호하는 것이 변하지 않는 것에 있음에도,) 나를 회색인에 머물게 하는 이유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1-17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익숙한 것을 선호해서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익숙한 것에 집중하면, 변화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 성격, 취향도 외부 요인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합니다.

마립간 2017-01-17 12:20   좋아요 2 | URL
익숙한 것을 선호해서 변화를 두려하는 사람들이 보수주의 가치관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현 세상은 보다 나은 세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예전에 진보가 보수보다 도덕적 우월하다고 생각했는데,

수평적 변화도 많고, 개악의 사례도 많아 세상이 진보하는지 자체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한 변하지 않는 것을 변할 것으로 오판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더군요.

어째든 제 자신에 관해서는 성찰하려 합니다.

qualia 2017-01-17 14:25   좋아요 1 | URL
나이 들면 (무엇보다도 먼저) 뇌가 퇴화하죠. 즉 뇌가 딱딱하게 굳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모든 인지 능력, 분석력, 추리력, 융통성, 유연성, 창의성, 수용 능력, 탄력적 대응 능력, 등등이 필연적으로 감퇴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나이 들어서도 뇌의 가소성(plasticity)만큼은 웬만하면 사라지지 않죠. 그러나 그것도 젊을 때보다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이런 점들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활발한 운동성이 둔한 고착성으로 점점 변해간다는 것입니다. 물리적인 세포, 장기, 수족, 몸 수준에서는 물론이고 뇌-몸-환경을 이어주는 감각적 수준에서도, 뇌 안의 정신 세계 수준에서도 고속 운동, 원거리 운동, 다층적 운동, 다방향성 운동이 대폭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점점 물리적/공간적으로 행동 범위가 축소되고, 마음·의식·정신 세계의 범위도 대폭 축소된다는 것이죠. 이걸 정치적 용어로 번안하면 진보성 혹은 진보주의가 약화되는 대신 보수성 혹은 보수주의가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 용어로 번안하면 융통성, 유연성, 창의성, 수용 능력, 탄력적 대응 능력 따위를 발휘하지 못하고 고정관념, 고집불통, 편견, 아집 따위에 점점 깊게 빠져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요컨대 운동성이 감소하고 고착성이 강화된다는 것은 결국은 외부세계와의 부딪힘, 타인들과의 능동적 교류/대화가 줄어든다는 것과 같다는 얘깁니다. 결국 자기만의 세계, 혼자만의 사고방식에 갇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략 50~60대 이상 세대의 커다란 약점이자 단점이겠죠.

위와 같은 변화 양상은 생물학적 유기체인 우리 모두가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 봅니다. 즉 나이가 들면 보수화돼 간다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일종의 자연법칙 같다는 얘깁니다. 흔히들 (보수주의를 미화하기 위해) 나이 들면 지혜가 깊어진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지혜와 보수주의는 얼마든지 양립가능한 것이죠. 즉 지혜가 깊다고 해서 수구에 가까운 보수주의자가 안 되리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죠. 요컨대 지혜라는 속성은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라는 이원론과는 그닥 필연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보수주의자의 나쁜 속성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나이 들면 뇌가 딱딱하게 굳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지독한 고정관념, 고집불통, 편견, 아집 따위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요? 노화를 내 의지만으로는 결코 되돌릴 수 없듯이, 퇴화돼가는 뇌에서 기원하는 저런 나쁜 심적 속성들도 내 의지만으로는 (그러니까 인격적 수양의 방법만으로는) 다스릴 수 없는 것일까요?

또한 좋은 보수주의자와 나쁜 보수주의자가 각각 따로 있는 것일까요?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좋은 보수주의자가 될 수 있을까요?

cyrus 2017-01-17 16:01   좋아요 0 | URL
To. qualia님 // qualia님의 댓글을 보면서 보수, 진보주의자도 나이가 들면 고정관념,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뇌의 고착성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좋은 보수주의자라... 사실 제 성격은 보수 성향인데, 그렇다고 변화를 기피하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변화를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보수주의자는 일단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의견과 상대방의 의견을 꼼꼼하게 비교해서 장단점이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상대방의 의견이 잘못됐으면 지적하고, 내 의견이 잘못됐으면 순순히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마립간 2017-01-18 07:38   좋아요 0 | URL
cyrus 님, qualia 님.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사용되는 보수, 진보는 용어는 세계적으로, 역사적으로 사용되는 의미와 차이가 많다고 생각되는데, 현실적인 상황을 무시할 수도 없죠. 저는 2003년 알라딘 서재 활동을 하면서 죽, 보수 성향인 것을 밝혔습니다.

윤리적(논리적)으로 (유교적 전통을 제외하고라도) 장유유서의 가치 판단을 어떻게 판단할지 고민이고, 현실을 고려한 행동의 선택, 그리고 권력을 가진 노년, 장년층에 대한 행동의 선택 ... ; 저는 사후적으로만 판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