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60926

 

틀리지 않는 법 - 수학적 사고의 힘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p6 친구는 강남역 사건을 화제로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했고, 아주 오랜 대화 끝에 남자친구가 자신이 부족한 점을 깨달았다며 사과를 했다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듣고는 와, 보기 드물게 훌륭한 남자라며 당연하게 칭찬하려다 멈칫했습니다. 잠깐만.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 훌륭한 남자가 된다. 그런데 괴로운 상태에서 인내를 갖고 설명한 내 친구는? 이상하게 억울했습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그 남자친구를 칭찬해줬을 것이다. 설명한 그 여성 친구는? 그녀에게도 칭찬했을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 남자친구를 칭찬하면 여자친구는 칭찬받지 못하거나 아니며 깍아 내리낸다는 느낌을 받게 되나?

 

간단한 에피소드를 보자. ; 아빠가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가 구구단을 외운 것에 대해 칭찬을 했다. 옆에 있던 엄마가 아빠에게 묻는다. “나도 구구단을 외는데, 왜 나에게는 칭찬을 안 해?”

 

아빠가 아이를 칭찬하는 것의 비교 대상은 구구단을 외기 전의 딸이거나 동급생들과 비교하여 구구단을 외운 아이, 또는 구구단을 외기 위해 딸아이가 노력했다는 사실에 대한 칭찬이다. 내가 지어난 에피소드의 해석에 동의한다면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남자친구에 대한 칭찬은 설명한 여자친구나 다른 여성이 아니라 설명을 들었음에도 깨닫지 못한 다른 남성들과의 비교라는 것을 알 것이다.

 

나는 알라디너 S 님에게 페미니즘의 개념들를 추천했는데, 비교적 고른 깊이 글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페미니즘의 개념들에서 여성의 군입대를 주제로 삼지 않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제로 삼았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개념들p239 해외에서는 여성 양심적 병우거부자도 존재하는데 여성이 징병되는 국가인 이스라엘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들은 군사 문화 자체가 성별화된 사고 체계이며 이를 통해 성 평등을 이루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여성이 징병된다고 해도 군대 내에서 성역할이 나뉘어지는 등의 성차별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군에 들어가면서도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조되며 여성으로서 위치지움은 여전하게 되어 평등한 시민권 확보의 실패를 가져온다는 분석도 있다.

 

여성의 군입대가 군대 내의 성역할이 나뉘어 양성 평등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서술한 부분이다. ‘여성의 (사병) 군입대가 완벽한 양성 평등을 가져왔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여성의 군입대를 양성 평등의 입장에서 소용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우습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p77 남녀동수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남녀동수법이 완벽한 양성 평등을 가져왔나? 만약 답이 아니라고 하고 여성의 군입대의 논리를 적용하면 남녀 동수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여성의 군입대가 양성 평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를 판단하려면, 여성 군입대 전의 양성 평등 지수와 여성의 군입대 실시 이후의 양성 지수를 비교하거나 아니면 여성 군입대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비교해야 한다.

 

내가 알고 있기로 여성의 사병 의무 복무를 실시하는 나라는 이스라엘 밖에 없고, ‘유대교라는 혼란변수 confounding factor까지 고려한다면 (우등 비교이든 열등 비교이든) 통계적 의의를 산출하기는 어렵다.

 

연구 결과가 어찌 나왔던 간에 연구 결과의 제시 없이 작위적인 결론은 페미니즘전체의 주장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페미니즘의 개념들p237 한국에서 여성은 병역의 의무·권리가 없기 때문에 법제조하에서 병역을 거부할 수 없다. (여성이 간부로 군입대할 수 있다. 권리가 없다는 말은 사병으로 갈 수 없다는 말이다.) ...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징병제와 군대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양심적 병역거부에 동참했다. 성원권 획득으로서의 군대, 병역 기치파와 거부의 차이에 대한 생각의 전환, 남성중심의 안보논리, 병역거부운동이 가지는 남성성에 대한 비판, 성소수자와 군대와의 관계 등은 모두 페미니즘적 성찰의 영향이며 병역거부가 반전 평화와 인권의 관점에서만 논의되는 것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페미니즘이 군사제도와 잘 어울리지 않다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인간 사회에서 군사 제도가 없는 것이 이상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댓글(8)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6-09-2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의 페미니즘 관련 글이면 여지없이 등장하는 알라디너 S입니다, 안녕하세요 ㅎㅎㅎㅎ

6페이지에 있는 칭찬 대목에서는 마립간님이 저자의 관점을 살짝 오해하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당연한 것을 알아줬다고 칭찬해야 되다니, 도대체 이런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되 있지 않은 이 세상은 뭐지?˝ 하는 느낌으로 억울해하는 것 같거든요.

말씀하신 아이의 구구단 칭찬에 빗대어 설명해보면, 저자의 기분은 이런 느낌일겁니다. 중학교 2학년 아이가 아빠에게 구구단을 외우고 칭찬해달라고 합니다. 아빠는 기쁜 마음으로 칭찬해주려 하다가 깨닫습니다. 와, 근데 우리 때는 중학생이 구구단 하는건 당연한거였는데, 이걸 칭찬해줘야 하다니. 중학생들의 9할이 구구단을 못 외우는 이 세상은 뭐지?

저자가 칭찬해 주려했던 남자가 다른 대다수의 남자보다 깨어 있기 때문에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마립간님의 관점이 틀렸다는게 아닙니다. 저도 칭찬할 수 있다고 봐요. 그 뒤에 ˝와, 근데 진짜 너무한 세상 아니냐? 이걸 알아주는 남자가 너밖에 없고?˝ 이런 말 한마디 덧붙일수 있겠지요. 저자는 남자들이 모르는게 당연한 이 구조가 억울하다는 것을 순간 깨닫고 움찔한 거지요. 이 남자를 칭찬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 논지가 아닌것 같습니다.

syo 2016-09-26 09:46   좋아요 0 | URL
써 놓고 보니 마무리가 무례해 보일수도 있을것 같아 수정했습니다. 전 아직 마립간님처럼 배려심 가득한 댓글으 달기에는 내공이 모자란가 봅니다. 혹시 수정전에 먼저 보셨다면, 사과드립니다ㅎㅎㅎ

마립간 2016-09-26 10:48   좋아요 1 | URL
수정 전의 글은 읽지 못했습니다.

저는 알라딘 서재 활동을 누구를 설득하기 위한 것보다 제 생각의 오류를 교정하고 싶기 때문에,
(저도 사람인지라 칭찬보다 더 좋다고는 하지 못하더라도) 지적 받는 것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제가 간과했던 관점이라는 것은 우선 말씀드리면서,

마립간 2016-09-26 11:08   좋아요 0 | URL
제가 초등학교 시절(당시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에 `나머지 공부`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구구단은 2~3년에 끝내야 되는데, 4~5학년에 되어도 개념이 제대로 안 서있거나 계산이 익숙하지 않는 친구들이 방과 후에 공부하는 것입니다. 저라면 그 친구가 4~5년이라면 당연한 것을 배우고 익히더라도 그 친구를 칭찬하고 격려했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보편 교육은 특혜 입니다. 중학생 나이 14~16세가 되는 전 세계인 중에서 구구단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 모르겠지만, 그리 높지 않을 것을 생각합니다. (전 세계의 1/4만이 지붕이 있는 집에서 살면서 3끼 식사를 하고 삽니다.)

마립간 2016-09-26 10:58   좋아요 0 | URL
syo 님과 저와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당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들이 당연히 이해줘야 한다는 것`과 `남자들의 대부분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당연˝으로 받아들여야 하나.`의 차이가 아닐까요?

syo 2016-09-26 12:11   좋아요 1 | URL
네, 항상 마립간님과 저 사이에 ˝당연˝의 범위에 대한 생각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맞아요. 저도 그 나머지 공부하는 친구를 격려하고 칭찬했겠지만, 저자의 눈에는 그 나머지 공부를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해야한다는 것이 분통터지는 일이었겠지요.

ㅎㅎ 마립간님의 다음 글을 또 기다립니다.

페크pek0501 2016-09-26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군입대에 대한 글 잘 읽었습니다.

체력이 좀 강해서 많은 시간을 책들을 독파하는 데에 쓰고 싶군요. 왜 이렇게 배울 게 많습니까?
인생은 짧은 것 같은데 말이죠.

마립간 2016-09-26 14:28   좋아요 0 | URL
만약 여성의 군입대가 양성 평등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여성들은 양성 평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군입대를 하려 할까요?

저는 남은 인생을 둘로 나눠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독서를 통한 지적 능력 향상, 다른 하나는 온 몸으로 하는 운동, 음악... ; 제 평생 처음으로 2달전 철봉 거꾸로 오르기 성공 후 지금은 철봉 차오르기 연습하고 있습니다.^^ 2016년 새해 결심도 몸으로 하는 것입니다. 성공하면 연말에 페이퍼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