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와 함께 160708
- 말해, 뭐해 vs 말해, 뭘 해
아이가 <태양의 후예>의 가요를 좋아하고 부른다는 이야기는 앞글에서 이야기했다.
노래 중의 하나는 ‘말해 뭐해’인데, 나는 ‘말해 뭘 해’로 듣고 따라했다. 물론 그리고 나서 아이로부터 타박을 받았다.
비슷한 문장 ‘말해, 뭐해’와 ‘말해, 뭘 해’는 뜻이 전혀 다르다.
‘말해, 뭐해’는 ‘빨리 말하라, 말하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고, ‘말해 뭘 해’는 ‘말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말할 필요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두 문장의 문장구조가 어떻게 차이 나는 것이지?
# ‘뭐해’ -> 원형 ‘뭐하다’ -> ‘무엇하다’의 준말
# ‘뭘 해’ -> ‘무엇을 하다’
# 무엇하다 ; 동사) 어떤 일 따위에 이용하거나 목적으로 하다.
# 무엇하다 ; 형용사) 언짢은 느낌을 알맞게 형용하기 어렵거나 그것을 표현할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 암시적으로 둘러서 쓰는 말. 주로 ‘거북하다’, ‘곤란하다’, ‘난처하다’, ‘딱하다’, ‘미안하다’, ‘싫다1’ 따위의 느낌을 나타낼 때 쓴다. [네이버국어사전]
두 가지 뜻 모두 적절하지 않다.
- 말해 뭐해 vs 말해 뭐 해
그래서 다른 문장 구조를 찾아보니, ‘말해 뭐 해’가 가능하고, ‘말해 뭐해’보다는 ‘말해 뭐 해’가 더 적절하다. (그러므로 노래 가사는 문법적으로 틀린 것이다.)
# 뭐 ; 무어의 준말
# 무어 ; [같은 말] 무엇(1. 모르는 사실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지시 대명사).
가사 내용으로 보면 ‘말해, 뭐 해.’가 맞는데, (돌고 돌아서) 뭐와 뭘은 모두 ‘what’을 뜻한다. 그러면 처음의 의문, ‘뭘 해’와 ‘뭐 해’의 문장 구조는 어떻게 다른 것이지.
아이가 자기 방에서 뚝딱 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나는 노크를 한 후 “딸, 방안에서 뭐해?” vs “딸, 방안에서 뭘 해?” 발음상 전자로 물어보겠지만, 후자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니까 결론은 ... 모르겠다. 문법을 모르고 사용하는 것이 자국어라지만...
(아시는 분 댓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