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51112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책 제목이 재미있다. 자연스럽게 ‘그러면 그것은 뭔데?’라고 질문하게 된다. ‘그것은 강간이다.’ 예전에는 신문 방송에서 ‘강간’이란 용어를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어느 때부터 ‘성폭행’이란 용어로 대체되었다. 그 당시에 용어를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유도 몰랐지만, 용어를 바꾸는 주체가 언론인지, 정부인지, 학계인지도 알 수 없었다.
내가 용어를 바꾸는 것에 부정적이었던 까닭은 용어가 사실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 즈음에 약간 충격적인 글을 읽었는데, 대부분의 강간이 지인 知人, 즉 아는 사람에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글을 읽기 전까지 강간의 이미지는 밤에 한적한 길을 걷다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강도-강간을 당하는 것이 표준이었다. 이 표준이 일반적이라면 (이 역시 남녀불평등을 반영하는 것이겠지만,) 강간의 위험 요소를 피함으로써 강간을 피할 수 있다.
p34 이 중 84퍼센트는 가해자와 친분이 있는 관계였다.
그러나 친분이 있는 사람의 강간의 경우 누구를 피하고 누구를 피하지 말아야 할지 곤란하다.
<당신의 남자를 걷어찰 준비를 하라>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는 딸아이를 위해 읽은 책이다.
강간에 관해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은 A 사건이다. A 사건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꽤 비중이 있게 다루었고, 강간으로 보도된 것이 아니었다. 단지 사회적 파장이 있는 사건이 밑도 끝도 없이 보도가 중단된 것이 이상했었다. 사건의 내막이 궁금해서 이러 저리 찾아보았으나 내용을 알 수 없었다. 한참 후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는 A 사건의 내막이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강간한 것이다. 보도 매체에서는 이 사건의 내막을 어떻게 보도할까 고민하다고 시기를 놓쳤거나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보도를 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 (이 사건의 내막은 이 친구로부터 들은 것이 전부이지만,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춰 사실이라고 믿고 있다.)
이 사건이 나중에 접한 사촌오빠에 의한 강간이나 친부 親父, 양부 養父에 의한 강간보다 더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는 주변 상황의 통제와 관련이 있다. 친부, 양부의 강간은 처음부터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밤 길거리의 모르는 사람에 의한 강간이 비교적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양쪽 모두에 해당되지 않으며, 상상하기 힘들었다는 점이 달랐다.
강간과 별개의 이야기인데, 이 사건만큼 인상 깊었던 사건은 어머니가 세 딸에게 매춘을 시켜 돈을 번 사건이다. 그러니까 어머니가 포주 抱主였던 것이다.
p34 이 중 84퍼센트는 가해자와 친분이 있는 관계였다. ; 누구를 두려워하고 누구에게 의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