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부제 : 결혼 페이퍼에 관한 남은 글들 2


* 여러 알라디너는 남겨주신 댓글을 보니 제가 결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의 글들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친구는 절대로 자기 부인에게 절대로 이야기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저에게 해 준 이야기입니다. “내가 아내와 결혼할 때, 물론 사랑하고 같이 있으면 좋고 헤어지면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또 한편에 정말로 밥하고 빨래하는 것이 싫었어. 너는 그런 마음 안 들던?”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그 친구가 나쁘거나 아내에게 잘 못하는 친구는 절대 아닙니다. 단지 그 이야기에서 느낀 것은 ‘결혼의 일부는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구나!’입니다.


* 제가 아내를 얻으면 무슨 이득을 볼까. 예를 들면 집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을까. 제 주위 경험을 보면 미혼 때 아침을 먹다가 결혼 후 아침 못 먹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저는 혼자 오래 살아서 냄비에다 밥을 해 먹습니다. (일인분 또는 이인분 정도 분량을 하기 위해) 어쩌다 밥 해먹는 것이 화재가 되어 주위 여성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놀라며 “밥을 냄비에 해요? 전기밥솥에 하는 것이 아니 구요?” 혼자 생각에, ‘결혼해서 밥 얻어먹기는 틀렸군.’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쉬워졌지만 남성의 입장에서 보자면 가사 역시 여성을 꼭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부부관계, 출산만 빼고) 친구가 ‘어떤 경우 결혼하겠냐?’는 말에 ‘데이트하다가 헤어지기 싫은 여자가 생기면.’이라고 이야기 했다가 돌 맞을 뻔 했습니다. ‘네 나이가 몇인데.’


 직장 여자 후배가 왜 결혼 안 했냐는 질문에 제가 ‘결혼해서 좋은 남편, 아버지가 될 자신도 없고 배우자나 결혼에 불안감도 있고, ...’라고 이야기하였더니 그 후배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아하는 감정이 불안감을 이겨요.’ 마태우스님도 비슷한 말씀을 남기셨네요.


 ‘이여자다 싶은 사람을 만나면 그간 말해왔던 모든 조건들이 다 무효가 되더라구요....’


* 작년에 후배를 3년 만에 만났는데,

 “형 결혼 했어”

 “아니.”

 “뭐 했어, 어떤 여자를 원해?”

 “나하고 말 통하는 여자.”

 “거~ 어렵네, 차라리 이쁜 여자나 돈 많은 여자를 찾는 게 어때?”

 속으로 ‘그 소리 @.@, 그래 돈 버는 여자로 바꿨다.’

 “형하고 말 통하는 사람은 여자 커녕 남자도 어려워”


* 아는 동생은 저보고 '결혼에 투자는 안 하면서 영혼의 동반자를 상정하는 등의 골치 아픈 타입이라고.' ‘나도 안다. 알어.’


 체셔고양이님, 별로 결혼이 간절하지 않는데, 가끔은 간절할 때도 있습니다. 대개의 시간은 귀찮습니다. (결혼식만이라도 안하고 결혼할 수 있는 여자가 있어도 고려해 볼만 하건만)


cf. <여자의 탄생>을 엿보니 여자에게 물질 공세를 하면 넘어 온다고 되어 있네요. (음, 쓸모 있는 작업의 기술이기는 한데...) 결혼 정보 업체의 결혼 성사를 조건을 보면 남자는 수입이 보장된 직업, 여자는 외모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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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2-2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하고 말 통하는 여자.” -----> 호호... 요거이...
착하고 맘씨 좋은 여자가 이상형이다 라고 말하는 대다수 남성 연예인들의 대답같은 느낌을 주네요 ^^ 페이퍼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결혼 적령기(?)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문제거든요.
마립간 님께 말씀드린 문제가 곧 제 문제이기도 하답니다.
결혼이 간절한건지 아닌지 좀 아리송하답니다. 물론 저는 크리스천이고
독신의 은사가 있는 사람은 아니니 꼭 가정을 이뤄야지 라고 생각은 하거든요.
근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을 원하는 지도 또 어떤 사람이 날 필요로 하는 지도 말이죠.

눈 내린 아침입니다. 행복한 성탄절 되세요-! ^^

stella.K 2005-12-23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이런 말씀 드려 실례가 안 될지 모르겠는데요, 전 이전의 글도 그렇고 지금의 글도 그렇고 마립간님이 왠지 아직은 결혼할 마음이 그다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니면 세상 사람들이 마립간님 같던가 또는 세상 사람들이 결혼에 대한 비슷 비슷한 생각에 마립간님의 생각도 그다지 많이 벗어나있지 않던가?(그게 그말 같긴하지만...)
결혼은 선택이지 누가 선택해 주길 기다리는 것도 선택 당하는 것도 아니지 않겠습니까? 결혼을 원한다면 좀 더 주도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흔히 많이 나누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어보이는 빤한 얘기들 좀 그러네요. 흐흐.

마립간 2005-12-2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실례는 무슨 실례입니까. 대부분 결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혼할 당시 속된 말로 '눈에 꽁깍지'가 씌여서 결혼했다고 하더군요. 지나고 나면 내가 왜 결혼했나. 반대로 결혼이란 것에 기해도 않고 했는데, 하고 나니 좋더라는 사람도 있구요. 저는 에고가 강해서 쉽게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이전에 사귀던 여자 또는 상황(이 나이에 연애 한번 안 해 봤겠습니까.)과 비교되어 결혼이라는 문턱threshold를 넘지 못하게 되었죠. 제가 주도적으로 선택할 여자가 눈에 띄인다면 결혼을 하겠지요. 결국 그 소리가 그 소리이지만. 제가 그저 그렇게 생각하고 나를 좋아하던 여자도 있었는데 결혼은 안 되더라구요.

stella.K 2005-12-2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사람 저마다 결혼을 안 하거나 못 했을 땐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죠.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고 했는데, 마립간님께 이 다음에 올 분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과는 꼭 모든 것을 이기고, 모든 것을 바라는 그런 사람으로 꼭 결혼하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