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51008

 

<녹색당 선언> 서평 별점 ; ★★★, 구매

 

녹색당은 오랫동안 나의 로망 romance이었다. (이 로망에 대한 적절한 의미가 romance인지 fantasy인지 모르겠다.)

* 녹색당 http://blog.aladin.co.kr/maripkahn/497474

 

10년 동안 일하던 직장을 그만 두고 새 직장을 얻을 시기에 비는 시간이 생겼다. 그 동안 해보지 못했던 SNS를 시작했는데, SNS를 통해 중부권에서 생활하는 선배 부부의 생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선배는 녹색당 평당원이고, 형수님은 직급은 알 수 없으나 선배보다도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하마터면(?) 녹색당에 가입할 뻔 했다.

 

샤르트르는 자기기만이라고 하겠지만, 가치와 평가는 항상 격차를 가지게 마련이라는 것이 내 가치관이다. 가입을 계속 주저하고 있다.

 

선배의 글이다. ; 자립가능한 지역공동체의 모습이 거기에 있기에 닮아있는 것이겠지만... 문제는 그것이 현재 21세기와 만나는 접점이 너무 멀다는 생각이다. 극심한 도시화가 진행되어 자립이 불가능한 도시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모습들...

 

내게는 모순적 상황에 대한 최적점을 명확히 보는 능력이 있지 않다.

 

p225 예를 들어 가능하면 비행기로 이동하는 일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다. 비행기로 여행하는 건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 선박이나 버스보다 훨씬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이것도 쉽지 않다. 저가 항공기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해협을 넘는 정기 해운 노선이나 장기 버스 노선이 점차 사라지거나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모진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면 여행에 나서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 비록 그것이 여행의 민주화라는 흐름에 거스르는 퇴행이고, 여행을 여전히 특권의 영역으로 남겨 두는 일이 될지도 모르지만(이 문장을 쓰고는 마음이 무겁다).

 

<페미니즘의 도전>이란 책의 책 제목으로 글쓴이 생각했던 제목은 <모순 속의 페미니즘>이었다고 한다. (내용상 <페미니즘의 도전>이 맞지만,) 나는 <모순 속의 페미니즘>이 좀 더 많은 것을 함의하고 좀 더 실상(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p238 비정규직 문제가 무척 심각하며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10여 년에 걸쳐 치열히 투쟁하고 있는데도 현실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p239 하지만 임금이 법정 최저 임금을 넘어서서 일정한 수준으로 인상되자 초기에 조합원들이 보여준 투쟁성은 점차 사그러들고 그나마 괜찮은(?)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현장에 더욱 얽매이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p240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의 기능상 야간 노동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

 

여성, 청년, 풀뿌리 정당, 그리고 먹을거리, 육아-교육, 탈핵 등 각각의 주제에 모순이 존재한다. 그리고 어느 사람은 탈핵에는 찬성하지만, 채식에는 동의하지 않는 모순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녹색당의 모순은 각론이나 이론에 있지 않다. 모순은 녹색당이 지향하는 바가 사람들 사이로 확장되지 않은 현실에 있다. 이 책에도 언급되어 있는, 여성, 탈핵이 주제인 모임 또는 녹색당의 여러 모임에 가면 강사와 청중들은 그리고 청중들끼리는 서로 아는 사이라는 현실이 모순이다.

 

나는 녹색당원 아니지만 여전히 녹색당에 대한 로망이 있고, 녹색당의 지향점을 지지하고, (언론에 드러난) 녹색당의 각론에 대해 찬성한다. 그리고 내가 지적한 모순을 극복하기를 기대한다.

 

* 뱀발 ; 동지(2012. 3. 27)라는 말 참 정겹다.

 

* 밑줄 긋기

p18 무엇보다도 한국에서는 대학이든 어디든 실무자에게 주어진 재량권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규정을 곧이곧대로 지키든가 아니면 서류 조작 따위를 통해서 처음부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조작할 도리밖에 없다./결국 이것은 철저한 상명하복의 위계구조에 의해 움직이는 군대조직의 논리가 군사정권 시절을 통해서 이 사회의 온갖 영역에 침투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 덧붙여 일제 식민지

p238 한때는 노동운동 진영에서 비정규직 철폐가 맞냐, 아니면 비정규직 차별 철폐가 맞냐 하는 논쟁이 있기도 했습니다. ; 남녀에 차이는 존재하나 동등하다는 주장과 남녀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연상시킨다.

p243 먹고 사는 문제와 생활 문제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이때에 웬 녹색? 천민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하루 하루를 악다구니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과연 녹색정치가 통할까?

p265 그 녹색당원은 모르긴 몰라도 그 뒤에도 녹색당과 녹색당원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어쨌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우리는 그런 사람을 배제하며 가는 게 아니라 함께 가려는 것이 목표이니까요.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현대화된 가난'이 주요하게 가난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때는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알아차릴 수 없으며 그 본성 또한 파악하기 어렵다. 일상 대화에서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발전이나 현대화가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면 그때까지만 해도 시장 경제에서 배제되어도 생존할 수 있던 이들은 구매 시스템으로 끌려 들어가 물건을 사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게 체계적으로 강요를 당한다. 이제부터 그들은 시장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가져다 살 수 밖에 없게 된다.

학교라는 곳에 가본 적이 없는 멕시코 오악사카주 인디언이 지금은 졸업장을 '따기' 위해 학교에 끌려간다. 이들에게 졸업장이란 자신들이 도시인보다 얼마나 열등한지를 정확하게 측정해주는 증서이다. 그나마 이 종이 한 장이라도 없으면 도시에 나가 빌딩 청소부 일도 할 수 없다.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이런 것이다. '필요'가 현대화될 때마다 가난에는 새로운 차별이 하나씩 더 붙는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5-10-08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의 이 페이퍼를 보고 [녹생당 선언]이 궁금해졌는데, 품절이네요...

마립간 2015-10-08 10:53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 잘 지내고 계시죠. 제가 요즘 알라딘 마실을 적극적으로 돌아다니기보다 책읽기에 집중하려 합니다.

그래도 알라딘 `화제의 글`은 둘러보면서 다락방 님의 서재를 방문합니다. 다락방 님의 포르투칼에서 찍은 사진 잘 구경했습니다.

아무개 2015-10-0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이책 어떻게 구하셨는지요.
출판사에도 재고가 없다던데요.

마립간 2015-10-08 15:11   좋아요 0 | URL
지금 구입한 것은 아니고, 1~2 개월전(그 논쟁적 대화를 끝낼 즈음)에 인터넷 중고서점(알리딘은 아니네요. 그러면 교보, Yes24, 인터파크 중 어디)에서 구입했습니다. 그 당시에 주제가 연관되었기 때문에 구입했는데요.

아무개 2015-10-08 16:12   좋아요 0 | URL
넵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