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齋雜記 150713

  

* 오랜만에 대학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책이야기로 화제가 옮아갔다. 친구는 4년 넘는 시간동안 영어 판으로 <일리아드>, <오뒷세이아>, <로마제국쇠망사>, <도덕 감정론>, <국부론>, <자본론>, <종의 기원>, <비글호 항해기> 등을 읽었다고 했다.

 

보그 병신체인 내가 부러워할 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영어 판으로 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다. 이 영어 책을 읽는 이야기에 대해 고등학교 친구들과 의미를 되짚어 봤다. 우선 1) ‘원전을 읽다는 의미가 있겠다. 일단 번역을 하면 일정 부분 정보의 손실을 가져온다. 번역어로는 원어의 뉴앙스를 살릴 수 없을 테니 말이다. 2) 자본론의 경우는 독일어가 원어이나 영어 역시 번역된 글이다. 이것을 읽을 때의 장점이 뭘까 생각했다. 영어권은 독자층이 두터워 번역이 보다 훌륭하게 번역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했다. 3) 마지막으로 영어 책을 읽으면 한 문장, 한 문장을 소홀하게 넘어갈 수 없다.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영어 문장이 단어를 찾고 문장을 해석하면서 내용을 되새겨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다른 한 친구도 번역된 책이었으면, 생각 없이 지나쳤을 문장으로 영어 문장이기 때문에 해석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했기 때문에 행간의 의미를 파악한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다.

 

내년에 <펠로폰네소스 전쟁>, <플루타크의 영웅전>을 비롯해 그리스-로마 고전을 건드려 볼까 생각 중이었는데, 기가 죽었다.

 

(링크는 한글 번역 책으로 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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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5-07-13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것처럼 영어원전 읽기의 가장 큰 장점은 원사료의 정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뉘앙스 또는 컨텍스트 읽기의 다채로움이 크죠.

저는 스티븐 킹과 루헤인의 소설을 원전과 번역판 두개를 펼쳐놓고 자주 병독하는데
의외로 재미가 큽니다.

바로 원전읽기에 가기보다는 원전과 번역판 두개로 병독해보시길 권합니다.

마립간 2015-07-13 15:32   좋아요 0 | URL
원전 읽기, 영어판 읽기, 원전과 번역판 병독, 읽고 나면 좋은 것은 알겠는데, 한 번 이런 계획을 추진하면 대부분의 단행본 읽기가 뒤로 미뤄져서 항상 주저됩니다. 일단 저는 영어책보다는 번역책 다독에 중점을 두었는데, 전략을 바꿀까 고민 중입니다. 예전에 한번 실패한 적도 있고 해서요.

기억의집 2015-07-13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네요. 무엇보다 끈기와 인내 그리고 원서 읽기의 일상이 행복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이야기 아닌가 싶어요.

마립간 2015-07-13 15:34   좋아요 0 | URL
영어 책을 읽은 친구 말에 의하면 번역책을 읽을 때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다고 하던군요. 한번 그런 감동을 느끼면, 그 감동에 대한 중독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15-07-1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케님도 킹의 원전과 병독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킹의 소설을 몇달에 걸쳐 영어로 읽은 적이 있는데,,, 진짜 번역과 원어의 차이가 엄청 났어요. 저는 책읽기의 욕심이 많아서 영어는 한계를 느껴요. 느려서... 읽고 싶어도 다른책에 대한 욕망이 커서 원서 읽기는 더 이상 진전이 없더라구요 ㅠㅠ.

마립간 2015-10-12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nguin Classics

Dennis Kim 2017-04-0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될수 있으면 영어권의 책은 영어로 읽으려 합니다. 따라서 한국어로 된 책은 한국저자의 책을 선호하지요. 원어로 읽는 재미는 그들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알 수 있고 결국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마립간 2017-04-10 07:5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리하려 합니다면, 번역서를 원서로 모두 읽기에는 reading power가 모자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