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립간의 여성

편력이라고 제목을 붙이고 싶지만, 선정성을 내세운 낚시 제목일 것이다.

 

곰곰생각하는발 war : 0.3330.233 의 차이에서 발췌

여자가 보았을 때 괜찮은 여자'는 남자에게 인기가 없고, 여자가 보았을 때 얄미운 여자는 남자에게 인기가 많다. 마찬가지로 남자가 보았을 때 괜찮은 남자는 여자에게 인기가 없고, 남자가 보았을 때 재수없는 남자는 여자에게 인기가 높다. 멀리 볼 것 없, 어요. 나를 보라!

 

나는 곰곰생각하는발 님과 달랐다. ‘통상적으로여자에게 인기가 없었지만, 남자에게도 인기가 없었다. 나는 그 이유를 이렇게 해석한다. 나의 (정식으로 받은 것은 아니지만) 성격검사를 해 보면, 남성의 성격도 아니고 여성의 성격도 아니다. 그 중간의 결과도 있지만, 오히려 제 3의 성격도 있다.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에서 언급한 무리짓기가 잘 안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여성이라는 의미로서의 기억은 없다. 첫 여성과의 에피소드는 중학교 학생 시절, 나와 내 친구 두 명이 우연히 고등학교 학생 여자 두 명 (그 당시에 누나가 된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중 한 여성의 말에서 내가 황당했던 기억이 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이후로 (어쩌면 지금까지도) 젊은 여성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까지는 여성에게 인기 없는 마립간이다.

 

그러나 모든 여성에게 인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젊은 이모 벌되는 여성과는 대화가 잘 되고 공감이 있었다. 여기까지도 특별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이모가 조카 벌되는 남성을 귀여워할 수는 있다. 그런데 가장 두드러졌던 때는, 첫 직장 생활을 했을 때이다. 나와 입사 동기인 남성들은 20대 초반의 직장 여성 동료와 어울리는 반면, 나는 유치원 정도의 아이를 둔 아줌마 동료들과 친하게 지냈다. 게다가 가장 나를 환대해 준 여성들은 아줌마에서 할머니로 넘어가는 나이 때의 여성들이다. 조카나 손녀를 나의 이성 상대로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다. 많이 사양했지만, 소개된 여성을 만난 적도 있다. 내 기억으로는 모두 한 번씩 만났다. (오래 전 기억이니 왜곡이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두 번 만난 여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 여성들의 나이는 20대였다.) 내 나이가 30을 훨씬 너머 여성을 소개받기 시작할 때는 놀라운 변화를 느꼈는데, 여성들이 나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것이다. 식사 후에 헤어지려 커피를 마시자는 제안을 여성이 먼저 하거나 다음 약속을 바로 잡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나는 궁금했다. 이 여성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인지, (엑스 마키나 Ex MachinaAva처럼,) 나를 좋아하는 척하는 것인지. (나는 전자라고 판단했다.) 이후 여성 제자들도 나를 좋아하지만, 이는 이성과 무관한 (Gender에 대한 것을 포함한) 가치관 때문이다. 남성 제자들과 달리 여성 제자들은 나에 대한 호불호가 두드러진다. 최근 2달 전에도 할머니께서 나에게 결혼여부를 물으셨다. 기혼자라고 대답하니, 안타깝다고 하시면서 여자를 소개시켜주려 했다고 하신다. 여기까지는 여성에게 인기 있고픈 마립간이다.

 

여기에서 나의 정형이 또 생겼는데, 30대 미만의 여성은 대개 마립간에 대해 비호감이였다. 반면 40대 이상의 여성에게서는 최소한 비호감은 아니었다. 60대 넘어서는 ... 지금에 와서는 나이 조정이 필요할 듯하다.

 

딸아이가 20대가 되었을 때, 아빠를 좋아하리라 손톱만큼도 기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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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5-21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문득 이 글을 읽고 생각났는데 혹시 마립간 님 intp이십니까 ? 왠지 mbti 에서 intp쪽 일 것 같습니다.

마립간 2015-05-22 07:57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ISTJ 소금형입니다. 한국에서 제일 일반적인 유형이죠. 대신 평균과 다른 것은 극단적인 I,T입니다. 100%입니다. S와 N은 5:5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항상 S로 나오더군요. J도 J를 지나쳐 P의 성향을 보이는데, 요즘에는 T도 T를 지나쳐 F의 성향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짧게 이야기하면 이렇고 긴 이야기를 페이퍼로 쓸테니, 한번 판단해 보시죠.

stella.K 2015-05-2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네요.ㅋ
그런데 사람이 끌리고 안 끌리는 건 그때그때 다른 것 같습니다.
단 한 가지 어렸을 때 나 보다 별로 예쁘지도 않고
어찌보면 멍청하게도 생긴 아이가 남자에게 인기 있는 거 보고
좀 놀랐지요. 나는 뭐며 이 아이에겐 어떤 코드가 있는 거지?
지금도 미스테린데 아마도 같은 여자가 발견하지 못하는
성적 매력이 있나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딱 좋습니다.
편력이라고 하셨으면 풉 웃을 것 같습니다.^^

마립간 2015-05-22 08: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발견하지 못한 것이죠. 여자는 잘 공감 못하는 남자를 공감하지 못합니다. 제 눈에는 한 가지 매력이 보이네요. `멍청`(사족 ;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이렇게 사족을 달아야 되나 싶지만, 세상이 세상이라)

다양한 사람이 다양하게 매력을 느끼니,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