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日記 150202

 

<X의 즐거움>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여

 

나는 내 딸아이가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차라리 공부 포기자라면 상상이 된다.) 그러나 세상은 내가 상상할 수 없다고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다.

 

수학에 관한 책을 읽고 실망하는 경우가 드문데, 이 책은 좀 실망스러웠다. 기대가 높았던 까닭이다. 이 책의 광고인지 기사인지 모를 글에는 수학에 거부감이 있는 일반인들에게 수학의 재미를 일깨워 줄 손에 꼽히는 책이라고 소개 받았다.

 

p15 내 친구는 미술가인데도 과학을 무척 좋아한다. 만날 때마다 그 친구는 심리학이나 양자역학의 최신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깨낸다. 하지만 수학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데, 그 때문에 무척 속상해한다. ... 사실 친구가 느끼는 소외감은 이보다 훨씬 심하다. ... 우리는 가끔 내가 친구를 붙들고 1+1=2부터 시작해 수학에 관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한다. 터무니없는 소리처럼 들리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 책에서 시도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p16 수학을 이해하는 것이 왜 그토록 즐거운 일인지 깨닫게 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 것 같다. 친구에게 물어보시라.

 

내 경험에 수학에 관한 교양서 중 이정표가 될 만한 책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다. 이후 수학 교양서가 많이 출간되었고, (얕은) 재미있는 수학을 표방하는 책도 많다. 이들 책들은 그럭저럭 재미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다. 수포자는 여전히 수포자로 남는다. 이 책과 재미를 표방한 다른 수학 교양서와의 차이점을 모르겠다. 얕은 사고에서 앝은 재미를 얻을 수 있지만, 깊은 사고에서 오는 희열은 느낄 수 없다.

 

수학을 다시 정리하면 ; ‘구체적인 것에 대한 보편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보편성은 보편성 때문에 다시 구체적인 것에 적용할 수 있다.’ 보편성, 그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수학을 한 것이 아니다.

 

증명, 암산. 다시 한 번 느낀다. ‘스스로 생각하라!’

 

(수학포기자는 공부 포기자의 부분집합일 수 있으나 여기서는 뜻을 제한해야겠다. 다른 공부는 무난하게 하면서 수학에만 유독 약점을 보이는 사람으로.)

 

* 밑줄 긋기

p24 수는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지만, 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하고 나면, 우리는 수의 행동에 간섭할 수가 없다. ... 이러한 이중성-천사의 속성과 지상의 속성을 모두 지닌-은 수가 지닌 가장 역설적인 특징이자, 수에 놀라운 편의성을 부여하는 특징이다.

p37 잘못된 일을 두 번 저지른다고 해서 올바른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이중 부정이 항상 긍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I can't get no satisfaction”이라는 문장처럼 오히려 더 부정의 의미가 더 강해질 수도 있다.

p40 더 놀라운 사실은, 낙원만큼 안정한 상태는 이 양극화된 상태뿐이라는 것이다.

p49 mind one's p's and q's

p67 What hath God wrought!

p92 이 문제와 앞에 나온 문제의 차이점은 여러분과 할머니는 서로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수도꼭지들은 서로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p94 이 문제는 표현에 현혹되지 말고 제대로 추론을 하도록 요구하는데, 이 점은 문장제를 풀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사실이다. ...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문장제가 수뿐만 아니라 수들 사이의 관계-예컨대 수도꼭지에서 물이 흐르는 속도가 욕조를 채우는데 걸리는 시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하는 훈련에도 좋다는 점이다.

p124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왜 그토록 중요한지 살펴보자. 그 이유는 그것이 공간의 본질에 대해 기본적인 진리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공간이 구부러지지 않고 편평하다고 암시한다.

p126 뉴턴의 <프린키피아>, 스피노자의 <윤리학>, 미국 독립 선언서, 셋의 공통점은 수학책을 본떠 작성했다는 것이다.

p155 사인파는 자연의 기본 구성요소이다. ; 필수 부가결한 것 sine qua 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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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02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관에서 <x의 즐거움>을 조금 훑어봤는데 수학의 기초를 소개하는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립간 2015-02-03 05:00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정독을 해서도 특별한 것 못 찾았습니다.^^

yamoo 2015-02-0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악마>나 (수학귀신>.. 읽지 않으셨다면 강추드립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읽으셨을거 같아요. 읽으셨다면 <수학적 발견의 논리> 추가합니다. 수학책 좋아하시면 꽤 의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거에요~

마립간 2015-02-04 08:53   좋아요 0 | URL
<수학귀신>은 낯이 익지만, 세 권 모두 제가 읽지 않은 책이군요.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