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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의 철학
마시모 도나 지음, 김희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 술과 관련된 이야기들

- 술과 철학이지 술의 철학은 아닌 것 같다.


 <디오니소스의 철학>이란 책을 보고 처음에 <아폴론의 철학>의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왜 이렇게 착각했을까? - 표지 때문일까? <아폴론의 철학>은 물론 존재하지 않는 책이다.)

 독서의 기능 중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수사적 화려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 쉽게 이야기하면 ‘잘 난체 할 수 있다.’

 저와 관련된 술의 기억은 2가지와 함께 시작됩니다. 하나는 당나라 시인 이백인데, 이 사람은 평생에 한번 취했다고 합니다. 처음 술을 배운 뒤로 계속 술을 마셔 죽을 때까지 술에서 깨어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제가 받은 느낌은 ‘자유’입니다. 두 번째는 한 가지 에피소드가 아니고 반복된 것인데, 초등학교 때 일인데, 제가 워낙 매운 것을 좋아하여 매운탕 같은 것을 매우 잘 먹었는데, 친척 어른 분들께서 “너는 커서 술 잘 마시겠다.”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었습니다.

 그 다음 기억은 중학생 때인데, 생물 선생님께서 “술이 기억 상실을 가져올 수 는 있어도 그 당시의 행위는 본인이 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증거로 예전에 중국에서 술주정을 하면 사형을 시켰는데, 그 문화로 인해 현재에도 술주정이 적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술주정을 하면 죽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학생이 되고 나니 자연스럽게 술과 함께 대인관계를 갖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남성 사회에서는 술을 잘 마시는 것이 능력으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아래 사람에게 술 마시는 것을 강요함으로써 윗사람으로서의 권위를 세우기도 합니다.

 저는 다른 방식으로 권위를 행하였습니다. “나는 술 마시는 것을 강요하지 않겠으나 술주정은 참을 수 없다. 술이 깬 이후라도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한 후 중학교 때의 생물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를 합니다. 그것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후배를 포함하여 아랫사람이 나중에 ‘필름이 끊겼는데 (-기억이 없는데), 제가 실수한 것 없나요’라고 묻지만 실수한 사람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추태가 있을 자리에 제가 참여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술에 관하여 호好 불호不好의 양가감정이 있을 때, 술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두 권의 책이었는데, 내용이 비슷했습니다. (그중 한 권은 ‘진로’에서 발간한 것으로 어렴풋한 기억이 있습니다.) 크게 3부분으로 나뉘는데, 먼저 술에 설명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원료에 따라 과일주, 곡주 등으로 나누고 발효주, 증류주에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술에 관련한 명언도 있었습니다. (예; 술은 악마가 바빠서 찾아올 수 없을 때 대신 보는 것이다.) 뒷부분에는 술과 관련된 문학작품이 소개되었습니다. ‘권주가’, ‘상춘곡’의 ‘葛巾으로 바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노코 먹으리라’라 등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술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와인 계열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통 술에 관한 것입니다. 와인에 관해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1>, <와인 정치학> <이제는 와인이 좋다> 등의 책을 읽었습니다.

 술에 대한 저의 관점의 완성은 술의 생리학적 효과입니다. 술은 신경 세포의 억제 작용이 있습니다. 신경 세포에는 흥분 세포와 억제 세포가 있는데, 술이 흥분 세포를 억제하기 전에 억제 세포를 먼저 억제 적은 양의 술은 흥분을 일으킵니다. 사람들은 이 흥분까지만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은 술을 예찬하게 되고 그 이상의 음주를 하게 되면 술을 비난하게 됩니다.

 특히 와인의 경우에는 J 커브 효과 즉 적당량의 음주의 경우 사망률을 낮추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어떤 행위가 그 질병과 관련한 사망률(disease related mortality)은 낮출지언정 최종 사망률(overall mortality)은 영향이 없는데, 소량의 와인 음주는 최종 사망률을 낮추는 불가사의가 있습니다.

 저의 술에 대한 (철학적?) 결론입니다. 저는 적정 음주에 의해 즉 억제 신경의 억제 정도의 수준에서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적정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절제.

 <디오니소스의 철학> 책에서 여러 유명한 철학자들의 술에 대한 생각이나 에피소드를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글쓴이가 철학교수로서 여러 철학자에 관하여 많은 단편적 지식을 알고 있었고 술과 관련된 내용을 모아 논 것입니다. 아마도 술자리에서 한두번 아는 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 도서 서평입니다.)

cf * 이상하게 문체가 눈에 익지 않아서 그런지, 읽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 저의 딸이 유난히 이 책을 좋아한다. 책의 디자인이 예쁜 이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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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0-04-2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말대로. 술자리에서 아는체 하기에 좋은 에피소드들이 많은 것 같네요. 그런데 단지 그뿐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죽을 때마신 술이 시바스 리갈이더라 이런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시간이 참 아갑습니다. 현재까지 6기 책은 반반이네요.

마립간 2010-04-26 10:04   좋아요 0 | URL
가끔 신간평가단 도서 서평을 빨리 써야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saint236님께서 제가 써야 될 문구를 먼저 쓰실 까봐.^^ 생각이 비슷한 분을 만나서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