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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공간 -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의 사건적 사유
이진경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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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철학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니 밑천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과거에 썼던 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의 척박한 식견을 느낍니다.
 <역사의 공간>의 책을 얼마 읽다가 예전에 읽다가만 책을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에드워드 H. 카 지음)

 <역사의 공간> p 50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저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무엇)인가?’ 등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에 대한 해답을 철학이 줄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자연과학이 답을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철학에 대한 충격적인 사건은 ‘수리 철학’을 알게 된 이후입니다.

 - 우리 애인(수학)은 말이죠. (http://blog.aladin.co.kr/maripkahn/9525)

 절대적인 것으로 알았던 수학이 상대적으로 이해될 줄이야! 그 다음이 ‘아름다움’이란 것에 대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미학’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둘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상당히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로 편견이 생겼습니다. 철학은 다 똑 같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역사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무엇)인가, 민족이란 무엇인가, 법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등등.

 이 책의 몇 장章을 읽는 동안 역시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역사란 무엇인가?

 너무 많은 개념을 다루어 하나하나에 저의 가치판단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몇 가지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소수자
 어떤 사람을 넓은 운동장에 혼자 10분간 움직이지 말고 서 있으라고 지시합니다. 그가 한 동안 서 있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 사람에게 있어서 서서 있을 수 있게 한 땅은 양 발바닥 넓이의 땅입니다. 그 외의 땅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을 절벽 위에 양 발바닥 넓이의 땅위에 서 있으라고 하면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즉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던 주위의 땅이 그 사람으로 하여금 10간 서 있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무위無爲의 무爲입니다.
 역사에서 소수자는 반역사적 돌발, 대항-기억 또는 “
국민적 동일성의 척도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소수자’였다고 한다면, 이제 그들은 국민이라는 ‘다수자’의 내부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와 같이 다수자로의 변화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를 부여합니다. ; 重重無盡, 一卽多, 多卽一
 ‘라주미힌’님에 1월 29일자 페이퍼의 ‘동과 서’ (EBS 다큐프라임)에서 보였던 동양적 사고방식, 슈레딩거의 고양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 진보
 p 127
차이는 변화의 성분을 변환된 것으로서 보존의 벡터 안에 포섭하거나 포획하는가, 반대로 보전의 성분을 벡터 안에서, 변화되면서 지속하게 하는가 하는 것이다.

 ‘진보의 정의’라는 면에서 p130의 아래 내용이 훨씬 마음에 든다. 마치 양자 역학을 설명하는 한 구절 같습니다.

 p 130
그것이 내부 안에 자리 잡고 내부가 된다면, 내부가 된 것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그 외부를 보고 다시 그 외부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어떤 세계로 하여금 내부에 암주할 수 없도록 그 내부를 끊임없이 동요시키고 변환의 벡터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진보의 이념을 갖는 자들이 쉽사리 전략으로 혁명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떤 주어진 혁명의 '이념'을 구현하려는 생각에서라기보다는, 정확하게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의미의 진보와 보수는 오히려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의 진보와 보수를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 4가지가 더 마음에 듭니다.

 낙태와 사형 (http://blog.aladin.co.kr/maripkahn/790073)
 폭력적 설문 (http://blog.aladin.co.kr/maripkahn/913864)

 내용이나 문체가 쉽지 않아 빨리 읽을 수 없었지만 이것저것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2판이 나올 때는 일관성이 있게 글을 정리하고 문체를 통일하여 다시 출판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 도서 서평입니다.)

* 내 마음대로 지은 부제들
2장과 7장 ; ‘역사 철학’
5장 근대적 시간은 어떻게 ‘선험적 시간’이 되었나? ; 시간에 관한 사회심리학, <달력과 권력>
9장 ; 민족이란 무엇인가?

* 밑줄 긋기 및 메모
p 86
소수자/국민적 동일성의 척도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소수자’였다고 한다면, 이제 그들은 국민이라는 ‘다수자’의 내부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 NGO의 세계화 거대화에 따른 권력화
p 99 더 나은 내일의 기억 ; 더 낫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 새로 정리된 문제들 7번, 궁극의 목적(윤리를 포함하여)은 존재하는가?  (http://blog.aladin.co.kr/maripkahn/3287045)
p 266
민족이란
p 365
제국주의 역설/피지배 민족에 대해서는 제국 신민으로의 동일화를 요구해야 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들과의 차별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p 447~455 생식활동의 의료화, 섹슈얼리티를 교육화, 가족 형태를 경제화, 가족 건강을 보건화, 가족생활의 행정화 ;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p 522 바로 그들이 통계적 법칙을 무시하면서까지 노무현을 열광적으로 지지한 사람들이고, 바로 그들이 노무현 정부에게 등을 돌린 사람들이다.
p 527
정치는 경제와 같은 논리, 더구나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논리로 작동되지 않는다. ; 외부효과
p 533
통치자가 힘을 갖고 통치하기 위해선 자신의 인민대중에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을 동시에 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나는 공포(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이다. ; 壯者  智信

* saint236님의 서평 중에서 ;
역사를 통해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을 사유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마립간 - 궁극의 목적은 존재하는가?

* hkcsp님의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의 서평 중에서 ;
책의 구성을 내실 있게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중략) 학술지 기고 글을 모아서 내는 게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토막글'들을 모아 내는 출판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덧붙여 이 책은 그간 손호철의 글을 한 번도 접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유용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읽어봤던 사람이라면 책 살 돈으로 영화 한편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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