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이매진>을 리뷰해주세요.
진중권의 이매진 - 영화와 테크놀로지에 대한 인문학적 상상
진중권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 장님 코끼리 만지는 영화 감상문

 진중권 교수님의 이름에 비해 가볍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물리학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때마침 <미학 오디세이> 3권과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을 읽고 서평단 책으로 <진중권의 이매진>을 받아들였을 때 기대가 매우 컸습니다. 미학이라는 철학적 개념이 영화에 적용되었을 때,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것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철학이라고 하면 기존의 지식으로 설명되지 못한 현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부여함으로써 통찰력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세잔느의 그림은 객관적인 사물(사실주의)보다 화가의 인상을 중요시 여긴 그림(표현주의)이다.’라는 글을 읽으면 ‘아하 그렇구나.’라고 독자에게 이해를 주고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몇 영화들은 제가 보지 못해 영화평이 실감되지 않았습니다. 첫 영화 <영국식 정원 살인 사건>부터 당황하였고 p25에 언급된 <전함 포템킨> 영화제목을 보면서 ‘이런 영화는 어떻게 봐야하는 거야?’라는 생각부터 떠 올랐습니다.

 이 책에 처음으로 본 영화평은 <슈렉>입니다.
p 46 하지만 <슈렉>의 가장 큰 매력은 그래픽의 사실성에 있다.
p 50 어차피 <슈렉>의 매력은 차가움과 뜨거움의 이 모순적 결합에 있는지 모르겠다.


 저는 ‘과연 그런가?’ 저는 이 영화의 매력은 풍자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 ‘아하 내가 놓친 것이 있구나, 하이퍼리얼리티를 생각했어야하는구나.’라고 생각이 떠오르는가? 대답은 ‘아니요’입니다.

 두 번째 영화 <베어울프> 평에서도

p63 영화는 여전히 아날로그 배우들의 아우라에 의존한다.

 <슈렉 Shrek>이나 <다이너소어 Dinosaur>영화에 배우들의 아우라가 의존했나? 그런데 왜 위 문장에 ‘여전히’라는 단어가 들어있지? 영화 <베어울프>가 배우의 아우라를 제거하려는 영화였나? 그림에는 구상화도 있고 추상화도 있지만 대개는 두 가지가 적절히 혼합되어 있습니다.

 알라디너 '드팀전'님과 대화하면서 <소피의 선택 Sophie's Choice>, <Crucible>, <내겐 너무나 이쁜 당신 trop belle pour toi>, <The penalty phase>, <Cape fear> 등의 영화가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외의 영화가 <나비효과>, <매트릭스>, <블레이드 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 <메멘토>가 해당합니다. 그런데 제가 알고 있던 인상에 추가된 것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 
p90 그때 영화는 더 이상 눈속임(trompe l'oeil)이 아니라 뇌속임(trompe le cerveau)이 될 것이다. 
 이미 눈으로 본다는 것의 의미가 뇌로 생각하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과학 서적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의 문장은 영화 <매트릭스>를 보고 느낄 것이 아니고  <뇌, 생각의 출현>을 읽고 느낄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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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지 않은 영화평에 대해 영화를 보고 다시 읽게 된다면 서평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목의 장님은 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 서평단 설문 ; 별점 ★★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 서평 도서의 좋은 (추천할 만한 점) ; 잘 모르겠다. 굳이 언급해야 한다면 봐야 될 영화가 많아 졌다는 것?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 핏줄 도서’ ; 영화에 대한 책으로 재미있게 읽은 책은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 시작되었다>를 추천한다. 미학에 관심이 있다면 <미학 오디세이> 3권을 추천한다. 오히려 진중권 교수님의 통찰력을 보고 싶다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권하고 싶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추후 다른 분의 서평을 보고 표절을 하겠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한 구절 ; 책 뒤표지 ‘이것은 영화비평이 아니다! 새로운 담론의 놀이다.’ - 이 문장을 읽고 책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며 책을 읽은 뒤 다시 이 문장을 생각해 봅니다. (사전을 찾아봐도 잘 모르겠다.) 영화비평과 담론의 차이가 뭘까? 제가 ‘담론’이란 용어 기대했던 것은 각각의 영화에서 해석되겠지만 귀납된 영화 자체의 흐름 또는 철학적(미학적) 흐름입니다. 기대에 못 미치네요.

드팀전님께 드리는 답신4 (http://blog.aladin.co.kr/maripkahn/2469758)
나비효과 (http://blog.aladin.co.kr/maripkahn/58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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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중권의 &quot;이매진&quot; 읽다
    from Flogsta's Story 2009-10-15 23:03 
    진중권의 이매진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진중권 (씨네21, 2008년) 상세보기 머릿말에 이 책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것은 영화비평이 아니다. 담론의 놀이다. 몇년전,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영화를 보면서--정확히는 비디오를 빌려 보면서--보냈던 적이 있다. 영화를 보다가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공책에 끄적거려 놓기도 했다. 그 당시에 뭘 알았겠는가?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여 영화에 대한 비평가들의 옥음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떄도 아니었고....
 
 
마립간 2009-03-0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표지 ; 디지털과 테크놀로지는 이미 우리 일상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우린 아직도 이에 맞는 철학을 발명하지 못했다 - 이 책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