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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의 설문
아버지의 편지
정민.박동욱 엮음 / 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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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이나 지금이나 - 아버지

 
이 책은 총 92편의 편지(서평을 쓰기 위해 쓸데 없는 산수를 하였다.)가 실린 책입니다. 편지가 한 페이지, 길어야 해설포함해서 3 페이지. 별 생각 없이 읽었는데, 2/3가 훌쩍 넘어 깜짝 놀랐습니다. 한 권을 읽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부모로서 자식을 채근하는 글 같지만...
 
읽은 것을 돌아보니 몇 가지가 떠오릅니다.

 
첫 번째는 공부에 관한 것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현재보다 나은 상황, 즉 신분 상승을 위해서는 공부 밖에 없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지를 쓴 분들이 속된 말로 ‘공부깨나 한 위인들’이므로 피상적인, 경소단박輕小短薄한 지식보다는 ‘깊이 있는 지식으로의 공부를 지도하고 있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공부 지속의 중요성(나아가지 않으면 물러나는 법, 학업을 향한 뜻을 폐해서는 안 된다. 등)이나 공부하는 방법(논어를 읽는 방법, 글을 자주 지어 보아야 한다. 역사책을 보는 방법, 묻지 말고 직접 찾아보아라 등)에 관하여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글쓴이의 선비로 가져야할 마음자세가 나타난 것, 또는 자녀에게 이와 같은 마음자세를 갖으라고 이야기한 부분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절개가 엿보입니다.
 
공부에 관하여 마음에 드는 구절에 표시를 하다 보니, 한두 구절이 아니라서 포기.

 
둘째는 절제된 아버지의 감정입니다. 편지의 대부분이 아들들에 대한 훈계 내용이 많기도 하지만 가정사를 이야기할 때도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습니다. 젖은 수건에 물이 배어 나오듯이, 은은한 묵향墨香이 퍼지듯이, 차분하지만 깊이 있는 감정이 느껴집니다.
 
오히려 감정이 너무 차분하여 엮은이의 해설에서 글쓴이의 감성을 설명하지만 거부감이 없습니다. (p60 아들의 글씨와 시문에 대한 칭찬을 듣고 흐뭇함을 숨기지 않았고, p72 가장의 신산스러운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마지막은 옛날과 지금의 다른 점입니다.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인데, 근대가 되지 전에 남자(아들)는 필요한 것을 아버지에게서 배웠습니다. 사냥이든, 농사든. 조선시대 양반사회에서는 아마도 글읽기가 되겠지요. 공부에 관한 글이 많은 것도 본인 공부를 해 보니,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고 아들에게 지침을 줄 수가 있습니다. 현대의 아버지는 직업에 관한 교육은 전무합니다. 겨우 가치관이나 윤리 교육정도? (이것을 ‘겨우’라고 할 수 있나?) 대부분의 학습이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특히 부자父子간에는) 대화가 사라집니다. - 사실 저도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다운 아버지란 것이 이 책에는 보이지만 현재에는 어떻게 적용될지.

 
마음속에 남는 구절은 사실 한 구절이 아니고, 공부와 글읽기에 관한 수많은 교훈의 구절입니다. 단순히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아버지의 마음을 아들에게 대물림하고 있다는 울림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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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11-27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를 포기할 만큼 공부와 글읽기에 대해 교훈을 담고 있다고 하시니, 저도 읽어보아야겠네요. ^^

마립간 2008-11-27 11:55   좋아요 0 | URL
부모가 읽고 자녀에서 이야기한다면 잔소리가 될 것 같고,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스스로 느낀다면 금상첨화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