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라주미힌 > 대한민국, 이마트에서 길을 잃다

http://www.hani.co.kr/section-021003000/2006/06/0210030002006062206150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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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매력적인 얼굴은? [제 462 호/2006-06-23]
어느 회사의 신입사원 면접에 유달리 젊어 보이는 신입사원 A군과 평범한 외모의 B군이 입장한다. 회사 관계자들의 질문은 B군보다 A군에게 집중됐다. 며칠 뒤 A군은 젊어 보이는 얼굴 덕에 합격통지를 받았다.
또 다른 한 회의실. 나이보다 10살은 더 젊어 보이는 C사장과 나이에 맞는 평범한 얼굴의 D사장이 동업을 위해 만났다. 그런데 한참 동안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는데도 D 사장은 선뜻 결심을 세우지 못한다. 결국 젊어 보이는 얼굴의 C사장과 동업을 포기한다.
A와 C는 똑같이 젊어 보이는 동안인데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젊어 보이는 얼굴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의 생각이 그래서인지 A군의 사례처럼 젊은 인상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적 경쟁력을 얻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일반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상을 조사한 결과 젊은 인상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취직하기 더 쉬웠다는 한 조사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신입사원으로서 ‘동안(童顔)’형 인물이 ‘신뢰감’을 더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신뢰감’에도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믿음직한’ 사업 파트너를 찾는 C 사장과 D 사장의 사례에선 상반된 ‘룰’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적 지위와 직업에 따라 사람들이 호감을 얻는 얼굴형을 다르게 보는데 기인한다. 신입사원 선발에서는 ‘먹히는’ 얼굴이 사업 파트너로서는 미덥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동안인 사람은 순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지적인 측면에서는 뒤처져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동안이 신입사원으로는 ‘신뢰감’을 줄지 몰라도 책임을 맡는 자리엔 불리할 수 있다. 특히 경쟁과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순종적이고 약해 보인다는 것은 집단에서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처럼 비쳐질 수 있다. 이런 설명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있다.

2004년 영국 웨스트잉글랜드대 얼굴연구소는 특정 직업군이나 사회적 지위에서 앳된 얼굴이 부정적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30명의 평범한 일반인에게 다양한 연령의 기업가와 공무원, 일반 직장인 100명의 얼굴 사진을 보여줬다. 물론 이들의 직업은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피실험자들에게 각 인물이 사업가로서 얼마나 신뢰하는지 물어봤다. 조사 결과는 의외였다. 대다수 피실험자들이 일반 직장인과 공무원에 비해 어려 보이는 얼굴을 가진 사업가가 더 미덥지 못하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앳된 인상이 오히려 사업가로서의 냉철함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얼굴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기준은 과연 있을까?
일반적으로 앳된 인상을 포함해 얼굴 대칭성 등 몇 가지 얼굴 특징이 매력적인 얼굴을 만드는 요소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호감형 얼굴이 꼭 그런 몇 가지 특징만을 갖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보다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부동심’으로 한결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이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수 있다.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랭글루아 교수팀도 가장 매력적인 얼굴은 ‘한 사람이 짓는 여러 가지 표정의 평균값’이라는 연구결과를 지난 2004년에 내놓은 바 있다. 한 사람의 32개 얼굴 표정을 겹쳐 만든 합성 사진과 인기 모델들의 사진과 겹쳐봤다더니 두 사진에 나타난 표정이 거의 일치했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한 감정이 얼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거나 ‘모’가 난 듯한 표정은 별로인 인상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스님이나 신부 같은 종교인의 인상이 비슷하게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로 설명될 수 있다.

동안이 아니라고 해도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사랑한다면 누구나 호감 가는 인상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구라도 약간의 노력으로 호감형 인상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편안한 표정을 지어보자. 누구나가 좋아하는 그 얼굴형이 될 수 있게끔. (글 : 박근태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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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Single : A.D.D.P. -  m-flo loves MONDAY満ちる

                        (Music, from album 'Beat Space Nine')


....ing for T.C : 동방신기 / 영화리뷰 / 봄 연예가 정리


Feeling : 후우. 


지금까지 월드컵에 있었던 이런 저런 것들을 모아본 신변잡기성 글입니다.

매거진 t(www.magazinet.co.kr)에도 제공됩니다.


지점 댄스 : 월드컵 기간 동안 가장 성공한 응원 상품. 원래는 1990년대 초반 한 나이트 클럽에서 가운데 김수로, 우(右)꼭지 강성진 등 총 세명으로 시작한 춤이었으나 김수로가 KBS <상상플러스>에서 한 번 보여준 뒤 엄청난 속도로 유행, KBS뉴스에서 “군부대도 꼭지점 댄스 유행”이라는 기사가 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시청 앞 광장의 ‘응원권리’를 ‘구입해서’ 자사 홍보 잔치로 만들어버린 모 이동통신사를 비롯. 월드컵 응원을 홍보수단으로만 생각한데다가 새로 태어난 아이를 ‘4천 8백만번째 붉은악마’로 명명하는 등 섬뜩할 정도로 애국심을 강조한 대기업의 응원상품들과 달리 대중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응원 ‘놀이’였다는 것이 히트요인. 그러나 정작 김수로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이유로 < 다음 > CF를 제외한 어떤 상업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아 훈훈한 미담사례를 만들기도. 현재는 김수로와 닮은 ‘김슈로’씨가 활발히 활동중.


가 자랑스러워 : 13일 한국-토고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이천수의 여자친구이자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김지유가 자신의 미니 홈피에 남긴 글. 2002년 한국-이탈리아전의 안정환의 극적인 역전골과 ‘반지키스 세레머니’ 이후 국내에서는 국제전에서 활약한 선수들의 아내와 여자친구의 반응을 알아보는 것이 마치 공식 기자회견 하듯 당연한 것이 됐는데, 올해 역시 김지유를 비롯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 등의 미니홈피에 올라오는 글들이 기사화 되는 것은 물론 김남일의 여자친구라는 소문이 있는 KBS 김보민 아나운서가 뉴스중 자료화면을 보며 “김남일씨 뭐가 그리 좋으세요?”라고 한마디 한 것까지 기사화 되고 있다. 결국 '이천수의 여자친구‘로 더 알려지게 된 김지유는 얼마 전 이천수를 응원하러 독일로 떠났다. 이천수가 한 골 더 넣으면 동반 CF제의가 남의 일이 아닐듯.


한민국~! : 인터넷 포털로 들어가 6월 12~14일 사이의 인터넷 연예 뉴스를 보시라. 아마 기사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연예인들의 응원 및 경기 소감으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지난 2002년의 신화 이후 이미 예상된 것이지만, 2006년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에서 월드컵 이외의 거의 모든 부분은 관심에서 소외된다. 새 드라마도, 공연도, 가수들의 앨범 발매도 최소한 한국팀이 월드컵에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는 계속 연기다. 이럴때 연예인들이 그나마 대중의 관심을 얻는 법은 오직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하는 것 밖에 없다. 아니면 인파로 가득찬 거리에서 강도 자작극을 벌이든가. 이런 분위기 때문에 최근에는 오직 월드컵에만 쏠린 현재의 상황을 경계하는 ‘안티 월드컵’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FTA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공 하나 넣겠다고 뛰어다니는 것에만 열광하는 게 정말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놀 때 놀더라도 관심은 잃지 맙시다!)


니의 굴욕 : 일단 이 사진부터 보자.


 


  올해들어 인터넷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굴욕놀이’는 원래 세르비아의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케즈만이 한국에 와서 용산을 들렀다가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한채 ‘한가롭게’ 거리를 걷는 모습이 찍히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월드컵이 되자 이 굴욕놀이는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방송 중계도중 2002년 월드컵 당시 후보선수라 감독의 지시조차 못들었다는 차두리의 굴욕을 비롯, 대표팀 연습도중 헛발질을 하는 모습이 그대로 TV에 나온 안정환의 굴욕 등 수많은 굴욕 시리즈가 탄생 중이다. 특히 ‘기어이’ 독일까지 가서 선수들의 ‘해괴한’ 모습만을 골라 찍는 ‘굴욕 스페셜리스트’ 한상균 기자(누군지 모르신다면 인터넷 검색을!) 덕택에 소스는 거의 무한정 제공되며 굴욕의 먹이감이 한국에서 전세계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 그 와중에 굴욕의 원조 케즈만은 그가 속한 세르비아가 아르헨티나의 ‘위닝일레븐 플레이’ (패스가 마치 축구게임 ‘위닝일레븐’처럼 완벽할 정도로 정확해서 붙여진 별명)에 6:0으로 지면서 최악의 굴욕을 당하기도. 이 밖에 고병규씨의 만화 ‘조삼모사’를 패러디한 각종 월드컵 관련 ‘조삼모사’ 시리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나 : 그녀가 돌아왔다. 모든 사람들의 예상대로 월드컵 시즌이 다가오자 그녀는 바빠지기 시작했고, 어떤 이들에게 이젠 ‘월드컵 미녀’가 아니라 ‘월드컵 고모’가 아니냐는 시니컬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역시 예상대로 과도한 노출의 모바일 화보를 발매했다. 발매 이유? “월드컵 전사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서.” 물론 그 뒤에 “NG컷이 잘못 나갔다”, “월드컵 응원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는 발언이 뒤따르긴 했지만 무슨 NG컷과 하지도 않은 발언이 그렇게 같은날 모든 인터넷 언론에 전파됐는지는 마법사 히딩크도 모를 일이다. 이 밖에도 가수 폭시는 ‘한 골마다 남자들에게 뽀뽀 한 번’의 이벤트를 열었고, 모 매체에서는 ‘미스 붉은악마’에 ‘비키니 VJ’까지 내세우는 등 이번 월드컵은 유독 섹시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거리응원중 찍은 사진 한장이 RPG게임의 요정 엘프를 닮았다고 해 ‘엘프녀’라는 별명이 붙은 한 장희씨가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상황. 이런 분위기에 뭇 여성들은 “왜 남자는!”이라며 스스로 축구선수들 중 산타크루즈, 융베리, 베컴 등 훈남 (‘훈훈한 외모를 가진 남자’의 준말)의 사진을 공유하며 즐거워하기도.


패스 : 전세계적으로는 별 말 없으나 유독 한국에서만 화제가 된 단어. 토고전에서 경기 종료전 국가 대표팀이 프리킥 찬스에서 백패스를 하고, 계속 공을 돌리면서 국내에서 찬 반 여론이 일었다. 특히 가수 김C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정신없는 인터넷 한국에서 ‘무려’ 이틀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사건 발생 - 언론 보도 + (때론) 외신 반응 - 다시 네티즌 반응 + 누군가의 문제제기 - 논쟁 재점화 - 다시 다른 관심사로 이어지는 인터넷 언론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 그러나 몇일 뒤, 세계 축구 최강국 중 하나로 꼽히는 네덜란드가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2:1로 앞서자 수비 위주의 ‘굳히기 모드’로 들어서고, 세르비아를 거의 궤멸시키던 아르헨티나마저 세르비아가 공격할 의지를 보이지 않자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백패스 논란은 어느덧 ‘옛날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남은 건 어쨌건 소신 따라 할 말은 한 김C가 가요계가 아닌 축구계에 입문하게 됐다는 것 뿐.


돌이 : 한국 : 프랑스전 못지 않게 KBS < 해피 선데이 >의 ‘날아라 슛돌이’와 MBC <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의 ‘이경규가 간다’의 시청률 경쟁역시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02년 방송가 최대의 히트 상품이었던 전통의 명가 ‘이경규가 간다’와 꽃보다 예쁜 아이들이 축구하는 것만으로 뭇 누나와 이모들의 심금을 울렸던 ‘슛돌이가 간다’는 월드컵 시즌을 맞아 오락 프로그램 중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부상했다. 특히 토고전 승리 후엔 각 인터넷 게시판에 ‘이경규가 간다’를 빨리 보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을 정도. 반면 ‘날아라 슛돌이’는 마치 후반 5분을 버티지 못한 일본팀처럼 지금까지 쭉 잘 해 오다가 월드컵을 앞두고 FC슛돌이와 ‘여걸식스’ 팀의 대결을 찍으면서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결국 결과는 VJ 찰스를 토고로 보내 경기에 진 토고인의 눈물을 따뜻하게 담아낸 ‘이경규가 간다’의 승리. 이 외에도 거의 모든 오락 프로그램들이 월드컵을 맞아 월드컵 특집으로 내용을 꾸몄는데, 위의 두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큰 반응은 얻지 못했다. 이 와중에 MBC < 무한 도전 > 팀은 대표팀이 ‘유럽의 벽’을 뚫어야 한다며 진짜 ‘유럽’이라고 써진 벽을 통과하는 그들다운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치디(HD) / 엠엠에스(MMS) : 큰 맘 먹고 HD TV 질렀다. 그런데 정작 월드컵 기간에 평소보다 못한 화질로 월드컵 중계를 봐야 한다면? 지난 2002년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이번 월드컵 역시 HD TV및 관련 기술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게 웬걸? 더 깨끗한 화질을 방송하는데 앞장서야할 방송사들이 MMS방송을 시험방송하면서 오히려 화질을 저하시켰다. MMS 방송은 원래 방송을 통해 방송 컨텐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원래는 화질 저하와는 상관없으나 문제는 공중파 방송사들이 HD방송을 위해 할당된 19Mbps의 데이터 압축 전송률을 13Mbps로 줄이고, 남은 전송률로 여러 개의 채널을 만들면서 화질저하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각 방송사들은 애초에는 화질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하루에도 수백건씩 화질 저하에 대한 시청자 항의가 들어오면서 방송위원회가 16일부터 MMS 시험서비스를 축소한 상태. 게다가 MMS로 인해 화질 저하가 생기면서 각 방송사에서 내세운 새로운 기술을 어필할 기회는 사라지고, 이 21세기에 여전히 해설자의 입담에 따라 시청률이 갈리는 웃지 못할 일마저 벌어졌다.


몽 : 모든 이들이 한국-토고전의 승리를 기뻐했다. 그러나 MBC < 주몽 > 시청자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한국이 토고전에 승리하면서 < 주몽 >이 계속 결방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으니 그럴 수밖에. 월드컵 방영 동안 시간대가 겹치는 프로그램들의 결방은 어느정도 예상된 것이었지만 평일 드라마가 거의 모두 결방되거나 제 시간에 방영되지 못하자 드라마 팬들은 "모든 사람들이 월드컵만 보느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그 중에는 ”< 주몽 >을 방영하지 않으면 한국이 지길 바라겠다.“는 다소 섬뜩(?)한 글을 올리는 네티즌도 있었을 정도. 물론 월드컵이 전국민의 관심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방송 3사가 한국 팀은 물론 타국의 경기까지도 공동 편성해 방영하는 것은 시청률 지상주의가 낳은 폐단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 주몽 >은 3회 결방만에 지난 20일 방영을 재개했다.


차 부자 : 차범근 - 차두리 부자의 2006년은 그리 밝지 못했다. 차범근 감독이 맡고 있는 수원 삼성의 성적은 저조했고, 차두리는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그러나 차두리가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자신의 심경을 MBC 월드컵 중계 해설석에서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차두리 개인의 슬픔은 MBC의 ‘대박’이 됐다. 서로를 적당히 면박주며 만담하듯 진행되는 이들의 해설은 네티즌들에 의해 순식간에 ‘차두리의 굴욕’, ‘차차부자 어록’등으로 만들어져 퍼져나갔고, KBS의 ‘미디어서버’같은 신기술도, SBS의 5.1 채널 사운드 방송도 없었던 MBC는 이들의 활약으로 월드컵 중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내친김에 MBC는 < 뉴스데스크 >에서 차차 부자의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MBC 홈페이지에는 ‘차차부자 어록’ 코너가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이는 그만큼 이번 월드컵 중계 시청률의 성패가 해설자에 달렸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SBS에서는 해설자 황선홍의 특집 다큐멘터리를, KBS는 유상철을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며 적극적인 홍보를 하기도 했다. 결국 21세기 중반에 열린 월드컵 중계의 성패가 좋은 해설자 한 명에 의해 좌우된 셈이 됐다.


이힐 : 12일 호주-일본 전에서 1:0으로 뒤지고 있던 팀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선사, 일약 호주의 국민적 영웅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 축구 선수. 호주-일본 전은 한국의 경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총 시청률 50% 이상을 기록했는데(일본보다도 더 시청률이 높았다!), 이는 당연히 한국인들이 히딩크가 감독을 하고 있는 호주 팀과 일본의 대결을 마치 한일전처럼 감정 이입해서 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내용까지 후반 10여분을 남겨놓고 대역전극이 벌어지는, 참으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토리로 이어져 그 열광은 더했다는 반응. 경기가 끝나자마자 포털 사이트에는 ‘일본 반응’이 검색어 1위로 올라왔고, 한국 명예시민 히동구씨는 한국에서 ‘마법사’로 추앙받기에 이르렀다. 한편 일부 국내 네티즌들은 실의에 빠져 있을 일본 축구팀을 응원해주자며 “괜찮아. (월드컵 5회 우승, FIFA랭킹 1위, 호나우도도 부진하면 바로 후보처지가 되는) 브라질만 이기면 되잖아.”라는 글을 남기기도.


고 : 토고와 한국전은 한 편의 대하 드라마였다. 조 추첨 이후 온갖 CF등에 등장하며 우리의 ‘주적’이 된 토고는 이후 토고 대표팀의 내부 분열, 토고 감독 오터 피스터의 한국 대표팀 비하 발언, 팀 내부 분열에 따른 오터 피스터의 사퇴와 복귀 등 숱한 사건으로 경기 시작 당일까지 한국대표팀과 한국인들마저 혼란에 빠뜨렸다. 북아현동의 강모씨는 감독 사퇴와 번복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토고를 보며 “저건 계략이야! 뭔가 반전이 있어! ”를 외치기도. 이런 화제만발 토고 에피소드는 경기중에도 계속돼 토고 국가 대신 한국의 애국가가 두 번 연달아 나오고, 한국의 역전승으로 끝난 경기 결과, 한국의 몇몇 축구선수들이 기도하는 동안 유니폼 교환을 위해 기다리는 토고 선수의 사진 등이 게재되면서 경기 뒤에도 숱한 화제를 뿌렸다. 그들이 우리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1승 제물’로 인식됐기 때문에 그만큼 관심이 쏠리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이경규가 간다’를 통해 토고인들의 정감 가는 모습이 방영되고, 토고가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선전을 해야 한국에 유리해지면서 오히려 2002년의 터키같은 ‘우리편’이 돼가는 중이다.


레 : 히딩크가 빛의 마법사라면 펠레는 어둠의 마법사다. 그가 잘 될 것이라고 말한 팀은 거의 다 불행해졌고, 그가 잘 할 거라고 말한 선수는 아예 부상으로 출전조차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 쯤 되니 축구 팬들은 펠레가 제발 한국 팀이 예선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길 바라는 사태가 벌어지고, 눈치없는 MBC는 기어이 펠레를 찾아가 “한국이 월드컵에서 선전할 것”이라는 멘트를 따냄으로써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펠레야 말로 어차피 안될 팀과 선수의 팬들에게는 희망을, 잘 될 팀에게는 기쁨을 두배로 안겨주는 속깊은 마법사이자, 월드컵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해주는 엔터테이너일지도 모른다. 이 밖에도 이번 월드컵에는 나이키가 후원한 팀이 모두 승리, 푸마가 후원한 팀이 모두 패배하는 ‘푸마의 저주’가 회자되기도 했다(하필 펠레가 푸마 옷을 입기도 했다). 푸마는 SBS < 8시 뉴스 >가 월드컵 스폰서들에 관한 기사를 방송하면서 푸마대신 패러디 로고인 ‘파마’를 내보내는 굴욕을 당하기도.


늘이시여 : 월드컵으로 인해 다른 모든 프로그램들은 관심 밖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 < 하늘이시여 >는 여전히 관심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기막힐 정도로 임성한 작가는 월드컵 기간동안 출연자를 개그 프로그램보다 죽게 만들고, 연탄가스 맡아 죽게 만들고, 그도 모자라 주인공 자경을 조산시키는 초강수를 두면서 (세현이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들린 건 덤이다)이 드라마에 관심없는 사람들조차 ‘하늘이시여’를 ‘욕하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들었다. 혹시 임성한 작가에게 월드컵은 그가 ‘작가의 자존심’을 걸고 반드시 뚤어야할 벽이었던 건 아니었을까. 아무튼, < 하늘이시여 >에 대해서는 이제 이 말밖에 할 수 없을 듯 하다. 무엇을 상상하건 더 나쁜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트리플 크라운의 강명석씨 글입니다.

어찌나 웃으며 보았던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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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로 본 신라인 이야기
이종욱 지음 / 김영사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화랑세기에 관심을 갖게 되어 구입하게 된 책.  사실 연구수업을 위해서 읽게 되었지만, 연구수업 주제를 바꾸는 바람에 이 책은 그냥 나의 관심사로 읽게 된 책으로 둔갑하게 되었다.  꽤 긴 페이지였지만 제법 즐겁게 읽을 수도 있었는데, 유독 이 책을 읽으면서 걸리적 거린 것은, 저자의 글솜씨 때문이다.

우리의 교수님은 학벌도 모자람이 없고, 현재 명함도 훌륭하며, 연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 노력도 모두 부족함이 없건만, 어째 이리 글솜씨만은 없으신지..;;;;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내용만 아니었다면 누가 써준게 아닐까 싶을 만큼 글의 흐름과 단어 선택 등은 엉망이다...ㅡ.ㅡ;;;;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 참고 넘어가자.

화랑세기 필사본만 전하고 있고, 또한 그 내용이 너무 파격적이어서 유교적 사고관에 익숙한 기존의 학계는 화랑세기를 위작으로 판단하고 모두 지어낸 이야기로 몰아붙였다.  이 책이 왜 위작일 수 없는지, 왜 신라인의 모습 그대로를 담은 책으로 보아야 하는지를 저자는 열변을 토하며 증명해내고 있다.  워낙 두서 없이 책을 쓰는 바람에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나는 저자의 연구 결과를 모두 신뢰한다.  그밖에 이 책을 보완하면서 본 자료로 역사스페셜 화랑세기는 위작인가!도 인상적이었고, 또 오국사기(이덕일 저) 등을 보면서도 날실과 씨실을 엮어가다보니 자연스레 이해가 되고 인정도 되었다. (데이터는 이 책 화랑세기로 본 신라인 이야기로, 내용의 이해는 이덕일의 오국사기와 역사스페셜로 파악하기...;;;;;;;)

근래에는 더 이상 화랑세기가 위작이란 소리는 나오지 않는지, 박물관에 가 보아도 신라인의 자유분방한 성행위 묘사 항아리 등도 버젓이 전시되어 있고, 설명도 나오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라 본다.  내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황당한 연구 태도인가.

물론, 아직도 그런 관행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ㅡㅡ;;;)

친한 지인이 신라 관련 글을 쓰고 싶다고 이 책을 빌려다오 했는데, 과연 이 어지러운 글들로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글만 정리해서 새 책을 내야지 싶다...;;;;;

그래서 열정과 내용에도 불구하고 별 하나 깎아서 별 넷....ㅡ.ㅡ;;;; (마치 교수님께 리포트 점수 매기는 기분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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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2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했던 말 또 하는 게 이 분 스타일이신 것 같아요 정리 하나는 확실하게 해 주더라구요^^

마노아 2006-09-22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읽으신 고구려 관련 책도 그랬나요? 하핫,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존중해 주기가 쫌 어려운..ㅡㅡ;;;; 반복 학습의 효과를 너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marine 2006-09-23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라의 역사]도 그랬어요 마지막 장에는 아예 그 동안 책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주시더라구요

마노아 2006-09-23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그게 그분 스타일인가 보군요. 그렇게 정리하지 않으면 독자가 까먹을 거라는 압박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마음밭에 무얼 심지?
최영순 지음 / 해토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만화를 도구로 사용한 에세이는 셀 수도 없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게 중에 잘 알려진 작가는 물론 꼽을 만 하지만, 각기 다양한 개성과 스타일로 무장하여 많은 책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책으로 내가 처음 만난 것은 광수생각이었다.  그가 재미있는 만화 밑에 한마디씩 놓아주는 일침이 압‚이었던 터라, 한동안 조선일보를 꽤 좋아하기도 했다.  광수생각만 따로 오려서 모아두었는데, 어제 책상 정리하다가 수년이나 지난 그 파일들을 찾았다.  이미 책으로 다 본 거기 때문에 그냥 버렸는데 조금 아깝기는 했다.

그 다음에는 아마도 포엠툰, 그리고 문스 패밀리, 마린 블루스, 파페포포 시리즈 등등이 있을 것이다.

또 있는 것 같은데 언뜻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책들 가운데 그림은 그닥 독특하지 않지만, 꽤 신선했던 작품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 책 "마음밭에 무얼 심지?"였다.

그림과 짧은 에세이는 익숙한 형식이지만, 이 책은 남들과 차별성을 두었다.  바로 에세이 대신에 짧은 경구를 남기는 것인데 불교 에세이라고 분류가 정해진 것도 그 때문이다.

내가 기독교를 믿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불교에 관한 것은 그닥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특별히 반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애써 찾아 읽어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짧게나마 문구를 되새김질 해보고 의미를 생각하려 애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짧은 한문장 때문에 옆자리에 자리한 그림들이, 그 속의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다가오니, 역시 지혜가, 철학이, 교훈이 담긴 글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그러니 제목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밭'이란 말은 내가 가끔 사용하는 말이기도 한데, 그 마음밭의 중요성을 새삼 더 각인시켜주는 책을 만난 것이다.  여운도 길게 남지만, 그 한 문장 한 문장으로 내 삶에 대한, 우리 사회에 대한 더 깊고 긴 고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니, 책이 사람을 만드는 게 확실히 맞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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