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서 퍼왔어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십니다.인터넷교보문고 첫페이지에 소개되는 책들은 어떻게 선정되는 것일까?
일주일 단위로 많게는 2백권이 넘는 신간이 출간되고 있으니, 이런 궁금증은 당연합니다. 오늘은 그 과정을 전격(^^) 공개하겠습니다.
인터넷교보문고에는 분야(소설, 인문, 자연과학 등 사이트 왼쪽에 있는 책갈래를 저희는 '분야'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담당 MD 12명이 여러분과 함께 인터넷교보문고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한 권 한 권 땀흘려 만든 책을 담당 MD에게 소개하기 위해서 하루 평균 30명 이상의 출판사 관계자 분들이 사무실을 방문하십니다.
책소개 자료는 기본이고 이벤트 기획안, 사인회, 강연회 문화행사 제안 등 많은 아이디어들이 종일 부쩍댑니다. 분주한 시간대에는 많은 분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불편함을 겪기도 합니다.(출판사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렇게 소개받은 책들 가운데 MD 추천 목록이 작성되고. 여기에 교보문고 여러팀의 책 추천이 더해지면서 전체 후보 목록이 완성됩니다.(30권 정도가 만들어집니다)
현재 선서회의는 주2회 열리고, 7명의 선서위원이 참석합니다. 여러분이 지하철에서 자주 보시는 METRO에는 교보문고와 함께하는 북섹션이 있습니다. METRO 선서를 위해서 주 1회 담당기자가 참석합니다. 책을 너무 좋아하는 분인데 교보문고에 '책보러'오는 그 시간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사무실이 멀지않아서 다행입니다)
선서회의가 시작되면 최종 접전이 벌어집니다. 회의 테이블 분위기요? 한마디로 불꽃튑니다. 여러 의견이 일치하는 날은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선서위원들간에 큰소리가 오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는 이 큰소리가 좋습니다. 이 책이 왜 좋은지를 열변하는 '큰소리', 이런 소리는 우리 주변에서 항상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마다 '양서'에 대한 기준이 같을 수는 없지만, 고르게 눈길을 받는 책은 있게 마련입니다. 가장 많이 선택된 3권의 책이 첫페이지 최상단의 '오늘의 선택'에 올라가고 '북마스터 추천도서'는 각 분야 MD의 추천서 가운데 한 권씩 소개됩니다.
금주에는 '야생초 편지'의 작가 황대권씨의 세상공부 마음공부를 새롭게 엮은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황매 출판사의[부자만 알고 나는 몰랐던 자산관리법]은 먼저 제목이 눈길을 끌었는데, 선서위원들이 모두 부자가 아니었기 때문일까요? 매뉴얼 형식으로 구성된 각 장의 내용과 구성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등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헤세와 함께 보낸 분들이 적잖을 텐데요.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에서 오랫만에 그의 이름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헤세는 위대한 작가이기 이전에 근면한 독자, 욕심 많은 장서가, 뛰어난 서평가였답니다. 책과 독서에 관한 그의 에세이 24편이 이 가을 책 속에 빠지려고 준비하는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마스터 추천도서는 소설(경쟁이 특히 치열한 분야입니다) 분야는 [산자와 죽은자]가 선정되었습니다. 신경숙 작가는 '이 소설 속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는 추천사를 써주셨네요. [카르데니오 납치사건],[신데렐라가 된 하녀]가 마지막까지 경합을 별였습니다. 컴퓨터 분야에서 선정도서는 [검색2.0 발견의 진화]. 우리의 사고방식, 가는 곳, 찾는 것, 마침내 우리 자체를 바꿔놓을지 모르는 정보 검색의 가치와 변화, 웹의 변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셔야겠습니다. 어린이 분야는 [파브르 곤충기 세트]가 선정되었습니다. 이 책의 선정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말이 필요없겠지요?
이외에도 최근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이 다시 문제가 되고있지요. 광우병의 모든 것을 다룬 [죽음의 향연]도 충실한 내용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아깝게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일본에서 120만부가 팔리면서 장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병 안걸리고 사는 법]도 요즘 건강이 안 좋은 모 선서위원의 강력 추천을 받았습니다. '길고 굵게' 살고 싶다면 필독 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할 듯합니다.
한시간여에 걸친 선정 작업이 끝났습니다. '오늘의 선택'에 선택된 도서 3권은 디지털 카메라 사진 촬영의 특권을 갖게 됩니다.(다른 책들과는 이미지가 다르지요?) 멋지게 사진찍고, 추천내용 가다듬으면 독자 여러분을 만날 준비가 완료됩니다. 이렇게해서 선서회의 대장정의 막이 내립니다.
회의가 있는 날은 출판사의 관심도 높아집니다. 어떤 책이 선정됐을까? 공들여 만든 책을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알기 때문에 선서위원들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지난 주에는 회사에서 독서법에 관한 공병호 박사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책에 대한 '엄숙주의'를 버리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책을 읽으려면 특별한 시간과 공간과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책을 굉장히 특별한 존재로 대하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책은 더욱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는 거지요. 숨쉬듯이 밥먹듯이 잠자듯이 책 읽는것이 자연스럽고 쉬운일이 되어야 합니다. 책이 대한민국 국민의 일상이 되는 그날을 위하여.. 인터넷교보문고 선서회의의 노력은 계속 될 것입니다.
Written by 인터넷 교보문고 편집장 이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