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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사랑 : 감독판 박스세트 (9disc) - KBS 드라마
김규태 감독, 정지훈 (비)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사실, 난 비가 잘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엄청 매력적이라는 데에는 부인할 수가 없다.
이 작품은 '상두야 학교 가자'와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작가 이경희씨가 극본을 맡았다.
두 작품을 보지 못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이름에 기대어 상당히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작품의 명성과 기대, 또 배우의 무게 등이 모두 작가에게 부담이 되었나 보다.
뚜껑을 여니, 용두사미?
그럼에도, 거침 없이 별은 다섯 개다. 그게 '매력'의 힘이니까. ^^
줄거리는 상식의 선을 벗어난다. 1회에서 옥상에서 떨어져 식물인간이 되는 형.
그런데 그 옥상에서 어떻게 떨어질까? 난간이 있는데 말이다.
신민아가 일약 스타가 되는 것도 좀 개연성이 없었고...(지극히 신데렐라적이었다.)
그녀가 실장님과 얼떨결에 약혼하게 되는 것도 너무 말이 안 되고...
복구가 복수를 하는가... 보다 했는데, 실은 둘다 너무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버렸고,
신민아가 연예계를 떠나 일년 동안 옷장사를 하며 사는 모습 등이 다 설득력이 떨어졌다.
뿐이던가. 다시 만난 그들이 여전히 사랑함에도 형의 존재로 인해 마음을 속이다가 동반자살까지 생각했지만 무로 돌아가고, 형이 죽고난 뒤에도 둘은 끝내 맺지 못하고(아니 왜?) 그들은... 얼어 죽는다.ㅡ.ㅡ;;;;;
아마도, 마지막의 황당한 엔딩만 아니었어도 본전은 건졌을 것 같다.
그때 복구가 신민아를 데리고 집안으로만 들어갔어도 둘 다 살았을 것이다.
작가는 멋있게만 쓰려고 했지, 공감이 가게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았다.
신민아의 새엄마는 어떻던가? 전형적인 '계모'에다가 사고뭉치였건만, 어느 순간 개심하여 딸을 위해주는 엄마로 둔갑까지 했다. 허헛....;;;;;;
그렇지만, 그 모든 폐단(!)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품이 너무 좋았다. 물론, 그건 순전히 정지훈 때문이라는 것을 절대 부인 못한다.(적극 인정한다)
작가도 그걸 노렸겠지만, 신민아가 위험에 빠져 있을 때마다 나타나 멋지게 구해주는 장면은, 유치하지만 여자들의 로망이 아닌가.(위험해지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다....ㆀ)
정지훈은, 원래 연기 지망생이 아닐까 싶을 만큼 연기를 잘했다. 몰입이 잘 되는지, 딱 그 역할에 맞는 사람처럼 보였다.
신민아는, 음... 연기는 좀 부족했지만, 그래도 풋풋한 내가 나서 좋았다. 너무 자주 나오는 배우라면 그 역할에 맞지 않았을 것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전도연 같은 경우는 연기를 워낙 잘하지만, 좀.. 식상한 느낌이다.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게 연기를 하지만, 너무 익숙해서 질리는 느낌. 그래서 신민아는, 연기는 좀 별로다 싶었지만, 그냥 그 배역에 나름 어울려 보였다.
실장님은.. 너무 큰 키도 부담스럽지만, 그 대사는 정말 부담스러웠지... 3학년 2학기 국어책???(최근 발칙한 여자들에선 좀 나아졌나 보다. 보진 못했지만...)
이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음악'이다. 모든 노래가 다 귀에 박혔던 것은 아니지만 이수영의 노래는 이 둘의 비극적인 사랑에 절절하게 어울리는 음색이었다. 덕분에 그녀가 좋아졌달까.
역설적인 제목의 '이 죽일 놈의 사랑'
사람들은, 한번 쯤은 자신을 온통 지배할, 혹은 뒤흔들, 그런 어마어마한 사람을 꿈꾸지 않을까? 아프고 싶은 건 아니지만, 영화같은 사랑, 드라마같은 사랑... 그래도 조금씩은 꿈꾸지 않을까?
이 작품은, 그 '한번은 해보고 싶은 사랑'을 그리고 있다. 좀 더 탄탄하게 스토리를 짰더라면 정말 좋았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내게는 좋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난 가수 비보다, 연기자 정지훈이 더 매력적이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