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91
질 베갱 지음, 김주경 옮김 / 시공사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시공 디스커버리 책은 내용 이해로는 좋은 책이지만 읽기용으로는 참 불편한 책이다.

적은 페이지와 공간 안에 담아야 할 내용이 많기 때문이겠지만, 그림과 설명이 따로 놀고, 중간에 내용을 잘라먹고 차지하는 그림들은 때로 인내심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의 고비를 잘 넘기면 푸욱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고백하건대, 나도 이 책의 1/3까지는 계속 읽을 것인가를 고민했다.  하지만, 다 읽어 보니 유익한 책이었고 재밌었다는 느낌으로 남게 되었다.

이 책은 자금성이 세워질 무렵의 중국 역사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책 분류를 역사보다 인문쪽으로 한 것은, 내가 받은 느낌이 역사서라기보다는 그냥 '백과사전'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장점이거나 단점이 아니고 그저 '느낌'의 차이일 뿐이다.

시작은 명나라에서 열었지만, 청나라에서 조금 더 오래 사용한 자금성, 도시 안의 도시, 황제의 무한한 권력을 상징하던 곳.  온갖 사치와 향락이 존재하던 곳, 그러나 지금은 황제가 살지 못하고 관광명소로 자리하고 있는 곳.  그 온갖 영화와 권력이 춤추던 그곳은, 이제 황제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유네스코 지정 세계 유산으로 전 인류의 보배가 되어 있다. 

그런데 뭐랄까.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하고 책으로만 접한 내눈에는 아직 크게 끌리는 곳은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서태후'로 대변되는 어떤 추한 권력상으로 내 안에 첫인상이 자리잡혀서일지도 모르겠다.  사진에서 확인되는 금으로 덕지덕지 발린 황궁은, 멋있거나 근사하거나, 혹은 위엄이 있거나 한 것이 아니라, 그저 백성의 고혈을 짜낸 곳, 억지 권위를 세운 곳, 하늘 아들이 못 되어 안달이었던 자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물론, 이것은 내가 직접 방문하여 눈으로 확인을 한다면 얼마든지 달라질 부분이지만, 당장으로서는 크게 호감이 가질 않는다.   그건 책의 매력과 유용성과는 또 다른 문제다.

어릴 적에 텔레비전에서 해준 마지막 황제를 잠깐 본 기억이 난다.  황제는 황궁 안에서 여전히 황제로 군림하지만 자금성 밖의 세상은 이미 황제가 없는 세상이었던 것,  자신만이 입을 수 있는 노란 옷을 입은 아이에게 황제의 위엄을 보여주겠다고 환관에게 먹물을 먹이던 장면, 그리고 황궁 안에서 자전거를 타겠다고 문지방을 모두 잘라내게 한 장면... 이런 단편적인 기억들만 난다.

이 책을 보고 나니, 괜히 그 영화를 다시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더불어 서태후에 관한 책도 같이 보면 좋겠다.  펄벅이 나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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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1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 불편하다는 말에 한 표^^

마노아 2006-09-17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려'가 부족해요^^;;;;

duoh5 2006-09-28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펄벅 좋겠네요. 기대됩니다. ^^
파도타기해서 훌륭한 서평 찾기가 상당히 힘든데, 발견하니 참 좋네요.
앞으로도 종종 들르지요. ^^

마노아 2006-09-28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duoh5님^^ 과찬의 말씀 부끄럽습니다.
이른 아침에 님덕분에 미소 짓습니다. 또 놀러오셔요^^

딸기 2007-06-01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 불편하다는데에 100표.
영어책 그대로 직역... '얼핏 보기에 이쁘다'라는 것이 최대 장점인듯.
내용은... 의외로 알찬 내용이 있을 때도 있지만 일단 불편해!

이 책 '자금성' 나도 갖고 있는데. 중국여행 가고 싶어서
(예전에 중국드라마 '황딸'에 빠져 살았을 때) 사서 읽었는데
자금성에 언제나 가볼수 있으려나...

그런데 이 책에 서태후 사진 나오자나. 생각보단 덜 예쁘지 않았어?

마노아 2007-06-01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공 디스커버리의 특징이죠. 불편하다는 것^^;;;;
서태후가 생각보다 훠얼씬 안 이뻐서, 이 여자 정말 능력있구나... 했어요^^ㅋㅋ
중국... 아... 여기도 가보고 싶어요^^ 저도 중국 배우에 대한 애착이 컸던지라 중국은 좀 더 그리움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