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가을 ‘천상의 목소리’ 울린다 |
| 9월 23일(토) 오후 6시 포스코센터 아트리움 |
박지성 선수가 영국에서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쉴 틈 없이 내달리는 모습에 환호하는 것이나 이승엽 선수가 일본에서 홈런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두고 점심시간 화젯거리로 삼는 것이나 알맹이는 하나다. 세계 속의 한국인, 그 자랑스러운 존재에 대한 아낌없는 박수다. 세계 속의 한국인이 어찌 스포츠 스타들뿐이겠는가.
1983년 한국의 한 소녀가 이탈리아의 어느 공항에 내렸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성악, 무용, 피아노, 가야금 등을 익히며 서정적 감성을 키워 온 그 소녀는 선화학교를 거치며 서울대 음대에 성악과가 생긴 이래, 최고의 성적으로 입학하며 세계적 성악가로의 꿈을 키워 갔다.
그러나 공항에 내린 그녀를 맞은 것은 이국의 낯선 분위기. 마침 내린 비를 맞으며 그 낯섦을 작은 어깨로 온전히 감당해야 했던 소녀. 그러나 불과 1년 후인 1984년 소녀는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으로 유학했고, 곧이어 나폴리에서 개최된 존타 국제 콩쿠르를 석권했으며, 시칠리아 엔나 국제 콩쿠르,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냐스 국제 콩쿠르,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국제 콩쿠르, 이탈리아 베로나 콩쿠르 등을 석권하며 노래의 나라 이탈리아를 거점으로 종횡무진, 미래 거장으로서의 발판을 굳혀 나갔다. 그리고 1986년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함으로써 세계 속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드러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굴하지 않겠다는 마음속의 다짐을 스스로 지켜 낸 소녀. 그 소녀의 별칭은 ‘천상의 목소리’요, 본명은 조수미다.
전설적인 명지휘자 카라얀으로부터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국제 무대에 데뷔한 세계 정상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조수미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내한공연을 갖는다. 9월 23일에는 포스코센터에서도 그녀를 만나 볼 수 있다. 1986년 국제 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린 지 20년.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서 그녀의 여정은 숨가빴다. 가족과의 화목한 시간은 항상 보류되었고, 지난 4월에는 아버지의 장례식조차 참석하지 못해 눈물을 삼켰다.
무엇이 이 작은 여인을 그토록 강한 존재로 만들었을까. 스스로 밝힌 대로 그 힘의 근원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리고 조수미는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 열정만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말한다.
2006년 1월 새로운 음반 ‘바로크로의 여행(Warner Music)’을 출시하여 더욱더 충실하고 깊어진 음악세계를 선보인 바 있는 그녀는 평소 음악 활동뿐 아니라 광고 출연금 유니세프 전액 기부, 세계식량계획(WFP) 기아퇴치 걷기 대회 참가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주위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데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내적인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음악가로 칭송 받고 있다.
서늘한 카리스마의 디바이자 대중의 연인인 조수미.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추어 온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빈센초 스칼레라와 함께 클래식 가곡과 아리아의 진수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인 이번 공연은 그녀의 뜨거운 열정을 확인해 보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
이거 가보고 싶은데 갈 수 없는 날짜네요. 원래 표 신청하고 추첨으로 들어가는 자리지만, 경험으로 알건대, 일단 가서 들이밀면 들여보내 줍니다. 먼저 들어가서 2층 정도에서 배회하시면 입석 표를 준답니다.
그치만 2층은 소리가 울려서 잘 안 들려요. 1층에 자리 분명히 비니까, 우격다짐으로 내려가면 알아서 들여보내 줍니다.(>_<)
선릉역에서 조금 걸으면 되어요. 조수미 공연을 돈주고 보려면 엄청난 거금이 들어가니까, 부지런 떨면 좋은 공연 볼 거야요~ (아, 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