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TV 2006-09-01 09:22]

http://blog.naver.com/jorim1007?Redirect=Log&logNo=2002791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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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긴 한데 여러모로 씁쓸합니다.  옛적이나 서로 어려운 처지에 '예단' 문화가 필요했지만, 지금의 예단은 솔직히 체면차리기, 생색용인데 그 예단문화를 없애려고 하지 않는 게 화가 납니다.

물론 쉬운 문제가 아니지만, 누군가 먼저 실천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시집살이 고되게 한 며느리가 고약한 시어머니 된다고... 당신들도 겪었을 그 고충을 자식들에게는 물려주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예를 보기가 힘드네요. 

제가 생각하는, 꿈꾸고 기대하는 결혼 예식은요.

신랑 신부 공동 명의의 집.  그 집을 마련하기 위해 드는 비용도 공동 부담. (제 지인 중에 신랑분이 법대 교수님이신데, 이렇게 집을 장만하더라구요. 물론 시작은 전세였지만.)

예단은 생략.  그래도 섭섭하니까, 양가 부모님 좋은 옷 한벌씩 해주기.  여유 있음 형제들도 옷 한벌씩!

결혼식.  축의금은 생략!(이건 결혼식을 준비하는 부부가 상당히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지만, 정말 이럴 수 있음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요즈음의 결혼 축의금은, 뿌린 만큼 거두기... 뭐 이런 분위기 같아서요.  그걸 초월할 수 있으려면 역시 경제적 능력이 좀 있어야겠죠...;;;;)

제 베스트 프랜드는 남이 초대하는 돌잔치 등은 다 챙겨가지만, 정작 자기 두 아이는 돌잔치도 치르지 않고 누구도 부르지 않았어요. 형편이 어려웠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거 다 민폐라고 부부가 생각하더군요.  대신 좀 더 특별한 가족시간을 가졌지요.  잔치에 쓸 비용을 심혈을 기울인 사진만들기에 쓴다던지 말예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은 이렇게 하는데, 이게 실행되기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시댁 부모님들이나 친정 부모님들까지, 그 모든 사람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결혼은 집안끼리의 만남이라는 게 새삼 각인되는군요.  둘이 서로 사랑해서 가족이 되는 것이라 해도 그게 다는 절대 아니잖아요.(꼭 결혼해본 것처럼 얘기한다...;;;)

주변 사람들 중에는 서른 되기 직전에 우울증 비슷한 경험을 하던데, 내년에 서른인, 그리고 현재 솔로인 저는, 별로 그런 기색은 없는 듯합니다.

아마도 나이 찬 큰 언니가 아직 미스이기 때문일 지두....

몇달 전이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한통 왔지요.  막내딸 나이가 몇이냐고.  선 보지 않겠냐고.

어무이 펄쩍 뛰셨답니다.  큰애가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막내는 외모가 중학생(!) 이라고!

트허.....;;;;;

어려보인다는 소리 들으면 충분히 기분 좋아질 나이가 됐지만, 저건 절대절대 말도 안 돼죠.

올해는 학생으로 오인된 적이 딱 한 번 밖에 없음.

무슈 장 서평단 당첨되어서 책이 도착했는데 이제 읽어야겠습니다.

읽고 나면 생각이 좀 더 많아질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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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1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6-09-01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상과 현실이 많이 다르죠. 예단이랑 결혼 축의금은 '기적'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봐요. 돌잔치 정도는 신랑이 협조해 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 다른 식구들이 섭해하려나?ㅡ.ㅡ;;;;

marine 2006-09-0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단이나 축의금 같은 거 없으면 좋겠는데 부모님들이 너무 서운해 하셔서 참 난감해요 남친과는 별 이견이 없는데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사회적 관계 등등 때문에 쉽지가 않나 봐요 축의금을 안 받아도 되는 게 정말 친한 친구들 모여서 밥 한끼 낸다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부모님들은 펄쩍 뛰시죠 하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거든요 사실 결혼이 당사자들끼리의 문제로 끝난다면 시청에서 혼인신고만 한들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결국 한국의 가족주의 문화에서 빚어진 문제겠지요

마노아 2006-09-02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누군가 먼저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것 생략해도 된다는 미덕을 더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죠. 기왕이면 사회적으로 영향력있는 사람이 그런 모습을 좀 보여주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면 좋을 텐데 참 어렵네요. 축의금 대신 가벼운 먹을 거리 싸오기... 이러면 멀리서 오시는 분은 힘들겠죠^^;;; 마을 단위 축제... 뭐 이런 개념의 결혼식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싶었어요. 지금은 뭐든지 '돈'으로만 해결이 되는 것 같아서요. 앗, 그런데 블루마린님 머잖아 결혼하실 예정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