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나의 계획은 영풍문고에 가는 것이었다. 교보문고가 더 익숙하지만 버스 경로가 안국을 거쳐 조계사를 지나서 직진이기 때문에 내려서 영풍문고가 더 가까운 거리.
오늘은 특별히 운동화도 갖춰 신었고 책 좀 보다가 수요예배 시간 맞춰서 들어가리라.... 뭐 이런 계획을 세웠는데...
길치들의 문제란, 버스 안에서도 잘 헤맨다는 것..ㅡ.ㅡ;;;;
난 조계사에서 내린다고 내렸는데, 내려 보니 명동 롯데백화점 앞이다.....ㆀ
헛뜨... 걸어가긴 시간이 모자라서 길 건너가서 버스를 탔다. 한정거장 더 왔으니, 한정거장만 더 가서 내려야지!
헉? 내렸는데 을지로 입구다.-_-;;;; 아니, 번호는 다르지만 노선은 같은데 우찌 이럴까...;;;;
잠시 당황하다가 정신을 추스리고, 대각선 방향으로 영풍문고 발견! 횡단보도 두 번 건너서 겨우 도착!
일단 화장실부터 들렀는데, 호곡! 너무나 키 큰 사람이 내 앞에 서 있다. 순간, 남자 화장실에 잘못 들어간 줄 알았다.
내 머리 끝이 그 사람 귓볼 아래 조금 못 미치는 정도. 헉... 180cm넘나 봐....;;;;;
한순간, 여장 남자가 아닐까 의심했다..ㅡ.ㅡ;;;;
여고 시절 울 반에 농구선수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키가 180이었는데, 그때보다 더 위화감을 느꼈다.
아, 저 사람도 자신의 큰키가 얼마나 고민스러울까...;;;;;
나의 취미 중 하나는 펜 사모으기인데, 예쁜 펜을 보면 갖고 싶어 견디질 못한다. 헌데, 개구쟁이 조카녀석이 나의 필통 뒤지는 게 취미인지라, 사둔 펜이 망가지는 게 부지기수. 녀석의 눈을 피할 비밀 필통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지하 층에서 형광펜 두자루랑 예쁜 펜 두 개 구입. 줄이 어찌나 긴지....;;;;;
윗층으로 올라가 필요한 책의 위치를 출력, A부터 E까지 벽을 따라 빙 둘러서 위치해 있었다.(단 한군데도 안 겹치다니...;;;;)
먼저 박희정의 "씨에스타"
일러스트 북이라 비닐커버일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픈 가능한 책이었다. 흠, 합격점! 구입해야지..^^
눈여겨둔 동화책과 사진첩과 기타 등등 살피고, 삼국사기 책을 찾으러 갔는데, "정본"에 너무 디었던 나는, 조심스레 책을 살폈다.
시계를 보니 호곡, 지각 수준이다. 부랴부랴 나가려고 했는데... 내가 서 있는 위치가 내가 나가야 할 출구 방향과 얼마만큼의 위치인지를 못 찾겠는거다. 한바퀴 돌면 나오겠지! 했는데, 정말 한바퀴 돌았다..ㅠ.ㅠ
반대로 돌아갔으면 바로 찾았을 텐데...(ㅡㅡ;;;;)
역시 다음 번엔 그냥 익숙한 교보문고로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