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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때 이 책을 읽지 않으면 대화에서 몹시 소외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베스트셀러였고, 너도 나도 감동 받았고 자극도 받게 했었다.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앉아서 기회가 오길 기다려선 안 돼지!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열심히 달려야 해! 라고.
사실 그건 어떤 감동이나 감상 이전에 책이 가르쳐 준 교본대로 내가 반응한 것과 다름 없었다. 그게 문제라고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그런데... 좀 지나서 생각해 보니 탐탁치 않은 점이 떠오른다.
물론 앉아서 엉엉 울며 어쩌나 어쩌나 걱정만 하고 있는 건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잽싸게 신발끈을 고쳐 메고 뛰쳐나가는 것은 어떤가?
경우에 따라서 다를 일이지만, 어찌 보면 그건 몹시 기회주의적 처신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마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엔 지극히 정석 코스일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 자신도 없거니와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에는 쉽게 포기하고 할 수 없다는 것을 긍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내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라면, 내가 초조해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고, 또 도전할 수 있다면 그걸 등돌려 다른 길로 가겠다고 하진 않는다.
저마다의 감상이 다른 거겠지만, 또 혹은 저자의 의도를 내가 과잉해석하거나 과민반응한 것일 수 있겠지만 내 감상은 이렇다. 이래서 처세술에 관한 책은 나랑 궁합이 안 맞는 걸 지두..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