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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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접할 때 작가의 인지도와 함께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은 제목이다.  어떤 제목을 쎃는가, 얼마만큼 문학적이고 함축적 의미를 가졌는가가 구매 의욕을 많이 불사른다. 

이 책은 반복된 어구의 제목과 따스한 다갈색 표지가 제목의 대상처럼 자연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이었다.  표지를 열어보니 작은 활자체가 간결하게 늘어서 있는 것이 보인다.  한줄씩 줄 간격을 떨어 뜨렸는데, 여백의 미를 잘 사용했지만, 이런 형식은 읽는 속도를 엄청 떨어뜨린다.(나만 유독 그런 지는 모르겠다. ...;;;)

이 책은 기행문과 같은 형식으로, 전국의 곳곳을 다니며 엽서를 띄운 것을 모아 놓았다.  역사적 사건가 숨결이 묻어 있는 곳, 깊은 사색이 묻어나는 곳 등등, 평소 우리가 깨닫지 못했던 삶의 이면과 편린들을 조각조각 모아 놓은 것 같은 느낌의 책이다.

따라서 읽다 보면 고개 끄덕이는 부분이 많고 짙은 교훈을 담아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가볍지 않고 무겁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어쩌면 저자의 약력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 작용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지식인으로서 그가 갖고 있는 계몽 의식 같은 것이 두드러지게 느껴져 어느 한편으론 껄끄럽기도 했다.  제목의 느낌과 달리 자연스럽다기보다 인위적으로 느껴져서 말이다.

가끔은 가볍게 지나가도 좋을 것 같은데,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이상으로 아파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 비슷한 우려가 일었다.

물론, 이는 작품의 진가와 저자의 숨겨진 의도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 독자로서의 내 책임이 크다.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좀 더 시간이 흐르고 보다 사색이 깊어졌을 때에야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같이 신청한 다른 책은 집다가 말았다...;;;; 나중에 봐야지.. 하면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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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7-29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잊고 있었어요. 보관함에 넣어요. 마노아님, 고마워요^^

마노아 2006-07-2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어야 하는데, 자꾸 망설여져요. 비숍님은 저보다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

비로그인 2006-08-02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책방에 좋은 상태로 나와있다길래 주문했어요~^^;; 무진장 기대하고 있어요..;;

마노아 2006-08-0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잘 됐어요. 헌책방에서 좋은 책 깨끗하게 구할 때 진짜 흥분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