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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는 노통브의 책을 말장난으로 시작해서 말장난으로 끝난다고 얘기한다. 전혀 아니라고 부정하지는 않겠다. 간혹, 나도 그리 느낄 때가 있으니까.
결국, 취향 문제 같다. 그 따다다 말솜씨가 짜증나는 사람은 길지도 않은 이 책을 그냥 덮어버릴 것이고, 그것을 재치있는 말솜씨로 느낀다면 나처럼 즐겁게 읽을 것이다.
아마도 반전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내가 짐작했던 것보다 규모가 큰 반전이었다.
역시 사람은 죄 짓고는 못 살아...;;;;
이 책에도 서술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대화로만 이어져 있다. 어찌 보면 성의 없어 보일 것 같은 구성인데, 노통브의 책은, 그런게 어울린다. 오히려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은 그녀랑 안 어울려 보인다.
이 책에서의 적은 오후 네시의 그 끈질긴 사내보다 더 집요하고 무섭다. 사실, 이런 사람이랑 말싸움 붙으면 정말 사단 날 것 같다. (아마 몇 마디 못 붙이고 KO패 할 테지만.ㅡ.ㅡ;;;)
원작 제목도 똑같은 지는 모르겠다. 다른 책들도 보니 우리 말의 묘미를 살려 의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또 어땠을 지...
표지의 강렬한 붉은 색은 그녀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일본을 여러모로 떠올리게 한다.
공포영화를 절대로 못 보는 내게는 이 책이 거의 공포영화 수준이었다. 섬뜩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음...;;;
하지만 아멜리의 작품에는 따스한 인간미라던가 감동의 전율을 찾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읽어본 바로는 그랬다. 그리고 그런 쪽을 추구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녀가 좀 더 나이를 먹어서 작품관에 변화라도 생긴다면 모를까.
그렇지만 아직은 이렇게 통통 튀는 그녀의 작품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아직까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