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커피 세잔 마신다. 오전과 저녁에는 아메리카노. 점심에는 달달커피를 마실 때가 많다.
칼로리를 생각해서 달달커피를 지양하곤 하지만,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이 쓴 커피를 달래기 위해서 꼭 디저트를 곁들인다는 게 함정이다.
초콜릿 한조각, 쿠키 하나라 할지라도. 물론 매장 가서 마시면 케이크를 먹을 때가 많다.
예전에 다이어트 한다고 한약 먹을 때 밀가루와 함께 커피를 비롯한 카페인을 금지했는데, 이 또한 무관치 않은 게 아닐까?
집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묽은 편이어서 그나마 보리차처럼 마시기 좋은데, 나가서 먹는 커피는 내 입에 많이 쓰다.
갑자기 커피 타령을 한 것은 오늘, 아니 어제구나. 지하철에서의 일화 때문이다.
백암아트홀에서 쓰릴 미를 보고서 광화문으로 이동 중이었다.
쓰릴 미는 몹시 매니악한 작품인데, 출연진(최재웅-김무열)도 정말 좋았고(김무열 초 섹시!) 피아노도 완벽했는데, 개학 이틀 만에 내 체력은 방전됐다는 게 문제! 아, 너무 피곤했어. 절반 이상은 존 것 같아.... 그러고 보니 백암아트홀에서 그간 본 작품이 7편 정도 되는데 그중 이승환 공연 2편을 뺀 나머지를 모두 졸았어. 근데 보았던 작품들 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이었어. 아흐 동동다리......
하여간! 다른 페어(강필석-이율) 표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지하철로 이동 중이었다. 자리는 없었고, 책 가져간 게 무거워서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누가 내 팔을 툭 치는 것이다. 내 왼쪽 끝에 서 계시던 할아버지가 자기 앞자리 비었다며 나더러 앉으라고, 우리 사이에 두 명이 더 서 있는데 굳이 내 팔을 툭 치며 자리 안내를......
뭐지? 순간 넘 당황해서 눈을 몇 번 깜박였다. 그 앞자리는 분홍색으로 표시된 임신부 우선자리도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정황상 이 할아버지가 나를 임산부로 여기신 게 아닐까... 싶었다.
아, 할아버지와 나 사이에 두 명이 더 서 있고, 그 앞으로 네 명이 앉아 있는데,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어. 내가 앉지 않으니 다들 내가 임산부로 오인됐음을 눈치 챘겠지. (할아버지만 왜 내가 안 앉는지 의아해하는 눈치)
하아... 수영 쉰지 15개월. 확실히 조금 더 살이 붙긴 했지만, 그래도 임산부라니.... 한복이 문제였을까? 하지만 코트 입었는데??? 백암은 화장실이 좁아서 오늘은 속치마를 생략해서 평소보다 옷이 덜 퍼졌는데...ㅜ.ㅜ
작년 한복의 날에 구입한 묵화 허리치마. 지금껏 내가 사본 옷 중에 가장 비싼 이 옷이 나를 임산부로 만들어주었다.
아니, 사실 옷은 잘못이 없지. 아메리카노 마시며 초콜릿 먹는 내가 잘못... 한 걸까???
저녁은 치즈 라면을 먹었고, 치즈가 좀 느끼해서 커피를 시켰고, 커피 시키면서 마카롱도 하나 먹었으니... 역시 내가 잘못한 걸까? ㅡ.ㅡ;;;;;
하지만 맛있었어....;;;;;
주말에는 일주일치 묶어서 올라오는 이완배의 경제의 속살을 듣는다. 수요일자였던가? 탄핵 인용되면 광장에 나왔던 시민들 모두 자신에게 선물하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미 오래 전부터 그날에 지를 품목을 정해 놓았다.
천의핏 당의 저고리! 저 옷에 꽂혔다.
무용총 고분벽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옷이란다. 크 멋져! 고구려 수업할 때 입고 가면 딱이겠어!
이 집은 예약하고 가야 하고 온라인으론 판매도 안 해서 진입장벽이 좀 있다. 위 아래 세트로 사긴 너무 비싸고, 저고리는 일단 찜! 두루마기도 예쁜 집인데 봄 트렌치코트 느낌이 난다. 두루마기는 가서 입어보고 결정해야지.
그럴 일은 없다고 믿고 있지만, 만에 하나 만만에 하나 탄핵 기각되면.... 울분을 달래기 위해 저 옷을 질러주겠어!
오늘도 기승전한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