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4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4월에 나온 잡지를 몇 월에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5월이나 6월이었을 것이다. 

그걸 8월이 다 끝나가는 마당에 읽었다는 흔적을 남기려 한다. 무안할 지경이다. 


표지는 뉴시즈의 주역들이 담당했다.

이 작품을 5월에 보았는데, 온주완이 주인공인 걸 뒤늦게야 알았다.

뭔가 포지션이 좀 애매하다고 여겼다. 아이돌 가수도 아니고 출중한 연기파 배우도 아니었던 것 같은 모호함.

그렇지만 의외로 그는 매우 좋은 목소리를 지녀서 첫 곡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다만 1막 마무리에서 고음을 내지르며 끝낼 때 음이탈이 나서 2부 내내 주저주저 하며 노래 부르는 게 느껴져서 안타까웠다.

비록 음이탈이 났지만, 다음 기회에 또 그가 출연한 작품이 있다면 기꺼이 표를 고를 마음이 있다.

뮤지컬에서 음이탈은 일상다반사.. 엊그제 오만석도 '그날들'에서 음이탈...;;;;

인터뷰를 보니 그가 한때 유노윤호를 가르친 춤 실력자였다고 한다. 오!! 


해외 소식에서 미스사이공의 영화화를 알렸다. 극영화인지, 뮤지컬 영화인지 모르겠다. 난 뮤지컬 영화가 좋지만!

내년 1월에는 일본에서 프랑켄슈타인이 공연된다. '그날들'을 보면서 프랑켄슈타인이 얼마나 성공적인 창작뮤지컬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일본 공연도 성공리에 오르기를!

일본에서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을 맡은 카토 카즈키 배우가 한국에 와서 이 작품을 보았다고 한다. 박은태를 존경한다고 해서 더 마음에 든다! 나는 이제 박은태 주연의 '도리안 그레이'를 기다리고 있다. 이참에 서재 이미지도 도리안 그레이로 변경!


더 뮤지컬에서는 매호마다 뮤지컬 업계 종사자의 심층 인터뷰가 실리는데 4월호에서는 가사를 담당하는 작가 이야기가 나왔다. 가요계에서는 작사가의 위상이 큰데 뮤지컬계에서는 창작자의 위상이 전체적으로 낮고, 가사 역시 그냥 작가가 쓰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가요는 멜로디가 먼저 나오고 가사가 나중에 붙는 경우가 많지만 뮤지컬은 반대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고음으로 노래가 끝난다면 어떤 어미로 끝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받침이 있는 단어로 고음을 지르기는 힘들지 않은가.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영화 자막이 세로로 나왔는데, 그게 가로로 바뀌면서 번역자의 수고가 한층 덜어졌다는 인터뷰가 떠오른다. 화면의 가로 폭이 더 길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하물며 노래는 더 고충이 많지 않을까. 

노래 가사는 무조건 고상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은 곡 기능으로서 진정성과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했다.

여기서 이승환이 떠오른다. 사운드나 대중들이 멜로디는 고려하지 않고 가사가 유치하면 곡 전체도 유치하다고 보는 예가 많다고. 멜로디보다 가사를 더 중요시하는 편이어서 좀 뜨끔하기는 했다. 


세계의 도시, 세계의 공연장 편에서는 로마의 공연장이 소개됐다. 야외 공연이 가능한 여름이 되면 카라칼라 욕장이 열린단다. 카라칼라는 로마의 황제(211-217)로 안토니우스 칙령을 발표하여 로마제국 내 전체 자유민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한 인물이다. 과시욕이 컸던 카라칼라는 인기와 인심을 얻기 위해 로마에 대목욕장을 건설하였다. 이곳은 모든 로마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되었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거대한 목욕탕은 냉탕과 온탕으로 구분되었으며 아름다운 실내 장식과 야외 정원으로 유명했다. 카라칼라 욕장은 6세기까지도 사용되다가 고트족의 침략으로 파괴되어 폐쇄되었다. 그러다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갈라 콘서트가 이곳에서 개최되어 주목받았다. 3테너가 이 무대 위에 선 것이다. 카라칼라 욕장이 훌륭한 야외 공연장으로 거듭난 순간이다.


로마의 도로는 1m 높이의 바닥 기둥이 깔려 있다. 수천 년이 지나서 닳고 닳아도 여전히 도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그 정밀함과 튼튼함. 역시 모든 길은 로마인가. 그렇게 튼튼히 지은 이유는 그때도 역시 지진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함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오름.


아무튼, 경험상 야외 공연은 실내 공연보다 노래의 울림이 남달라서 감동도 몇 배나 커지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렇지만 날씨의 영향을 너무 받는다는 게 단점. 로마라면 여름에 건조할 테니 그런 걱정은 없겠지만. 

그 옛날 잠실 주경기장에서 엄청난 비와 함께 울 공장장님 공연을 본 게 2007년이었나??? 어게인 잠실을 홀로 외쳐본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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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8-28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만석님 부친상 당하고도 뮤지컬 `그날들` 공연하셨다고 하는데..
그 공연 보셨어요..?

마노아 2016-08-28 23:22   좋아요 0 | URL
어머, 부친상 소식은 지금 알았네요. 제가 본 공연이 바로 그날이네요.ㅜ.ㅜ
발랄한 연기와 심각한 연기가 오고 갔는데, 그 와중에 그런 깜찍 발랄함을...ㅠ.ㅠ
뒤늦게 안타깝네요.ㅜ.ㅜ

나와같다면 2016-08-28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튼콜때 많이 우셨겠네요 ㅠㅠ

그날들 저번 공연 봤는데요
인터미션때 객석 중앙에 놓여있는 고 김광석님의 사진과 흰국화꽃을 보고나서 그때 부터 눈물이 하염없이 ..

마노아 2016-08-28 23:49   좋아요 0 | URL
인사 도중 울먹였는데 공연의 기운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버지 생각에 그랬나봐요. ㅠ.ㅠ

˝그대, 잘 가라˝ 노래 나오는데, 생각나는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이 안타까운 사람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