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당첨. 9시 시작, 11시에 끝난 영화.

감독이나 기타 다른 정보 없이 그저 주연 배우가 누구인지만 알고 본 영화인데,

느와르 장르였고, 꽤 잔인한 장면도 여럿 보여 18세 관람 불가 이유를 선명히 납득하였다.

사투리와 전문(?) 용어가 난무하여 못 알아듣는 대사도 꽤 있었지만, 두 배우의 강렬한 연기와 포스가 모든 것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옥의 티라면 추자현이 너무 연기를 못하고 사투리도 어색했다는 것. 사실 왜 출연했는 지도 잘 모르겠음.ㅡ.ㅡ;;;;

그래도 잘했다고 해주고 싶은 부분은 여배우를 단순히 눈요깃감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훨씬 선정적일 수도 있는 장면을 부러 그렇게 가지 않은 것은 칭찬해주고 싶다.(영화 청연에서 장진영의 고문씬을 떠올려볼 수 있는데, 불필요한 성적 수치감을 주지 않는 연출이 종종 나오는 것에 안심이 된다.)

영화가 얼마만큼 수작이었냐고 평가하기보다, 영화 제목이 영화와 얼마만큼 잘 맞아 떨어지는지에 감탄했다.

달콤한 인생을 또 다른 표현으로 보는 기분이랄까. 끝까지 가보는 것. 그 끝이 파멸일지언정, 포기하지 못하는 무엇... 그런 느낌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영화가 아니라...^^;;;

영화마치고 감독과의 시간이 있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부랴부랴 일어서려는데, 특별손님이 있다는 것이다.

헉, 설마?????

앗뿔싸! 느낌은 적중! 황정민씨가 오신 것이다.T^T(호칭 바로 바뀌고...;;;;)

청바지에 점퍼, 모자 꾹 눌러쓰고, 예의 그 어눌한 평범한 아저씨 말투를 한 그가 무대에 올라섰다.

스크린 속의 바로 그 남자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평범함.

스스로도 그냥 별볼 일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는 말에 우리 일반인들을 놀래켰는데, 평소 책읽기를 무척 좋아한댄다. 그런데 집에서는 몇장 못 읽고 잠들어버리기 때문에 2호선 타고서 한바퀴 돌며 책 읽는 것 무지 좋아한단다. 우리에게도 해보라고 권한다^^

매번 같은 사람이 연기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연기변신을 하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연기를 할 때는 '황정민'을 모두 잊고 캐릭터에 올인하는데 애쓴단다. 그 과정이 몹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또 재밌기도 하다며... 일종의 카타르시스? 뭐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자신은 그렇게 연기를 할 거라고...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 배우 황정민씨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져버렸다. 다음 번 그의 변신은 무엇일까.  그는 또 우리 관객을 어떻게 놀래킬 것인가.  기다려볼 법한 두근거림이 아닌가.

늦은 시간 귀가하여 내일의 출근이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이 흥분을 조금 옮겨보고 싶었다.

카메라가 없었던 것이 다만 아쉬울 뿐. 인터뷰 녹음이라도 해올 것을...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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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4-26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자현 나오는 장면이 많이 짤린게 아쉬운 부분이라는 류승범 인터뷰 기사를 본 것 같아요. 황정민 정말 멋지군요.

마노아 2006-04-26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독님은 그저 서로 밑바닥을 친 젊은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담아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아무래도 러닝타임 등등 제약이 있었겠죠. 좀 더 설득력을 주지 못한 부분이 저도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