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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2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2월
평점 :
네개의 에피소드가 실렸다. 모두 보석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렇게 많은 보석들이 매매되는 게 신기해다. 배경이 전당포이니 당연한 거지만 굉장히 먼나라 이야기로 보였다. 시노부는 여전히 보석을 맞닥뜨린 순간 느낀 보석의 '기운'에 강하다. 시노부가 좋다고 느낀 보석은 행운을 가져다 주는 일이 많았고, 위험하다고 여긴 보석을 갖고 있으면 사고가 나기도 했다. 아키사다 입장에선 짜증나면서 부러운 재주일 것이다. 아키는 여전히 기억 속의 붉은 돌을 찾아 손님들을 만나고 있지만 벌써부터 과거의 실마리가 풀릴 리는 없다.
아키의 동료 타카오미가 프로 스누커 선수였다. 처음 들어본 종목이다. 당구의 일종인데 룰이 좀 더 복잡해 보인다. 아무튼 보석 디자이너로 직종 변경하기 전까지는 프로로 뛰었다고. 3년이나 쉬었는데도 현역 프로 선수의 자존심을 뭉개버릴 실력을 여전히 갖고 있다. 그야말로 엄친아 중의 엄친아일세!
재산분쟁 문제를 코믹하게 풀어낸 네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재밌었다.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딸들이 전쟁 수준으로 유산 싸움을 했고, 그 6개월 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환갑 언저리에 딸들이 장례식장에서부터 싸우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딸들보다 며느리에게 더 비싼 보석을 유산으로 남겼는데 거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막장 드라마로 치달을 수도 있는 설정이었는데 니노미야 토모코 특유의 개그 감각으로 훈훈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보석이란 어떤 것일까? 내 피부에 어울리는 옷 색깔은 알지만 보석은 알 수 없음. ㅎㅎㅎ
작가는 2001년에 기획안 두 개를 만들었다. 담당자와 의논할 때 '음대' 이야기와 '전당포' 이야기를 내밀었는데, 담당자는 '음대' 이야기를 골랐다. 그게 '노다메 칸타빌레'가 되었다. 바람직한 순서 같다. 노다메로 대박을 내서 어떤 소재를 갖고 와도 모두들 일단은 한번 들여다 보지 않는가.
책뒷날개에 2권에 등장한 보석 사진이 실렸다. 진주, 아쿠아마린, 에메랄드, 레드 투어멀린, 바이컬러 투어멀린, 파라이바 투어멀린이다. 실물을 본 게 아니라서 알 수 없지만, 어쩐지 나한테는 진주가 어울리지 않을까 상상해 보았다. 내가 진주 스타일 귀걸이는 해봤거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