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과 십자가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고 표현하면 조금 과한 것 같고,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는 걸 먼저 밝힌다. 


전직 군인에 무려 SAS 출신 형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과거의 기억 일부를 스스로 봉인한 채 살고 있고 소녀 연쇄살인범을 추적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의문의 사람이 매듭과 십자가, 그리고 짧은 단서가 담긴 봉투를 집으로 배달하고 있다. 독자도 당연히 의심하는 바로 이 매듭과 십자가를 주인공 존 리버스는 어떻게 단순 스토커로 치부해 버릴 수 있었을까? 혹시 많은 스릴러 작품에서 그랬듯이 정신분열을 일으켜서 본인이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연쇄 살인범은 아닐까 독자도 일찌감치 의심을 했지만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 존 리버스인 이상 그건 불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사실, 그렇게 나오면 더 실망했겠지만...


암튼, 범인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그가 왜 그런 짓을 꾸몄는지에 대해서도 사실 크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당연히 화가 났겠지만 범인을 그 지경으로 몰아간 대상은 따로 있지 않은가. 그런데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고 있다. 그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말이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시점이 자꾸 바껴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야기를 하므로 나름의 끊어읽기가 필요하다. 


매그레 시리즈를 '수상한 라트비아인' 하나만 읽고 관뒀는데, 거의 1세기 가까운 시간 전에 쓰여진 이 책이 내게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너무 옛스러웠다고 할까. 그런데 1985년 작인 이 작품도 내게는 고릿적 이야기로 읽혀졌다. 그냥, 궁합이 안 맞는 것일 테지. 제목과 소재, 표지는 마음에 들었다. 호기심을 잔뜩 갖게 했는데 캐릭터는 내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해리 홀레나 미키 할러가 내 타입이다. 다른 캐릭터에 대한 내 애정을 확인시켜준 게 이 작품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위스키가 들어가자 속이 한층 편안해졌다. 하지만 이내 다시 나빠졌다. 그는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곳 악취가 속을 더 뒤집어놓았다. 그는 세면대 위로 몸을 숙이고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어떻게든 술과  담배를 끊어야 했다. 지금껏 자신을 살게 해준 것들이 이제는 그를 죽이려 들고 있었다. -91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5-08-06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재미있게 읽었어요^^; 젊은 작가의 치기같은 게 느껴져서 귀엽기도 하고 에든버러의 분위기를 상상해가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술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더 공감했던 것도 같네요. ^^;;;

마노아 2015-08-08 01:04   좋아요 0 | URL
제가 기대가 컸나봐요. 좀 심심하더라구요. 그래도 별점 3.5정도라 생각했는데 반올림 했습니다. 으하하핫 ㅎㅎㅎㅎ